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끝에서 시작되는 ‘핫 이슈’
2009-10-09강지선 기자 jskang@fi.co.kr
영 소비파워의 스텝 1. 슈즈

‘머리에서 발끝까지 ‘핫 이슈’’
최근 유행하는 가요의 한 구절처럼 영 쇼퍼들의 힙(hip)한 패션 역시 발끝에서 완성된다. 오히려 그들의 패션 라이프 스타일을 따라가려면 옷 보다 슈즈를 먼저 살펴 봐야 하는게 쉬울지 모르겠다. TPO에 맞는 착장 아래 스니커즈 하나면 언제, 어디서나 구애 받지 않는 패션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게 바로 영 쇼퍼들의 패션이 되고 있으니 말이다.

스니커즈로 대변되는 스포츠캐주얼 슈즈 시장은 그야말로 1525세대들이 좌지우지하는 가장 트렌디한 시장의 성격을 갖는다. 영 쇼퍼들의 니즈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만족시켜 줘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기성세대로서는 ‘상상불가’인 N세대의 패션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스포츠 캐주얼 업계가 떠안고 있는 과제다.



컬러, 스타일 내 마음대로 선택하기

‘어떤 옷을 입을까?’라는 준비안에 슈즈는 완성을 의미한다. 스니커즈 하나로 만사 오케이가 될 수 있는 영 소비자들에게 슈즈의 선택은 단순히 그들이 원하는 트렌드가 아니다. 알록달록 컬러별로 슈즈를 사 모은 콜렉터들에게 오늘의 슈즈는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하는 코드다.

때론 그날그날의 바이오 리듬에 맞춰 옷 색깔과 같게 혹은 완전히 다르게 맞춰주면 우울했던 기분마저 상쾌해 지는 것, 바로 슈즈 컬렉터로 대변되는 영 쇼퍼의 라이프 스타일을 찾아 볼 수 있다.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컬러의 슈즈를 모아 한 켤레씩 바꿔 신는 것이 유행. 색깔은 다르지만 바꿔 신은 친구와는 가장 끈끈한 동질감과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컨버스」, 「반스」 등 저렴한 가격의 캔버스화에선 다양한 컬러를 선보인다. 영 고객의 다양한 선택을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컬러 하나에 나와 너가 아닌 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컨버스」는 올 가을 오리지널리티를 내세운 척테일러 슈즈에 최근 내수시장의 트렌드를 반영한 컬러 제품인 ‘Fall in Color 컬렉션’을 출시했다.

한정 판매되는 슈즈라인은 메이플 브라운, 포레스트 그린, 블루 베리, 칠리 페퍼, 골든 글로우, 허브 민트, 애스터 퍼플 등 고유한 이름을 붙인 7개 컬러 제품. 후드 티셔츠, 티셔츠 등 의류 라인의 컬러는 물론 간절기 착용감을 높인 소재와 빈티지하고 내추럴한 디테일을 가미해 슈즈와 함께 컬러 코디를 원하는 영 소비자들을 이끌어내고 있다.

또한 슈즈는 영 쇼퍼의 고유한 캐릭터를 대변한다. 의류에 비해 교체주기가 긴 슈즈의 경우 경제력이 약한 1525세대들에겐 신중하게 선택해야 몇 개월을 편하게 보낼 수 있는 구매 아이템임이 분명하다.

이들 영 쇼퍼들에게 슈즈 구매의 새로운 패턴 중 하나가 바로 내가 선망하는 대상, 그들과 같은 삶으로의 안내 역할이다. 옷처럼 눈에 띄게 노출시켜 버리기 보다 발끝에서 조심스럽게 뿜어져 나오게끔, 요즘 젊은 세대들의 미래에 대한 의지와 창의 정신을 담아내는데 있다.

「뉴발란스」가 선보이는 99X시리즈는 스티브잡스, 미국 클린턴 대통령, 빌 게이츠 등 유명인사들이 신은 슈즈로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부와 명성을 가졌지만 수수한 엘리트의 모습을 가진, 그러면서도 누구에게나 귀감을 줄 수 있는 창의적인 지도자의 모습 등을 선망하는 20대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열망을 안겨는 주는 아이콘이 됐다.

‘Grey is beautiful!’. 회색 바탕의 「뉴발란스」 99X시리즈가 말해주는 이 대목은 요즘 같은 경제난, 학업난, 취업난 등으로 척박한 젊은 시절을 보내는 1525세대들에게 새로운 의지와 상상력, 그들의 열망을 나타내는 아이콘이 되기 충분하다.

「카파」는 올 여름 이탈리아 도시별 심볼을 의류, 모자, 용품에 적용해 이탈리아 트레블을 꿈꾸는 20대 초?중반의 대학생들에게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강조했다. 또한 아시아 태평양 슈퍼모델 선발대회 참가자들에게 의류를 협찬, 화보촬영을 진행하는 등 스타일리시한 룩킹을 영세대가 선망하는 슈퍼모델들을 통해서 유감없이 보여줬다.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인기 아이돌 그룹 <빅뱅>을 전속모델로 전격 기용해 큰 효과를 보고 있는 「휠라」는 스타의 모습을 추종하는 젊은 세대들의 니즈를 간파해 인기 아이돌 그룹의 제품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광고 모델활용 뿐 아니라 이들 이름의 제품 출시부터 브랜드 홍보 곡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으로 젊은 소비자에게 계속적인 이슈를 만들어 냄으로써, 브랜드의 노화 방지에 나서고 있다.

‘휠라 빅뱅 리미티드 에디션’의 경우 빅뱅 멤버 5명의 캐리커쳐를 담거나 빅뱅과 「휠라」를 합성해 특별 개발한 엠블럼을 신발, 가방, 의류에 활용해 나갔다.「휠라」는 빅뱅의 인기 여세를 몰아 올 F/W 시즌 아이돌 그룹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2NE1>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였다. 이번 제품은 <2NE1>을 미로로 형상화한 패턴을 네온 컬러와 매치, 광택소재나 퍼 등의 소재를 믹스 매치한 트렌디한 감성의 멀티코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슈즈 숍 안에 숨겨진 영 쇼퍼들의 문화

골라 신는 재미,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는 곳. 바로 슈즈 매장에서의 영 쇼퍼들의 선택은 어떻게 나타날까? 먼저 기성세대에게는 아직 낯설기만한 멀티 슈즈 숍이 영 쇼퍼들에겐 슈즈를 구매할 때 꼭 방문해 봐야하는 매장이 되고 있다. 다양한 스포츠 슈즈에서부터 드레스 슈즈까지 남녀노소가 모두 좋아할 만한 슈즈들이 즐비한 곳에서 영 쇼퍼들은 제품과 가격 비교를 꼼꼼하게 시작한다. 또한 제품 구매를 위한 매장 방문이 아니라 새로운 브랜드, 새로운 트렌드를 접하기 위해 멀티슈즈 숍은 영소비자들에게 열린 문화공간이다.

이러한 영 소비자들을 위해 멀티슈즈 숍들은 새로운 마케팅, 매장 인테리어, 매장 판매사원들의 보다 재밌고 친절한 교육을 통해 브랜드를 변화시켜나가고 있다.국내 최대 멀티 슈즈 숍 ABC마트는 지난 25일 명동 3호점을 오픈하며 국내 최대 멀티 슈즈 숍의 파워를 과시했다.

ABC마트에 들어서면 최근 유행하는 대중가요의 경쾌한 리듬에 맞춰 힘찬 박수소리를 내는 젊은 스텝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눈에 띈다. 다양한 슈즈와 함께 젊은이들의 열기가 느껴지는 슈즈 마트로 영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고를 수 있는 할인 코너와 시즌 파격세일 행사가 ABC마트로 고객들의 발길을 돌린다.

지난 명동 3호점 오픈식 자리한 안영환 대표는 “얼마전 리뉴얼한 명동 1호점에 이어 불과 3개월만에 문을 연 명동 3호점은 또 다른 매장 인테리어로 3호점만의 색깔을 냈다”며 “다수의 직영매장을 운영하면서도 늘 고객에게 새로운 변화와 진보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바로 영 소비자들을 ABC마트로 이끄는 힘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밝혔다.

올 하반기 PB 「반스」의류까지를 론칭 한 ABC마트는 올 여름 테스트마켓에 들어간 의류가 70%가까이 소진되면서 좋은 반응을 보였다. 특히 슈즈와 매치돼 영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웨어로 액티브, 컴포트, 리즈너블 프라스의 세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주고 있다는 평가다. 명동 3호점 오픈날인 지난달 25일 대학로에는 반스 의류 단독숍이 오픈해 의미를 더했다.

한편, 안영환 대표는 “최근 10대 아이돌 스타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브랜드들이 많은데 이들에 대한 투자 비용 효과보다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표현해 줄 수 있는 마케팅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ABC마트의 모델로 활동중인 개그맨 김신영은 “논 에이지의 타깃층과 안티팬이 있기 보다는 편안하고 재미있는 이미지가 ABC마트와 잘 어울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캔버스화에 오리엔티드된 멀티슈즈숍으로 1318세대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는 「스프리스」는 한때 ‘엄마 출입금지’를 내걸 만큼 10대 영 쇼퍼들의 개성과 자유를 존중해 주는 쇼핑 공간, 그들만의 문화 공간으로서 인지도를 구축했다.상품을 파는 매장으로서가 아닌 젊은 세대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 휴식 공간의 개념을 불어넣으면서 「스프리스」는 학생 고객층에게 부담 없는 매장으로 다가갔다.

최근 「스프리스」는 10대 메인 고객층의 니즈를 지속적으로 충족시키는 한편, 브랜드와 함께 길러진 20대 초·중반의 고감도 영 세대를 잡는 것으로 확장됐다. 과거 슈즈에 국한된 영 소비파워를 이제 멀티 스토어라는 유통의 개념으로 한 차원 넓히겠다는 의도다. 「스프리스」는 PB브랜드인 「에버라스트」, 「스프리스타」와 함께 내년 상반기 「포니」를 새롭게 론칭해 선보일 예정이다.

「포니」는 국내에 처음으로 의류와 용품까지를 모두 선보이는 내년 스포츠 시장에 새로운 틈새시장을 리드해 나갈 전망이다. 빈티지 라인과 어번 라이프 라인으로 이원화 시켜 진행될 「포니」는 기능성과 패션성을 가미한 토털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를 지향한다.

또한 「스프리스」는 「포니」의 추가 구성으로 자체 브랜드인 스프리스타는 보다 영하고 칩한 브랜드군으로 포지션시키고, 「에버라스트」와 「포니」간에는 콘셉을 차별화 시켜 다양한 브랜드 구성을 이뤄낼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스코노, 리바이스 등의 사입 브랜드 확대를 통해 브랜드간 명확한 포지션을 이뤄 제2도약에 나설 방침이다.

올 추동시즌 양털부츠 「베어포」의 공격적인 영업을 선언한 「풋락커」는 해외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에게는 어느 멀티 숍 못지 않는 인지도와 영향력을 가진 멀티스토어다. 국내에서는 최근 오픈한 문정점과 구리점까지 아직 7개 유통채널에 머물러 있지만, 내수시장을 선점한 여타 멀티스토어와는 달리 가장 트렌디한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집중적인 물량 공세와 발빠른 MD개편으로 차별화를 지향한다. 

올 추동 시즌 베이지, 브라운 컬러 일색이었던 양털부츠 시장에 10만원 안팎의 파격적인 가격과 레드, 카키, 블루, 바이올렛 등 다양한 컬러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한편, 오는 11월에는 20만원대의 리미티드 에디션을 전개해 얼리어답터들 가운데 영 소비자들에게 고감도·고품질의 양털 부츠를 제공하는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슈즈는 골랐는데 맘에 맞는 옷이 없다?

스포츠캐주얼 브랜들이 최근 고심하고 있는 것은 너나 할 것이 슈즈만을 찾아 매장을 찾는 주요 영 쇼퍼들에게 어떻게 자신들의 브랜드 옷을 입히느냐 하는 문제다. 그렇다면 영 소비자들이 스니커즈에 맞춰서 입는 옷은 과연 무엇이며, 스포츠캐주얼 브랜드 매장에서는 왜 옷을 구매하지 않는 걸까?

「컨버스」, 「뉴발란스」 등 최근 영 시장에서 핫 이슈가 되고 있는 슈즈 브랜드들의 의류 매출 역시 슈즈에 비해서는 턱없이 저조하다. 매장 안에서의 구성 비율 조차 슈즈가 60~70%를 차지하며 절반이상을 훌쩍 넘긴다. 판매비율은 말할 것도 없이 80~90%에 이른다. 그렇다면 브랜드의 콘셉과 오리지널리티가 의류와 신발에서 따로 돌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이에 일부 브랜드에서는 “스포츠캐주얼 브랜드들은 정통 스포츠 브랜드와는 달리 ‘스포츠&컬처’의 콘셉을 지향하기 때문에 컬처 안에 포함된 영 소비자들의 감성을 더 잘 리드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이 지향하는 스포츠 컬처에 스포츠는 너무 보잘 것 없이 존재하고 스포츠를 넣는 순간 컬처 부분은 물과 기름처럼 분리돼 보이기 십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때론 브랜드 마케팅을 슈즈에 맞춰서 진행하는 것이 브랜드 인지도를 위해 더욱 효과적이 아닌가 생각할 정도”라며, 의류라인의 보강이 시급함을 나타냈다.

이 같은 스포츠캐주얼 브랜드들의 의류와 슈즈간의 괴리감은 소비자들의 선택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2층에 슈즈숍을 마련한 일부 매장의 경우 고객들의 이동동선이 의류 매장을 거치게 되어 있지만 오히려 의류를 사기 위해 들어온 고객들을 판매가 좋은 슈즈 쪽으로 안내하는 일에 더 급하다.

의류를 강조하다간 그마저 잘 나가는 슈즈 고객마저 놓쳐 버릴 수 있다는 대답이 떨어지기 무섭다. 업계 전문가는 “브랜드 로열티가 부족한 것을 드러낸 만큼 스포츠 헤리티지를 보강해 고감도의 상품구성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유통 채널별 차별화된 상품 구성, 의류 부분을 강조할 수 있는 콜레보레이션 등 다양한 마케팅 활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일각에서는 “국내에는 신발, 의류, 용품 등 토털 코디네이션을 이뤄 낼 수 있는 전문 디자이너가 없다”며, 전문가 육성이 미흡한 국내 기업 문화를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