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튀는 신발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젊은 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저만의 비법이랄까요. 지금은 직급도 있고 하니 얌전하게 입는 편이지만 과장 시절만 하더라도 노란 머리에 컬러풀한 옷을 즐겨입었습니다. 주말이면 여전히 튀는 신발을 찾아 신어요. 지난 휴가때에도 짧은 반바지에 형광 그린 러닝화를, 팔에는 인터넷에서 주문한 천사 타투까지 새기고 여행을 즐겼답니다.”
남동현 레스모아 사업부장은 이 같은 소비 패턴이 자신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고 말했다. 요즘 사회에서는 신발이 더 이상 발을 보호하기 위한 장비가 아닌 자기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브랜드 파워보다 어떤 스타일의 아이템을 내놓느냐가 승부를 가르게 된 것도 같은 이치지요. 대표적인 예가 ‘수페르가’입니다. 사실 작년에 일부 상품으로 테스트를 해볼때만 하더라도 ‘솔이 너무 무겁고 하드한데 잘 될까’하는 의문을 가졌거든요. 그런데 올 들어 2750, 2832 등 히트 아이템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더라고요. 아무래도 최근 유행하고 있는 심플한 착장에 제격이라 인기를 끌지 않았나 싶습니다.”
슈즈 멀티숍 환경도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빅 브랜드에 의존하던 과거와는 달리 다수의 스타 브랜드가 등장하며 보다 브랜드와 멀티숍간에 적극적이고 유기적인 협조 관계가 구축됐다.
레스모아 또한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지난해 67개 매장에서 1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슈즈 멀티숍 시장의 2인자로 올라섰다. 그만큼 올해의 성장세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는 숨고르기를 하는 중입니다. 2005년에 시작해 9년밖에 안된 회사가 이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간 완급 조절을 잘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또한 내실을 다져 다음 성장의 모멘텀을 마련하는데 집중할 계획이지요.”
이러한 레스모아의 정책에 업계에서는 더러 아쉬움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조금만 더 밀어부쳤더라면 지난해에 이어 탄력을 받아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었는데 기회를 놓친 것 같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견에 남 사업부장은 손사래부터 쳤다.
“지난해 2위로 치고 올랐더니 남들이 그래요. 1등을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펼칠거냐고. 그런데 외형키우기가 중요한 건 아니거든요. 외형이야 투자한만큼 늘어나는 거 아니겠습니까. 문제는 우리가 그 커진 외형을 감당할 수가 있냐는 거죠. 전 항상 직원들에게도 ‘1위가 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갖추라’고 강조해요. 똑같은 매장이라해도 사람의 역량에 따라 매출은 천차만별이 되니까요.”
남 사업부장은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매일 현장으로 나선다고 했다. 주말에도 아침 일찍 가장 먼 매장에서 출발해 가까운 곳까지 릴레이 방문을 하기 일쑤라고. 덕분에 데스크에서 보는 수치가 아닌 현장에서 보는 생생한 정보로 내일을 준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부실 유통 8개를 정리한 결과 매출이 되려 100억원 늘어났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유통망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해 점프 업 할테니 많은 기대 바랍니다.”
최은시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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