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팬티만으론 한계 영 쇼퍼 심장을 두드려라

2009-10-12 장영실 기자 jang@fi.co.kr




최근 온라인 상에서 한 이너웨어 브랜드가 판매한 작은 파우치가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이슈가 됐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이 파우치는 여자라면 누구나 휴대하고 다니는 작은 화장품을 적절히 수납할 수 있는 공간에 불과하고 일반 다른 브랜드나 길거리에서 파는 제품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다를 것은 없다. 그러나 한 소비자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품 구매 후기를 올리면서, 이 파우치의 가치는 달라졌다. 2주도 안 돼 2000여개가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2주 이상 대기하는 소비자까지 생겨났다.

이 파우치는 다름 아닌 이너웨어 브랜드인 「바디팝」에서 판매한 상품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브랜드의 주요 판매 아이템이 브래지어와 팬티임에도 불구하고 작은 파우치 하나가 브랜드 인지도를 급속히 확산시켰다는 것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이 상품은 올해 출시된 신상품이 아닌, 지난해 판매하고 남은 재고 상품이라는 것이다.

「바디팝」의 파우치가 따끈따끈한 출시 년도도 아닌 이듬해에서나 이렇듯 인기리에 판매될 줄은 브랜드를 전개하는 업체도, 판매하는 사람도 예상치 못했다. 다만 브랜드가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에 밀접한 상품을 선보여 일차적인 공감대를 형성했고, 디자인과 가격에서 만족한 소비자들이 스스로 마케터를 자처하며 상품을 홍보하고 나섰다는 것이 주목할만한 점이다.

직선적인 영 쇼퍼들은 싫고 좋고의 분명한 선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독설적이기까지 하기 때문에 이에 울고 웃는 것이 운에 달렸다고 폄하해 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영 쇼퍼들은 그들이 살고 있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재생산하고 마케팅하는 커뮤니케이션에서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수용력이 뛰어난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 구석구석에는 아직 채워 넣을만한 다양한 아이템이 즐비하다는 가능성이다.



영 구매파워 약하다는 건 오산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젊은 소비자들은 사실 일정한 수입이 없는 학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구매 파워가 약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 한 브랜드의 판매 동향을 살펴보면, 20대 초반과 후반의 객단가는 크게 2~3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이너웨어 브랜드들은 중심 에이지 타깃을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으로 잡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론칭 당시 20대 초반을 겨냥했던 브랜드들도 슬그머니 에이지를 상향 조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20대 초반 이하 고객은 20대 후반 고객에 비해 구매주기가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세대의 여성 소비자는 트렌드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매장을 자주 방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1회 구매액은 적지만 구매 횟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장점이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준호 좋은사람들 전략경영실장은 “영 소비 계층이 표면적인 씀씀이가 적기 때문에 구매 파워가 약하다는 말은 틀린 이야기”라며 “이들은 비록 당장의 매출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하지만, 트렌드에 민감하고 피드백이 빠르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영 쇼퍼의 구매 파워는 단순히 잦은 구매횟수만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 젊은 소비자는 온라인이라는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즐기고 있으며, 이들의 활동 공간인 학교는 집단적인 라이프 스타일의 특성으로, 소통의 넓이와 노출 빈도가 직장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박준범 「바디팝」 브랜드장은 “20대 초반의 젊은 소비자는 트렌드에 민감하기도 하지만, 온라인이라는 적극적이고 광범위한 공간을 통해 정보를 확대하고 재생산하는데 탁월하다”며 “그들은 같은 세대와 활발하게 소통함은 물론, 그 세대를 동경하는 층에게 모델이 되기 때문에 더 힘이 있는 소비자 군”이라고 말했다. 



10대 라운지 웨어, 신시장 예고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각 방송사의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출연자들이 라운지 웨어나 잠옷을 입고 연출하는 상황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10~20대는 물론 전 세대가 즐겨보는 프로그램에서 출연자가 아침에 일어나는 모습부터 잠들기까지의 하루의 일과를 보여준다. 평소 말끔하게 차려 입은 모습을 보이던 연예인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어, 이를 보는 시청자는 옷 하나하나, 행동 하나하나에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

이너 웨어 브랜드 마케팅 담당자들은 이러한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보며 ‘어떻게 하면 우리 브랜드의 옷을 입힐 수 있을까?’하고 고민한다. 국내 사회적 정서상 평소 광고 컷 한번 시원하게 내걸기 어려웠던 이너웨어 브랜드에게는 그나마 티를 낼 수 있는 홍보 수단이기 때문이다.  비록 주력하는 브래지어와 팬티를 노출시키지는 못하더라도, 라운지 웨어를 입혀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알리고 다양한 아이템을 제안해 이너 웨어 트렌드를 선도하자는 이유에서다.

브래지어와 팬티로 이너 웨어 2조원 시장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지금까지 많은 브랜드들이 선보였던 브래지어와 팬티 디자인은 더 이상 특별할 것도 없으며, 기본적인 아이템으로 넓힐 수 있는 매출 규모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를 이너 웨어가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냐에 대해서는 시각을 달리할 수 있다. 이 시대의 최고 브랜드로 거론되고 있는 「빅토리아시크릿」은 속옷에 국한시키지 않고 여성의 생활 반경 내에 필요한 아이템으로 확장을 시도했다.

1977년에 론칭한 「빅토리아시크릿」은 란제리를 기본으로 목욕 용품과 향수, 라운지 웨어, 백 등으로 지속적인 카테고리 확장을 선보여 소비자 층을 넓고 두텁게 유지하고 있으며, 스타일과 감성 연령층에 따라 세분화된 상품 전개로 여성의 라이프 스타일에 밀착된 브랜드로 자리매김 했다.

또 당대의 최고 모델을 섭외해 ‘엔젤’이라 칭하며 패션쇼를 열어, 이를 보는 젊은이들로 환호하게 만들었으며, 어른을 동경하는 소녀들을 겨냥해 출시한 핑크 라인은 입기만 해도 섹시하고 예쁜 모델이 된 듯한 기분에 편승하게 하는 효과를 발휘했다.

젊은 여성들이 즐겨입는 「빅토리아시크릿」의 핑크 라인은 여학생 기숙사의 라이프 스타일을 재해석한 것으로, 흔히 말하는 트레이닝 웨어에 로고를 각인시켜 브랜드 이미지를 전세계로 확대시킨 롤모델이다. 섹시함으로 대표할 수 있는 여성의 신체 부위 중 하나인 엉덩이에 큼지막하게 박힌 브랜드 로고는 입는 여성들에게 젊음에 대한 상징적인 가치를 덤으로 얹어줬다.  

최근 국내에서도 이너 웨어 브랜드가 선보이는 라운지 웨어 또는 이지 웨어가 매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각 브랜드들은 매년 라운지 웨어에 대한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발 빠른 브랜드들은 말 그대로 ‘이너 웨어’에 포함시킬 수 있는 다양한 액세서리를 추가해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 깊숙히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강혜진 신세계 백화점 여성정장팀 과장은 “이너 웨어를 말 그대로 겉옷 안에 입는 옷으로 생각해 보면 아이템은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해질 것”이라며 “겉옷 안에 입는 속옷은 물론, 스킨에 닿는 것과 스킨 안에 해당하는 것까지 시각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누가 영 쇼퍼의 라이프 스타일에 접속하고 ‘팬티와 브래지어로 국한된 이너웨어의 땅을 넓혀갈 것인가’는 이제 브랜드의 몫으로 남겨졌다.


커버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대표자: 황상윤 사업자등록번호: 206-81-18067 통신판매업신고: 제 2016-서울강서-0922호
대표번호: 02-3446-7188 팩스: 02-3446-7449 개인정보보호책임자: 신경식

FASHION INSIGHT

Fashion Insight는 패션인과 패션기업의 성장과 성공을 응원합니다.
시장흐름에 대한 깊이있는 분석, 국내외 전문가들과 신뢰깊은 네트워크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패션기업 경영자들에게 ‘Insight’를 제공하겠습니다.

Fashion Insight는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스타트업 기업의 성장을 위해 디자이너와 기업, 브랜드와 플랫폼의 신뢰깊은 교류에 앞장서겠습니다.
또 SCM, IT, 엔터테인먼트, 벤쳐캐피털 등 관련 산업과 교류를 통해 패션산업의 가치 업그레이드에 힘쓰겠습니다.

Fashion Insight는 스마트 리테일 시대를 맞아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과 이를 통한 새로운 패션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Fashion Insight는 한국 패션기업과 브랜드, 디자이너의 성공적인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검색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