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erience·Customizing·O2O

2015-01-26 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UX시대, 새로운 소비자 코드







변화하는 소비코드에 맞춰 체험과 세분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브랜드들이 각광받고 있다. 사진은 대림바스의 쇼룸



소비에 대한 인식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필요에 의해 물건을 구입하는 차원을 넘어서 그 과정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길 원하는 것이다.

과거 소비자들은 광고와 판촉 등 기업이 제안하는 정보에 의지해 구매활동을 벌여왔다. 하지만 이러한 일괄적 제안이 소비자의 욕구를 채우기에는 한계가 따랐다. 이에 소비자들은 능동적으로 상품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나가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경험은 소비를 결정짓는 중요한 사전 정보 중 하나다. 

변화하는 소비코드에 맞춘 비즈니스 모델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체험 또는 큐레이션을 활용해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선을 허무는 O2O를 활용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 체험 끝에 지갑 여는 소비자

한식뷔페 열풍의 도화선을 그은 CJ푸드빌의 계절밥상. 이후 경쟁 업체들이 많이 생겨났지만 아직도 2시간은 넘게 웨이팅을 해야할 만큼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성업 중이다. 여기서 우리가 또 한 가지 주목해야할 사항이 있다. 바로 ‘계절장터’의 성공이다.

계절장터는 계절밥상의 입구에 위치한 우리 농산물 직거래 공간이다. 입장을 기다리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고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이 매장은 지난해 7개 점포에서 약 3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건강한 밥상을 선보이겠다는 계절밥상의 이미지와 상통한 것은 물론 좋은 음식을 집에서도 맛보고 싶다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킨 것이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8월에는 온라인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도 했다. CJ오쇼핑이 운영하는 국내 농산물 산지 직거래 장터 홈페이지 ‘오마트’에 입점해 ‘제주 한라봉 차’ ‘참구수 돼지감자’ 등 계절밥상 인기제품을 판매 중이다.

대림바스는 지난 2010년 욕실업체 최초로 체험형 매장을 선보였다. 논현 직영 매장을 쇼룸 형태로 변화시킨 것. 이 매장에서는 실
제 시공을 하고 난 뒤의 욕실 모습을 스타일에 따라 살펴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매장에는 뚜렷한 구매 목적을 갖고 방문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했고, 지속적인 매출 신장을 기록할 수 있었다. 지난해에는 어려운 경기 상황 속에서도 논현점 매출이 47%나 상승했고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중곡점에 406㎡(130평)의 대형 쇼룸을 오픈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에는 KT 대리점과 던킨도너츠가 함께 융합형 매장을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 이는 앞서 선보인 원주의 융합 매장이 인기를 끌자 후속탄으로 등장한 것이다. KT 강원본부는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문 팰리스와 함께 2013년 9월 원주시에 통신과 커피를 결합한 매장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 매장은 단순히 한 공간에서 두 가지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마시러 온 고객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가르쳐주고, 스마트폰 구매 고객에게는 커피 상품권을 제공하는 등 시너지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핸드폰 판매수가 전년 동기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차 전문 브랜드 ‘공차’는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으로 고객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당도, 얼음양, 토핑 등을 선택해 주문하면 각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음료가 만들어진다. 소비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자신이 만든 레시피를 공유하기 시작했고 이내 입소문을 타고 공차의 인기는 높아져갔다. 2년 여만에 매장 수는 무려 250개로 증가했고 이를 높이 평가한 사모펀드 유니슨코리아는 공차코리아의 지분 65%를 340억원에 매입했다.




◇ 이미 허물어진 온오프라인의 경계

지난 6일 일본 도쿄 거리에 ‘라인 택시’가 등장했다. 라인 앱의 GPS 기능을 이용해 건물 정보를 입력하고 탑승자 위치를 지정해 택시를 부르는 서비스. 라인 택시 서비스는 일본 교통 주식회사가 보유한 3340대와 제휴를 통해 진행된다. 향후 일본 전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129개 그룹이 보유한 2만3000여 대의 택시가 합류할 계획이다.

이는 라인 페이먼트의 실사용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문 O2O의 대표적인 예. O2O는 ‘Online to Offline’의 약자로 온라인을 통해 오프라인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각종 비즈니스 방법을 뜻한다. 온라인과 모바일이 등장하며 많은 기업들은 고객 접점 채널에 대응하기 위해 멀티채널 개념을 도입했다. 하지만 고객은 그 경계를 구분하지 않고 온오프를 넘나들며 다양한 체험을 요구하고 있다.

라인 택시 이전에 이미 주변 생활 속에 침투한 O2O 서비스는 많다.

스타벅스 사이렌오더가 대표적인 예다. 앱에 본인이 원하는 메뉴를 입력한 뒤 매장을 방문하고 앱을 내밀기만 하면 원하는 음료를 신속하게 받아볼 수 있다. 앱에 스타벅스카드가 입력되어 있다면 바코드를 읽는 것만으로 결제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

이 사이렌오더는 전 세계 매장 중 국내에 최초로 도입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보급률 등이 높은데다 포스나 주문 확인 모니터링 시스템 등이 잘 구비되어 있어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하기 쉬웠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사이렌오더를 통해 바쁜 출근시간과 점신시간의 업무 부담을 더는 효과를 누렸다.

SK플래닛은 ‘시럽’을 출시해 O2O 서비스를 선도해나가고 있다. 매장에서 기다릴 필요 없이 모바일에서 물건을 고르고 결제까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와 닮아 있다. SK플래닛은 OK캐쉬백, 스마트월렛, T 맵, 11번가 등 자사 온오프라인 자산을 묶어 ‘커머스2.0’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배달앱도 O2O 서비스의 일종이다. 앱을 통해 주변 배달 업체에 음식을 주문하고 오프라인 식당으로부터 수령받는 O2O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이 대표적인 배달앱이다. 배달앱 서비스는 2010년 등장 이후 4년간 매출이 1조원 규모로 확대됐다. 그러자 티몬이 뒤이어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베이코리아 또한 음식 배달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 해외에도 불어닥친 O2O 열풍

해외에서는 더욱 활발하게 O2O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미국 메이시스 백화점은 성공적으로 옴니채널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이 백화점은 가장 먼저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과 고객의 정보를 하나로 통합했다. 고객들은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 어느 곳을 방문해도 같은 상품 구색을 볼 수 있게 된 것.

또 720여 개 메이시스 소매점을 이용해 배송 기간을 단축했다. 주문한 물품이 고객과 가까운 위치의 소매점에 있을 경우 그 곳에서 직접 배송토록 한 것. 이렇듯 각 지역을 거점으로 이용해 당일 주문 배송을 가능토록 했고, 온라인의 단점이었던 직접 픽업, 환불, 교환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의류업체인 C&A는 보다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패션 라이크’ 서비스를 실시했다. 오프라인 진열대와 페이스북을 접목시켜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방문객들이 ‘좋아요’를 누른 횟수가 실시간으로 옷걸이에 있는 숫자에 반영되도록 했다.

아마존은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해 매장의 개념을 바꿨다. 상품을 스캔하거나 음성으로 제품을 말하면 아마존 온라인 장바구니에 추가되는 ‘대시’를 선보인 것. 대시로 주문한 상품은 아마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픽업할 수도 있다. 대시는 작은 막대모양으로 휴대가 용이하며 평소 마트에나 편의점에서 구매하던 물건을 온라인에서 보다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기존의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에게는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송 시간을 줄이기 위해 무인 조정 비행체인 드론을 이용한 ‘아마존 프라임 에어’라는 프로젝트를 실시하기도 했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 O2O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일본의 ‘엣코즈메’도 주목할만하다. 원래 CRM 회사였던 이곳은 9만개가 넘는 일본 코스메틱 정보를 모두 모아 DB화 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선호하는 브랜드와 아이템에 대해 투표를 실시했다. 회원들은 가입을 통해 자신의 피부타입, 연령 등을 입력했고 이를 통해 세분화된 고객 정보 및 선호 브랜드에 대한 정보까지 확보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각 고객들에게 자신의 타입에 맞는 화장품을 제안하고 있다.

엣코즈메는 신주쿠, 시부야, 우에노 등에 매장을 여는 등 오프라인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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