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기생충’과 CJ, 패션 BTS를 향한 메이저의 빅피쳐

2020-02-15 정인기 편집국장 ingi@fi.co.kr

무신사, 대명화학, F&F, 코오롱… BAMP Biz에 팔 걷어부쳐
브랜드 성장 인프라에 자본까지 더해 글로벌 마켓으로



  그야말로 한국문화에 대한 쾌거입니다. 아마도 지난 10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바라보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라도 솟아오르는 벅찬 감동을 주체하지 못할만큼 뿌듯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날 시상식의 주인공은 단연 감독상과 각본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이었고, 또 마지막 무대를 가득메운 송강호 씨를 비롯한 배우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날 유난히 주목받은 사람은 이미경 CJ 부회장이었습니다. 잘 알려진 것과 같이 CJ그룹은 일찍부터 문화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병철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문화 산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영화 전문가들은 "사실 한국 영화 100년의 역사에서 '기생충'만한 작품이 왜 없었겠나? 이번 수상의 배경에는 제작비로 투자한 135억원보다도 더 많이 투자된 배급과 홍보와 관련된 '오스카 캠페인'에 대한 CJ의 '자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평가할 정도로 CJ의 자본과 이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네트워크의 힘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실제 CJ는 각종 영화제를 전후로 파리와 뉴욕의 특급 호텔에서 화려한 수영장 파티를 개최했으며, 이 자리에는 아카데미 회원과 배우조합 등 영향력 높은 관계자들은 물론 디카프리오와 입생로랑과 같은 여론 주도층을 초대함으로써 유난히 문화적 배타성이 강한 백인 사회의 문을 활짝 열 수 있었습니다.


◇ 패션 산업의 진화에 기여하는 패션 메이저
다시 주제를 패션 산업으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패션 시장에서도 지난해 가장 이슈였던 대명화학을 비롯 무신사와 F&F, 코오롱인더스트리,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플랫폼과 패션 메이저에 이르기까지 가능성 높은 콘텐츠(기업, 브랜드)에 대한 자본 투자가 핫 이슈로 부각했습니다.


대명화학의 통 큰 투자가 부각되면서 요즘 패션 시장에서 권 회장 미팅 여부가 창업자들의 '실력 검증' 과정으로 소문날 정도입니다. 여기에 지난해 가장 성적이 우수했던 김창수 F&F 대표가 투자조합을 통해 '안다르'와 같은 성장잠재력이 높은 브랜드에 투자하면서 이슈를 모았으며, 특히 김 대표는 향후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일으키고, 컴퍼니빌더를 앞세워 성장 가능성 높은 기업에 투자한다고 알려지면서 그가 만들어 갈 빅 피쳐에 시장의 촉각이 곤두서 있습니다.


<패션인사이트>는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 '한국發 글로벌 브랜드'의 가능성을 여러 번 언급했으며, 이를 위해서는 BAMP와 같은 성장 플랫폼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습니다. 이미 SM엔터테인먼트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같은 기업의 주도적 역할로 '소녀시대'와 'BTS' 같은 성공 모델이 나왔고, 이번 '기생충'의 쾌거에 이르기까지 특정 산업이 발전하는 데는 자본과 매니지먼트의 중요성이 더욱 절실히 입증되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최근 대명화학, F&F, 코오롱인더스트리와 같은 메이저들의 강소 브랜드에 대한 투자는 기존 금융권 투자와는 결이 다릅니다. 본인들이 오랜 시간 투자해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마케팅, SCM, 커머스 플랫폼 등 기존 산업 인프라를 최대한 결합시켜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측면에서 '패션 산업의 진화'에 기여한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 글로벌 마켓 경쟁력 = 투자 신뢰와 브랜드 진정성
<패션인사이트>는 이번 창간 20주년 특집으로 '디지털 마인드셋'을 지난호에 이어 다뤘습니다. 특히 이번 특집2에서는 가파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이커머스 마켓에 대해 집중했습니다. 최근 국내 이커머스 마켓은 모바일 시대로 전환되면서 무신사를 거쳐 지그재그, 또 다시 스타일쉐어, 브랜디, 에이블리 등 라이브 커머스를 앞세운 신예들로 무게 중심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변화가 빠르고, 그 만큼 새로운 기회시장이 탄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새로운 기회시장이 활짝 열렸고, 금융권에 이어 패션 메이저들도 새로운 성장 모델에 문호를 활짝 열고 있는 만큼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탄생하는 것도 멀지 않은 듯 합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강소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가들과 창업자들도 패러다임을 바꿔야 합니다. 패션 브랜드 특유의 트렌드 지향의 시장경쟁력은 물론 재무적, 도덕적 관점의 경영 투명성도 갖춰야 합니다. 특히 글로벌 소비자들과도 문화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디테일에 투자해야 합니다. 흔히 이커머스 마켓이 '가격 경쟁력'이 좌우한다고 하지만, 오프라인에 비해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과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 마켓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봉준호 감독에게 늘 따라붙는 '디테일'의 본질에서 한국 패션산업의 근원적인 경쟁력과 미래비전을 다시 한 번 고민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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