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nterview
2009-10-09김정명, 김동준 기자 


유행을 강요하고 주입하면 싫증내는 게 요즘 세대 특성

양승호  2NE1 스타일리스트


감각적 스타일로 노래 못지 않게 패션 아이콘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걸 그룹 2NE1. ‘샤방샤방’ 아니면 ‘섹시’ 스타일 일색이었던 걸 그룹 가운데 2NE1의 등장은 새로운 전기를 불러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NE1의 스타일리스트 양승호씨는 스타일링 전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단지 ‘내 여자 친구가 이런 스타일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업했는데 이 정도로 큰 이슈거리가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라고 답했다.

양승호씨가 2NE1의 스타일링은 맡게된 것은 우연한 기회에서 비롯됐다. 2NE1 론칭을 준비하던 YG패밀리 양현석 사장이 ‘기존 연예인 스타일리스트를 배제하고 나이와 배경 관계 없이 튀는 감성을 가진 새로운 인물을 찾아오라’는 미션을 직원들에게 내리면서 빅뱅의 지드래곤과 친구사이인 승호씨와 이현종씨가 거론됐다.

며칠 뒤 승호씨와 현종씨 외에 몇몇 사람들이 양현석 사장 앞에 모였고 짧은 인터뷰 뒤에 약간의 현금이 쥐어졌다. “이 돈으로 1주일 안에 2NE1을 표현할 수 있는 옷을 찾아오라”는 것이었다.

승호씨는 “그냥 무작정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제가 갖고 있던 옷과 옷을 좋아하는 친구들의 옷장을 다 뒤져 신곡 ‘파이어’에 맞춰 옷과 액세서리를 준비했는데 우리가 제안한 스타일을 사장님이 보시고 첫눈에 들어 그때부터 2NE1과 함께 활동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NE1의 스타일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펑키 스트리트’. 누군가에게 예뻐보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스타일이 아니라, 4명의 멤버가 갖고 있는 특성을 살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승호씨는 “어떤 틀에 얽매여서 짜맞춰진 스타일은 기성세대들이 보기에는 예쁠지 몰라도 젊은 사람들이 보기에는 고리타분해 보인다”면서 “옷은 단순히 보는 데서 좋은 것에 머무르지 않고 그 사람을 표현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야 한다는 게 평소 생각”이라고 말했다.

2NE1의 데뷔곡 ‘파이어’부터 시작해 6개월 넘도록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승호씨는 청담동 편집숍 ‘무이’에서부터 광장시장까지 좋은 옷이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달려가 살펴본다. 머리속에 있는 스타일의 옷을 찾지 못할 경우에는 아예 직접 제작도 한다. 하지만 내셔널 브랜드가 모여 있는 백화점에는 잘 가지 않는다.

그는 “백화점에 가면 특색 없이 비슷비슷한 브랜드들이 ‘이게 유행이니까 이런 옷을 입어야 해’라고 소비자에게 유행을 주입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면서 “요즘 젋은이들은 무엇인가 강요하고 주입하는 것 자체를 싫어한다”고 말했다.

평소 디자이너 서상영의 옷을 좋아한다는 승호씨는 “어떤 콘셉의 브랜드이건 그 브랜드가 갖고 있는 기본 틀을 잘 소화할 때가 가장 멋있는 것 같다. 서상영의 옷은 베이직하면서도 한가지 포인트를 살리는 맛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명 기자>



이분법적 시각으로 바라보면 새로운 소비 세력 이해하기 힘들어

김연수  아이오(I/O) 총괄 기획이사


“젊은 소비자들을 기존의 시각으로 분석하고 파악하려 든다면 아마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다.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그들은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새로운 종족이다. 새로운 종족을 기존의 잣대로 파악하려는 것 자체가 잘못된 발상이다.”

김연수 이사는 최근 코오롱패션의 「쿠아」와 신규 브랜드 「로크」의 컨설팅을 맡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소비자들에 대해 체계적인 분석을 한 결과 이와 같은 답을 얻었다.

김 이사는 “지난 겨울 「로크」 론칭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FGI(Focus Group Inter-view)를 통해 선호 브랜드를 조사한 결과 대학교 3~4학년 여성은 우리가 흔히 예상할 수 있는 백화점 영 캐주얼 브랜드 위주의 답변이 나왔지만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은 기존 브랜드를 응답한 비율이 절반 정도이고 나머지 절반은 해외 브랜드를 응답했다.

고등학교 1~2학년들은 거의 대부분 해외 브랜드를 응답했고 심지어 처음 보는 해외 편집숍 이름까지 댈 정도로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 두 살 차이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변화가 이들 세대에서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다수의 기성세대가 흔히 범하는 실수 중에 하나가 기존의 이분법적인 사고로 이들을 바라보는 것이다. 이들은 다양한 것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이것은 좋고 반대는 나쁘다가 아니라 둘 다 좋을 수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다감성’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기존의 브랜드들은 구조적으로 이들에게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김 이사의 결론이다. 새로운 소비자를 상대하려면 아예 ‘뇌 구조’를 바꿔야 하는데 십수년 이상 같은 패턴으로 일하면서 굳어진 사고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유통 구조가 판에 박혀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개념의 브랜드가 나온다고 해도 설 자리가 없기 때문에 패션 산업 전반적으로 틀이 바뀌는 계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브랜드에서 소비자에게 제안하는 방법론적인 부분에서도 착오가 있다는 것이 김 이사의 주장이다. 그는 “백화점에 가면 대다수 브랜드가 코디네이션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전체적인 룩을 강조한다. 광고도, 잡지 화보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강력한 한 가지 아이템을 원한다. 또 여러 아이템 속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에도 무수히 소비세력이 변하는 시기가 있어왔다. 디자이너 중심에서 기성복으로 넘어올 때가 그랬고 여성 캐릭터 시장이 활성화 할 때도 그랬다. 10여년 전 캐주얼 열풍이 불어닥칠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패션 컨설팅을 23년째 해오고 있지만 지금처럼 소비자 변화의 폭이 강렬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진폭과 파장이 큰 변화인 만큼 철저한 준비와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 김연수 이사의 결론이다.

<김정명 기자>



디지털 감성 영 소비자에게 아날로그 감성으로 말을 걸다

김소라  하이컷 편집장


“영 소비자들은 다양한 미디어를 통한 정보 습득 능력이 매우 빠르고 관심 분야에 대한 지식이 전문화 되어 가면서 기업이 생각하고 있는 것 보다 훨씬 똑똑해 졌습니다. 상품을 비교해 분석하는 능력 또한 상당히 높아지면서 영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매체나 브랜드들은 불량 상품을 파는 것 보다 더 위험한 것이 바로 이 들이 ‘식상하다’ 거나 ‘뻔하다’고 느끼는 것이죠.”

격주간지 「하이컷」의 김소라 편집장이 강조한 ‘식상하지 않은 것’ ‘뻔하지 않은 것’이란 ‘새로움을 보여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의 TV, 라디오, 신문, 잡지와 같은 4대 전통 매체의 제도권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는 ‘영 소비자’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서는 ‘새로움’을 제안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의 첫 작품 하이컷 1호에서 당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던 ‘꽃남’ 이민호를 표지로 내세워 ‘하이컷’이라는 새로움을 대중들에게 전달하는데 충분했다.  김 편집장은 스포츠 신문의 연예부 기자 출신으로 기자 생활을 하는 15년 동안을 수 많은 스타들의 현장에 줄 곳 있어 왔다. 스타는 세월이 지나면 잊혀지기도 하지만 또 다른 새로운 스타가 나타나고 새로운 팬들은 생겨난다. 새로운 스타 브랜드는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 낸다는 말이다.

지난 3월 창간한 「하이컷」은 20대 여대생을 타깃으로 인터넷 검색어에는 등장 하지만 스포츠·패션지에서는 볼 수 없는 ‘스타 스타일 페이퍼 진’을 표방하고 있다. 수 많은 매체들과 인터넷 미디어들 속에서 아날로그적인 종이매체를 창간 하면서 고민도 많이 했을법한데 그의 해답은 명쾌했다.

“20대들이 주요 고객인 ‘영 소비 시장’은 다양한 공급이 필요해 졌습니다. 다양한 수요가 생겨나고 있는 변화에 순응하지 못하면 살아 남기 어려운 시대에 돌입했기 때문이죠.”

최근 가수, 배우를 비롯한 많은 스타들의 활동 기간이 매우 짧아 졌다. 길어야 3개월 이라고 한다. 더 오래 활동 할래야 할 수가 없다. 그 만큼 새로움을 보여 주기 위한 준비 기간을 갖고 환경에 따라 변화하기 위해서다. 준비한 만큼 시장에서 반응이 나오지 않을 때도 있지만 반면 영 소비자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시장에서의 반응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여름 김연아 화보 촬영을 진행하면서 협찬했던 의상과 액세서리가 모두 완판 되어 품절 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자신도 깜짝 놀랬다는 김 편집장은 “20대 여대생들은 40대 ‘루비족’의 모델이 되고 있는 것 같다”며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들의 광고주들이 여대생을 따라가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젊은 취재원들을 늘 가까이에 두면서 그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것이 영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노하우”라며 “그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대화를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준 기자>



엔터테인먼트 마케팅으로 자체 발광 세대 끌어 안았죠

유두호  제일기획 아몰레드 기획 담당


“휴대폰 아몰레드(AMOLED)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능동형 유기발광 다이오드’라는 디스플레이 기술 용어 입니다. 아무래도 새로운 전문 용어이다 보니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할 뿐만 아니라 출시 초기에는 관련 업계에서 조차 어떻게 발음 할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 이를 이슈화 시키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었습니다.”

애니콜 휴대폰 아몰레드의 광고 기획을 맡고 있는 유두호 대리는 최근 20대 ‘영 소비자’들의 ‘핫 트렌드’가 ‘후크 송’ 이라는 점에 착안해 아예 노래와 춤을 만들어 브랜드 엔터테인먼트 마케팅을 진행하는 ‘아몰레드 뮤직 콘텐츠’를 진행했다. 

특히 20대 전·후반의 ‘영 소비자’들은 재미를 부여해 주어야 관심을 갖는다는 조사결과에 따라 촉각을 부각시키는 광고를 기획했다. 휴대폰을 비롯한 IT기기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능을 탑재한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어 제품 알리기가 쉽지가 않았다고 한다.

기술 지향 제품의 주요 소비자가 20대 남성이라는 점을 고려해 일찌감치 ‘걸 그룹’을 모델로 낙점했다. 마침 기존 모델인 손담비가 멤버로 활동할 것이라는 소문으로 유명세를 탄 걸 그룹 애프터스쿨과 프로젝트 걸 그룹을 결성하는 것으로 포장해 콘텐츠의 이슈를 극대화하는데 전념했다.

시장 반응은 예상보다 빨리 찾아 들었다. 아몰레드에 대한 각종 포털사이트를 포함한 음원 사이트를 뜨겁게 달구며 하루 3000대 이상씩 팔리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없어서 못 파는 일까지도 생겨난 것이다. 미디어 세대이기도 한 20대 ‘영 소비자’에게 입소문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면서, 신규 브랜드, 신제품은 이들의 입소문 중심에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제품의 성패를 좌우하게 됐다.

그는 인터넷 미디어의 발달로 다양한 영상 이미지를 접하고 있는 영 소비자들에게 쉽게 기억되고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것에 고민하고 있다. 휴대폰 아몰레드의 주요 고객인 ‘영 소비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는 “점점 똑똑해지고 합리적인 성향으로 변하면서 가끔은 무섭다 라는 생각까지 들기도 한다”며 “20대들은 고용 불안에 따른 취업이 가장 큰 관심사여서인지 몰라도 연예 엔터테인먼트가 이들의 삶의 도피처가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대들에게 스타 파워는 생각보다 영향력이 큰 것 같다”며 “꽃남에 이어 ‘걸 그룹’들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은 판타지를 쫓는 ‘영 소비자’들의 대리만족 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광고가 나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언론에서 ‘에이엠오엘이디’로 부르던 것을 이제 ‘아몰레드’로 부르기 시작한 것에 더 보람을 느낀다는 유 대리는 “올 하반기부터 출시되는 경쟁사들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아몰레드’를 탑재했다는 용어를 사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김동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