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패션미즈 자화상
최근 ‘3040 패션미즈 시장’이 성장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1990년대 초반 교복자율화 세대를 거치며 「닉스」 「게스」 등 패션 진을 받아들이고 「이랜드」를 접하며 합리적인 소비성향을 몸에 익힌 이 소비자들이 3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주류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 따라서 지금까지 ‘어덜트 시장’으로만 분류하던 이 시장도 좀더 세분화된 분류가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소비자들의 유형별 소비성향을 살펴봤다.
실속형

결혼 7년차 주부 김미현 씨(36세). 일산에서 중견기업 영업부 차장으로 근무하는 남편과 다섯 살 난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결혼하면서 직장을 그만뒀지만 올해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결혼 전 다니던 회사에 재취업했다. 직장생활을 다시 시작하면서 그동안 다소 소홀했던 자기관리와 옷차림에 신경을 많이 쓰기 시작했다. 평소 「로엠」 「머스트비」 등을 즐겨 입으며, 쇼핑은 주로 덕이동 상설할인매장 타운에서 한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종미 씨(41세)도 비슷한 경우다. 그러나 종미 씨는 결혼 전에도 비교적 건강한 체격을 갖고 있었지만 아이를 낳고 기르다 보니 어느덧 ‘뚱뚱하다’는 소리까지 듣게 됐다. 자극을 받은 이씨는 얼마 전부터 헬스클럽에 등록하고 운동을 해서 3달 동안 2킬로그램을 줄였다. 이를 기념해 할인점에서 장을 보고 나오다가 평소 입고 싶었던 날씬한 청바지를 하나 장만했다.
액티브형

한은선 씨(38세)는 목동에 살면서 작은 꽃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각종 사회단체 모임과 교회 행사 등 사회활동에 적극적인 열혈 여성.
자기관리에도 적극적이어서 아이들 학교 보내고 꽃가게에 출근하기 전 아파트 단지 근처의 수영장을 거르지 않고 찾고 있다.
평소 「엘르스포츠」 「코데즈컴바인」 등의 브랜드를 즐겨 입는다는 그녀는 활동하기 편하면서도 세련된 감각을 추구한다. 지난해 알게 된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꾸미는 데 맛을 들여 아침 저녁으로 ‘일촌순방’을 다닐 정도. 한 달에 한 번 정도 쇼핑을 즐기며, 평균 소비 금액은 15만원 내외다.
공주형
분당에 사는 이향인 씨(39세)는 집 근처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대학 다닐 때부터 여성스럽고 귀여운 풍의 옷을 좋아하던 이씨는 대기업 부장인 남편과 자신의 학원 운영을 통한 수입이 비교적 넉넉한 편이어서 자신이 좋아하는 옷을 사는 데 여유로운 편이다.
화려한 옷을 좋아하고 쇼핑을 좋아해 가끔 남편으로부터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는 패션 리더로 손꼽힌다.
「올리브데올리브」 「바닐라비」 「에고이스트」 등의 브랜드를 좋아하며, 한 달에 3∼4회 쇼핑을 즐기며, 평균 소비 금액은 20∼30만원.
품격형

압구정동에 사는 김현주 씨(42세)는 전업주부다. 물려받은 유산이 꽤 되는데다 치과의사인 남편의 수입이 비교적 높은 편이어서 풍요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한다.
그렇다고 TV에 나오는 것처럼 사치스럽게 살지는 않는다. 가구나 가전제품들을 살 때는 고급 제품을 사지만 한번 사면 수명이 다할 때까지 쓰는 편이다. 간혹 주변에서 2∼3년이 머다하고 집안 인테리어를 바꾸는 사람들을 보지만 차라리 그 돈이면 불우이웃돕기 성금이나 사회단체에 기부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소년소녀 가장의 생활비를 지원하는 단체의 회원으로 가입해 5명을 지원하고 있다.
옷을 구매하는 데도 나름의 기준이 있다. 평소 샤넬 풍의 수트를 좋아하지만 한 벌에 2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옷을 사는 건 사치라는 생각에 비슷한 느낌의 「마인」이나 「타임」을 즐겨 입는다. 집 근처 갤러리아백화점을 주로 찾으며 한 달 의류 구매에 40∼50만원 정도 소비한다.
생계형

중
김정명 기자
kjm@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