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에서 ‘패션 슈즈’로…‘스피드캣’ 이후 10년, 누가 스타 계보 이어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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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8 오전 9:12:15


지난 2004년은 국내 패션 슈즈 시장에서 분수령과 같은 해다.

‘나이키’ ‘아디다스’ ‘프로스펙스’가 시장을 주름잡고 있던 당시 ‘운동화’는 진짜 운동할 때 신는 신발이거나 학생들이 교복에 신는 신발이었다.

일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나이키’ 에어 조던 등의 국내 미발매 상품이 주목받는 정도였다.

관점에 따라 어느 정도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국내 패션 시장에서 운동화가 ‘패션 아이템’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 2004년 당시 이랜드가 운영하던 ‘푸마’가 연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면서 부터다.

당시 주력아이템인 ‘스피드캣’은 연간 10만족 이상 판매를 기록한 것은 물론이고 20대 젊은 소비자들에게 패션 아이템으로 인정받으며 패션 슈즈 시장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후 10년 동안 패션 슈즈 시장은 절대 강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푸마’가 직진출을 선언한 이후 상심에 빠졌던 이랜드는 ‘뉴발란스’를 다시 연매출 3000억원대 브랜드로 성장시켰는가 하면 10년이 넘도록 히트 아이템을 배출하지 못하던 ‘리복’이 GL6000을 통해 단숨에 재기에 성공하기도 했다.

매 시즌 새로운 스타들이 탄생하며 흡사 드라마와도 같았던 지난 10년 동안 슈즈 시장의 히트 아이템을 재구성했다.






2004
‘푸마’ 스피드캣


1994년 이랜드가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아성을 깨기 위해 도입한 ‘푸마’는 10여년간 제 자리를 잡지 못했다. 걸출한 히트 아이템 없이 양강 구도에 도전장을 낸 것이 무리수였다.

하지만 2002~2003년 즈음부터 ‘스피드캣’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2004년에는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며 스포츠 시장의 기린아로 우뚝 섰다. 특히 20대 젊은 패션리더들이 대거 몰리면서 패션 스니커즈 시장 활성화의 단초 역할을 했다.









2006
‘컨버스’


스피드캣’의 인기가 시들해질 무렵, 혜성처럼 등장한 스타가 바로 ‘컨버스’다. 2004년 스프리스와 계약 종료 이후 1년의 공백기를 거친 ‘컨버스’는 이엑스알코리아에서 전개권을 획득한 이후 2006년 새롭게 시작했다. 대리점 위주의 단독매장을 전개하기 시작해 1년만에 매장 100개를 돌파하며 흥행 기록을 새로 썼다.

2004년 이전 중고등학생이 구매의 중심이었다면 2006년 이후에는 20~30대까지 가세하며 ‘잭퍼셀’ 등 오리지널 라인이 인기를 끌기 시작해 단숨에 1000억원 고지를 넘어섰다.






2008
‘컨버스’ 하이탑, 나이키 포스


2008년 슈즈 시장의 이슈 메이커는 슈즈 브랜드가 아니라 남성 아이돌 그룹 ‘빅뱅’이었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빅뱅’이 무대에서 주로 하이탑 슈즈를 신으면서 신발 시장은 ‘하이탑’ 열풍으로 물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하이탑 모델이 있었던 ‘컨버스’와 ‘나이키’ 포스가 최대 수혜자였으며 여타 브랜드도 부랴부랴 하이탑 슈즈를 출시해 쏠쏠한 재미를 봤다.






2009
 ‘뉴발란스’ 574

2009년 1월 11일. 패셔니스타 이효리가 SBS 예능 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에 생소한 신발을 신고 나오자 인터넷은 온통 ‘효리 운동화’에 대한 검색으로 도배를 했다.

방송 이후 22일 출시 당일 초도 물량을 완판하며 기세 좋게 출발한 574 시리즈는 이후 다양한 소재와 컬러 바리에이션을 통해 100여가지 이상 파생 모델을 만들어내며 전년 대비 2배도 넘는 6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푸마’ 직진출로 사기가 꺾였던 이랜드는 ‘뉴발란스’를 통해 집중력을 발휘했다.







2009
 ‘푸마’ TX-3


2008년 국내 직진출을 선언한 ‘푸마’는 현지화 실패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스피드캣’ 이후 이렇다 할 히트 아이템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토털 스포츠 브랜드로 전환을 꾀한 게 화근이었다.

절치부심한 ‘푸마’가 내놓은 카드는 1987년 처음 출시됐던 ‘TX-3’의 리메이크였다. 소재와 컬러를 현대화 한 TX-3는 빈티지 클래식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단숨에 과거의 위상을 되찾았다.

특히 파란색 제품은 ‘건담 컬러’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이슈 아이템으로 급부상했다. 2014년 현재까지 매 시즌 변형 모델을 선보이며 주력 아이템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2011
 ‘나이키’ 루나글라이드2


모두들 기억할 드라마 ‘시크릿 가든’.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드라마답게 여러 히트 아이템을 배출해냈음은 물론이다.

시대적인 상황으로도 웰빙 열풍이 불며 워킹과 러닝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던 시기여서 주인공 현빈이 착용했던 ‘나이키’ 루나글라이드2는 방송에 등장함과 동시에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드라마에서 신고 나온 ‘회형(회색+형광색)’ 컬러는 일찌감치 품절됐고 다른 컬러들도 정식 매장을 통해 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 빚어졌다. 이 덕택에 병행수입과 해외 직구가 활발해지는 계기가 됐다.







2012
‘프로스펙스’ W, '아디다스' 가젤


2009년 신제품 W워킹화를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프로스펙스’는 2012년 봄 업그레이드 버전인 ‘연아 워킹화’를 출시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2009년 출시한 제품이 ‘워킹화’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주요 소비층인 20대 여성 공략에는 실패했던 반면, 연아 워킹화는 더 가벼워진 무게와 세련된 컬러, 그리고 스포츠 스타 김연아를 모델로 기용하면서 1년만에 연간 판매량 180만 켤레를 기록했다.

또한 한동안 이슈 아이템을 내놓지 못하던 ‘아디다스’도 1968년 첫 출시했던 헤리티지 제품인 가젤 오리지날을 재출시해 ‘국민신발’ 대열에 합류했다.







2013
‘리복’ GL6000


‘푸마’ TX-3, ‘아디다스’ 가젤 등 헤리티지 복각 아이템 열풍이 이어지면서 ‘리복’ 역시 GL6000으로 클래식 열풍에 합류했다.

아디다스 그룹 편입 이후 재도약을 위해 공을 들여온 ‘리복’은 첫 신호탄으로 클래식을 들고 나왔고 1985년 출시했던 GL6000을 선보였다. 과거 출시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GL6000의 명성을 잇기 위해 마케팅에 공을 들였고 원더걸스 ‘소희’를 내세운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14
‘뉴발란스’ 체리블라썸


2009년 650억원, 2010년 1650억원, 2011년 3000억원, 2012년 3900억원으로 사상 초유의 성장 질주를 이어온 ‘뉴발란스’지만 2013년에는 4100억원으로 성장폭이 둔화됐다. ‘890’ ‘530’ 등 ‘중박’ 아이템은 소소하게 나왔지만 574 시리즈의 계보를 이을만한 대박 아이템이 없었기 때문이다.

칼을 간 ‘뉴발란스’의 역작이 올해 5월 터졌다. 바로 봄 시즌을 맞아 출시한 999 체리블라썸과 880 달마시안.

두 아이템 모두 출시 하자마자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기록하며 완판을 기록, ‘뉴발란스’의 실력을 입증했다. 이 여세를 몰아 올해는 연매출 5000억원 돌파를 목표하고 있다.





김정명 기자
kjm@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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