버질 아블로, 패션을 넘어 컬처 아이콘이 되다
2019-09-01황연희 기자 yuni@fi.co.kr
디자이너·건축가·아티스트·뮤지션 ‘팔색조’ 매력



오프화이트 서울프리스탠딩점을 방문한 버질 아블로


지난 5월 24일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서울을 핫하게 달군 인물이 있다.


‘오프화이트’의 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버질 아블로(Virgil Abloh, 1980년생)가 내한해 팬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낮에는 자신의 브랜드 ‘오프화이트’ 서울프리스탠딩점에서 고객들에게 직접 자신의 아트웍 작업을 보여주는 워크숍을 가졌고 저녁에는 성수동 대림창고에서 DJ 파티를 개최했다. 이날 청담동과 성수동은 버질아블로를 직접 만나기 위해 수백명의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프화이트 서울프리스탠딩점


버질 아블로는 현재 스트리트 패션을 논하면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이 됐다. ‘슈프림’의 창시자 제임스 제비아가 스트리트 마켓의 성장기를 이끌었다면 버질 아블로는 전세계 스트리트 마켓의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버질 아블로가 스트리트 마켓에서 가장 핫한 인물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은 지난해 ‘루이비통’의 남성복 아티스트 디렉터로 취임했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버질 아블로를 People이 아닌 그 자체를 Brand로 해석하고 있는 것은 그가 패션을 넘어 동시대 문화에서 가장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창작자 중 한 명임을 의미한다.


버질 아블로는 지난 2013년 ‘오프 화이트(OFF WHITE)’를 론칭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려졌지만 그에 앞서 2009년 카니예 웨스트와 함께 ‘펜디’에서 인턴십을 하며 패션 업계에 입문했다. 브랜드 론칭 이후 4년 이라는 짧은 기간에 자신의 이름을 전세계 패션 마켓에 알리며 럭셔리 브랜드 ‘루이비통’의 아티스트 디렉터로 선임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그가 스트리트 브랜드의 주역으로 머무르지 않고 럭셔리 마켓까지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패션 디자이너로서 실력 발휘에 그치지 않고 전반적인 예술 문화 산업에 파급력을 가지는 컬처 아이콘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버질 아블로가 직접 디자인한 홍콩 매장


버질 아블로는 대학에서 토목공학 학사, 건축 석사 학위를 받은 인물이지만 뮤직 아티스트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2011년 제이지와 카니예 웨스트가 합작한 음반 ‘워치 더 쓰론’의 아트 디렉터로 참여한 그는 그래미상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 부문에 선정되며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2012년 미국 시카고에서 하이엔드 스트리트웨어 ‘파이렉스트 비전’을 설립하고 패션 마켓에 도전했으나 브랜드가 안착할 시점 이를 중단하고 2013년 밀라노로 거처를 옮겨 ‘오프 화이트’를 론칭했다. 상업적 기업이 아닌 예술적인 실험을 추구하겠다는 것이 이유였다. ‘오프 화이트’를 알리는 데는 그의 절친인 카니예 웨스트, 킴 카사디안, 비욘세 등의 서포트가 도움이 됐다. 하지만 유명 셀럽들의 데일리 웨어, 그리고 집타이, 인용 부호, 헬베티카 폰트만으로 ‘오프하이트’를 표현하는데 그쳤다면 스트리트 캐주얼 리딩 브랜드로서 명성을 얻긴 힘들었을 것이다.


버질 아블로라는 인물이 패션을 넘어 음악(DJ), 아티스트 등 다방면에서 문화적 이해도를 보였기에 ‘문화 대통령’이라는 별칭을 얻을 수 있었고 ‘루이비통’의 아티스트 디렉터로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을 것이다. 


패션뿐만 아니라 그의 영역은 예술, 문화 라이프스타일로 확장됐다. 자체적으로 가구 브랜드 ‘Grey Area’를 전개하고 있으며 지난 봄 ‘이케아’, ‘Vitra’와 제휴해 콜래보레이션 컬렉션을 출시했다.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일본, 이태리, 시카고 등을 순회하며 전시회를 열기도 했으며 ‘오프화이트’ 홍콩 매장, ‘루이비통’ 쇼세트를 직접 디자인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시카고에서 ‘Figures of Speech’라는 주제로 그의 DNA를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아트 전시회를 개최했다.


또한 대중들과 오프라인 소통을 추구하는 그는 제품 발매 시기에 맞춰 전세계 주요 매장을 순회하며 고객들과 직접 소통하는 워크숍 행사로 유명하다. 단순한 고객과의 만남이 아닌 지역 문화 단체들과 협력해 패션, 음악, 설치 작업을 연결한 결과물을 선보이는 워크숍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5월 서울을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아트스쿨, 하버드, 컬럼비아 대학교를 찾아 강의를 진행하며 학생들에게 자신의 가치관을 공유하기도 한다. 


홍석우 칼럼리스트는 “버질 아블로는 표면에 드러나는 하이엔드 스트리트웨어의 기조와 특유의 헬베티카 타이포그래피만으로 규정할 수 없다. 그는 뚜렷한 작업론과 철학을 가진 인물로 브랜드 자체로 평가받아 마땅하다”고 평했다.


버질 아블로 그는 ‘오프화이트’의 오너 디자이너로서 하이엔드 스트리트 캐주얼 문화를 선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세계 밀레니얼 세대에게 컬처 아이콘으로 부상하며 ‘Virgil Abloh™’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Louis Vuitton’ S/S 2020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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