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3000억 골프웨어 마켓, 메이저 가세로 ‘龍爭虎鬪’ 예고
2018-04-17이아람 기자 lar@fi.co.kr
무모한 규모경쟁 지양하고 사업모델·채널 다변화로 지속생존 모델 구축해야

골프웨어 시장은 지난 몇 년간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왔다.


패션 전 분야에 걸쳐 저성장 체제가 이어졌으나 유독 골프웨어 시장만은 과거 90년대 호시기를 연상시킬 정도로 활황세인 듯 하다. 지난 2013년을 필두로 아웃도어의 인기가 수그러든 빈 자리를 파고들었으며 가두상권의 강자로 군림했던 어덜트 캐주얼의 파이를 잠식하면서 영토를 넓혀가기 시작했다.


시장이 호황기를 보이자 골프웨어 기업들은 보란 듯이 유통망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한 해 평균 20%의 덩치를 키웠고 신규 브랜드들이 대거 등장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기업 관계자들은 현재 골프 시장이 군웅할거 시대에 접어들었고 표현한다.

현재 의류를 취급하는 브랜드만 100 여개에 이르고, 여기에 용품을 포함하면 200여 개 이상의 브랜드가 영업을 펼치고 있다. 이는 아직까지도 5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아웃도어 마켓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신규 브랜드의 대거 등장과 기업들의 사세 확장은 자연스럽게 시장 규모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2010년 1조5000억 수준이었던 국내 골프웨어 시장 규모는 2014년 2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큰 폭은 아니지만 패션 시장의 불황 속에서도 매년 1000억~2000억원 가량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올해도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브랜드의 공격적인 영업에 신규 브랜드들의 투자가 이어지며 전년비 10% 가량 증가한 3조3000억원의 시장 규모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시장이 성장하는 데는 기존 브랜드들의 선전도 있었지만 골프전문회사나 패션 중견사들이 시장에 진입하며 막대한 자금을 투입,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타이틀리스트 어패럴’을 필두로 시작된 신규 붐은 케이투코리아의 ‘와이드앵글’, 데상트코리아의 ‘데상트골프’, 패션그룹형지의 ‘까스텔바작’, 한성에프아이의 ‘캘러웨이 어패럴’에 이르기까지 2~3년 만에 1천억대 불륨브랜드로 변화를 시장을 이끌었다.

여기에 지난해 론칭 또는 리론칭한 ‘링스’ ‘볼빅브이닷’ ‘트레비스’ ‘쉬스’ ‘마스터바니에디션’ ‘23구’ ‘맥케이슨’ 등과 올해 ‘힐크릭’, ‘톨비스트’, ‘테일러메이드 어패럴’, ‘풋조이 골프웨어’ 등 1~2년차 브랜드들만 줄잡아 20여 개에 이르며 치열한 경쟁이 예고 되고 있다.




1~2년차 신규만 20여 개...출혈 경쟁 예고

이들 브랜드는 대부분 노면 상권을 공략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고비용 구조의 국내 패션유통 시장에서 대리점 만큼의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채널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노면 상권에서 골프웨어 브랜드들의 약진이 이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아웃도어와 스포츠 브랜드들이 운영하던 중대형 매장을 상당수 흡수했고. 여기에 나들목 주변의 어덜트 캐주얼 군까지 접수하면서 골프웨어는 노면 상권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지난 1~2년 간 노면 상권은 빠르게 변화됐다. 신규 브랜드의 대거 등장과 함께 자금력을 갖춘 대형 기업들의 등장이 잇따르며 출혈 경쟁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새로운 유통 채널 보다는 노면 상권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영업을 펼쳤고 이는 한정된 대리점을 대상으로 뺏고, 뺏기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됐다. 특히 공룡 기업들의 등장은 기존 중소형 기업들에게 치명타로 작용하고 있다. 대리점 개설을 위한 인지도 확보, 보조금, 판매 지원 정책, 인테리어 지원 등이 이어지면서 자본력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은 도태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흘러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골프웨어의 부흥이 3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볼륨’ 싸움은 자본의 싸움이어서 일부 중견사를 중심으로 시장이 급속히 재편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골프웨어 기업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핵심 노면 상권 중심으로 영업을 펼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향후 시장은 자본력을 등에 업은 대형 업체들의 전쟁터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중 주목 받는 기업은 블랙야크와 와이드앵글, S&A 등이다. 

블랙야크는 아웃도어 ‘블랙야크’를 운영하고 있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 ‘힐크릭’을 통해 골프 사업에 뛰어들었다. 계열사 포함 총 5천억 이상의 매출 규모가 밑바탕이 되어 과감한 투자가 진행되고 이는 골프웨어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7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마케팅 비용은 기존 브랜드에게 위협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아웃도어 기업으로 골프웨어 시장에 진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와이드앵글의 ‘와이드앵글’은 올해 1450억원의 매출 목표를 책정하고 3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다. ‘와이드앵글’의 성공에는 모기업인 케이투코리아의 투자가 뒷받침됐다. 케이투는 ‘케이투’, ‘아이더’ 산업안전분야를 통해 연매출 1조에 육박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이를 발판삼아 지난 2015년 ‘와이드앵글’을 론칭 한 후 만 2년 만에 1천억대 브랜드로 키워냈다.      

글로벌세아의 계열사인 S&A도 ‘톨비스트’를 통해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는 만큼 기대감이 높다. ‘톨비스트’는 모기업의 자금력과 차별화된 콘셉트를 앞세워 조기 볼륨화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 골프웨어 기업 중에는 크리스F&C, 한성에프아이, 아쿠쉬네트코리아가 활기를 띄고 있다.

크리스F&C는 지난해 ‘파리게이츠’, ‘핑’, ‘팬텀’, ‘마스터바니에디션’ 등 4개의 골프웨어로 지난해 3,000억원의 매출을 돌파, 초대형 기업으로 거듭났다. ‘파리게이츠’는 지난해 최고 매출을 기록했고 ‘팬텀 골프&스포츠’는 1천억 매출을 돌파했다 ‘핑’ 역시 가두시장 진출 후 최고 신장률을 기록하며 호조를 보였다.

올해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마스터바니 에디션’ 브랜드의 론칭과 확대와 일본의 초고가 골프웨어 ‘세인트앤드루스’ 론칭으로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 이와 함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등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성에프아이도 주목할 만한다.

주력 브랜드인 ‘올포유’에 ‘캘러웨이’의 성공적인 안착이 이어지면서 골프 전문 대형사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올해 ‘올포유’ 1700억, ‘캘러웨이’ 1100억원, 리론칭 2년차를 맞는 ‘레노마 골프’까지 3천억대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방침을 수립했다.

아쿠쉬네트는 기존 ‘타이틀리스트 어패럴’의 성공을 발판 삼아 올 봄을 시작으로 ‘풋조이 골프웨어’의 마켓쉐어 확보에 나서고 있다. ‘풋조이’의 유통을 연내로 50개 선으로 확대키로 하고 볼륨브랜드의 기반을 다진다.

반면 브이엘엔코의 ‘루이까스텔’은 자타공인 골프웨어 1등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으나 지난해 이익률이 급감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공시 매출은 1978억원으로 전년대비 한자릿 수 신장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크게 뒷걸음칠 쳤다. 535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457억원으로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100억원가량 줄어든 270억원을 기록했다. 그만큼 공략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 심화

시장이 지속적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고 골프웨어를 입는 구매층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향후 시장을 낙관적으로 만 보는 견해는 많지 않다. 이미 포화상태를 넘은 브랜드 수 뿐만 아니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브랜드 간‘ 매출 나눠먹기’는 현실로 드러나기 시작했고 그 격차 또한 커지고 있다. 불과 3~4년 전년대비 평균 20~30%씩 외형을 키운 주요 가두 골프웨어 브랜드들은 지난해 한 자릿수 신장에 그쳤다. 그마저도 유통증가분을 감안하면 점포 당 신장률이 마이너스인 셈이다. 여기에 대형 기업들의 시장 진입이 확대되며 골프웨어 시장 역시 본격적인 쩐의 전쟁에 돌입, 자본력이 없는 중소형 기업들은 매출 하락으로 브랜드를 중단하거나 매각하는 상황도 잇따르고 있다. 결국 골프웨어가 아무리 활황이라 해도 여성복, 남성복만큼 파이가 커질 수 없는 노릇임에는 자명한 것이다. 즉 한계 수요는 분명한데 공급은 끊이질 않고 과열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서 경쟁력이 뒤떨어진 몇몇 브랜드가 도태되고 있는 것이다.

골프웨어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무려 10년간 패션사업을 지배했던 아웃도어는2013년 3천억 이상의 브랜드가 10여 개에 이르며 8조 시장에 도달했지만 현재는 불과 5년 만에 40% 가량 거품이 빠졌다. 골프웨어 역시 아웃도어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골프웨어 시장이 장기집권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차세대 성장동력을 위한 넥스트 스텝을 준비해아 한다”고 말했다.

즉 매장 수로 몸집을 불리기 보다는 골프웨어 본연의 아이덴티티와 생존 모델을 찾아야 할 시기가 도래한 셈이다. 일본의 예를 들어보면 백화점에서 전문점과 편집숍으로 골프웨어 유통의 주도권이 옮겨가는 속에서 브랜드들은 하나같이 콘텐츠 세일즈를 택했다.

물론 가두점과 백화점이 주요 유통원인 국내 골프웨어 마켓에는 다소 거리감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브랜드 파워와 기술력이 수반될 경우 콘텐츠 비즈니스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어덜트 캐주얼을 추구하는 브랜드 역시 넥스트 스텝을 준비하는 과정은 필요 충분 조건이다. 최근 화두는 연령층에 따른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다.

골프웨어의 주 고객층인 50~60대는 6·25 전쟁이 끝난 후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들이다. 이들은 고도 경제성장을 경험하기도 했고 퇴직 후 등산과 골프를 취미로 삼으며 어덜트 캐주얼의 중흥을 이끌었다.

과거 골프, 등산으로 대변되던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은 40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해양스포츠, 낚시, 싸이클, 러닝, 등 다양한 스포츠 카테고리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즉 골프웨어나 등산을 바탕으로 한 캐주얼 제품의 경쟁력은 이러한 라이프스타일 경향에 따라 점점 줄어 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골프라는 카테고리에 기업 체질에 맞는 다양성을 확보하는 요소도 중요하게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마치 ‘유니클로’와 같이 라인 확장을 통한 볼륨 브랜드를 지향할 것인지, 골프 퍼포먼스를 기반으로 한 전문 브랜드로 육성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셈이다.

물론 저비용 구조를 바탕으로 한 온라인 및 편집숍 등의 유통 채널 다각화도 동시에 이루어져야할 시점이 도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