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시대, ‘브랜드 플랫폼’이 부상한다
2018-09-15정인기 기자 ingi@fi.co.kr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 한 / 중 세일즈랩 만나 글로벌 마켓서 성장

#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에비나(대표 안정우)는 현재 홍콩IT 13개 매장을 대상으로 연간 4~5회 수주회(리오더 4회는 별도)를 서울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타임인터내셔널, 중국 VIP.COM 등 7개국 10여개 리테일러와 사업을 전개 중이다. 국내 홀세일 브랜드를 사전 선별해 해외 리테일러와 연결하는 에이전시 사업이 주 업무지만, 한 발 더 나아가 국내 브랜드 상품기획 방향에서부터 현지 마케팅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50여개 한국 브랜드의 글로벌화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에비나에서는 ‘참스’ ‘스톤헨지’ ‘샐러드볼’ ‘느와’ ‘앤더슨벨’ ‘커버낫’ ‘아이아이’ ‘카이’ 등이 안정된 수주 성과를 올리고 있으며, 상위 브랜드는 1회 수주시 1억5000~2억5000만원을 수주하고, 최소 1500만원은 넘도록 한다는 것이 에비나의 영업정책이다.


# 상하이 리펑(YIFE) 그룹은 1996년에 설립됐으며 ‘Didboy’, ‘EHE’ 등 남성 브랜드를 전개 중인 패션 대기업. ‘아르마니 주니어’와 ‘VERRI’, ‘LIU.JO’, ‘David Naman’과 같은 10여개 유럽 브랜드도 전개 중이다. 2015년에 패션쇼룸 ‘MI Showroom’을 출범시켰으며, ‘OSP’란 편집숍을 21개점 운영하는 등 브랜드 사업에서 홀세일, 리테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i.t와 같은 편집숍이 1차 타겟이지만, 완다그룹과 같은 메이저 유통은 물론 ‘One shop, one brand’를 운영 중인 대리상들을 대상으로 한 수주회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 베이징 ‘IMIX EASTIME’ 쇼룸은 올 초 중국방직 그룹에서 1차로 2억RMB(약 328억원)를 투자받아 쇼룸 사업을 펼치고 있다. IMIX는 70여개 중국 디자이너 브랜드 영업을 대행하고 있으며, 디자인을 선별해 마케팅부터 생산까지 책임지고 있다. 디자이너에게는 샘플당 2500~3000RMB를 1차로 지급하고,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IMIX는 내년에는 150개 오프라인 편집숍도 운영하는 등 B2B와 B2C를 병행할 계획이다. IMIX엔 ‘소윙바운더리스(하동호)’와 ‘워크웨어(강진주)’ 등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도 입점 중이다.



◇ ‘플랫폼 비즈(Platform Biz)’ 주목
리테일 시대를 맞아 ‘플랫폼 비즈(Platform Biz)’가 주목받고 있다. 플랫폼 비즈는 홀세일 브랜드를 국내외 리테일러들에게 공급하는 에이전시 사업을 의미하며, 상품기획에서부터 소싱, 무역, 마케팅 등 시장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통상 세일즈랩(Sales Rep)으로 통칭되고 있으며, B2B를 위한 쇼룸을 운영 중이다. 또 시장 검증을 위한 온·오프 편집숍을 운영하기도 한다.

플랫폼 비즈는 최근 국내는 물론 중국과 동남아 시장이 본격적인 리테일 시대로 진입하면서 각광받고 있다. 온·오프 편집숍이 대세를 이루면서 이들에게 매력적인 콘텐츠를 선별 공급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해진 것이다.

국내서는 서울쇼룸, 레이틀리, 플랫폼팩토리 등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B2B를 근간으로 하고 있지만, 상당수 B2C 플랫폼에 브랜드를 입점시켜 시장성을 검증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둔 에비나는 B2B에 집중하고 있으며, 가장 안정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서울시에서 지원하고 있는 ‘하이서울쇼룸’도 1차(3년) 사업 기간 중 성과를 검증했으며, 내년부터는 2차 사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플랫폼 비즈니스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1차로 시장경쟁력 높은 콘텐츠가 육성되어야 한다. 또 이들을 국내외 리테일러들에게 마케팅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능력있는 세일즈랩이 많아야 한다. 한국 시장에는 이미 충분히 많은 브랜드들이 전개중이지만, 이들을 육성해 성장시킬 수 있는 세일즈랩이 아쉽고, 정부에서도 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공통된 주장을 펼쳤다.


◇ 중국시장, 풀랫폼 사업 급속히 확산
특히 최근에는 상하이, 광저우, 선전, 항저우, 베이징 등 중국 주요 도시에서 우후죽순으로 패션 쇼룸이 오픈되고 있다. 초기에는 홍콩, 유럽 등 해외서 활동하던 개인들이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메이저 패션기업은 물론 유통 기업들까지도 적극적으로 나섬에 따라 탄력을 받고 있다. 앞선 사례2에서 보듯 중국 메이저 패션기업이 활발하게 추진 중이며, 중국 정부에서도 이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꿔위에 IMIX 대표는 “이미 유럽 내 90개 편집숍을 운영하는 파트너를 통해 유럽 브랜드를 중국 내 홀세일하고 있다. 중국 디자이너 브랜드도 시장성이 검증된 이후에는 해외 파트너를 통해 글로벌마켓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이는 시진핑 주석이 말하는 21C 실크로드 정책과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전문가인 윤대희 고문은 “최근 i.t와 같은 편집숍이 급증하면서 이들에게 콘텐츠를 공급하는 세일즈랩 사업이 전국적으로 붐을 이루고 있다. 특히 중국은 기존 ‘one shop, one brand’를 전개하는 대리상들도 편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리테일 시대 사업 모델인 플랫폼 비즈는 향후 가파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