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의 패션 피플이 말하는 컬처비즈 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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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9 오후 1:42:22


소비자는 ‘맥카페’ 같은 가치구매를 원한다

김성민  홀하우스 사장

“차원 높은 감성을 많은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감성으로 풀어내야”


김성민 사장은 패션사업은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좌우한다는 말로 ‘컬쳐비즈론’을 시작했다.

“시장 흐름을 주도하는 주축 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이해하는 것이 컬쳐비즈의 출발이다. 이들에게 브랜드가 어떻게 보여지느냐가 브랜드 이미지의 출발점이다. 소비자가 인식하고 있는 이미지는 아이덴티티로 이어지며, 이는 상품으로, 또 마케팅으로 이어지는 일관된 전략이 있어야 한다. 잘 하는 기업은 브랜드의 주장과 소비자가 보는 이미지가 일치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브랜드는 소비자와 공감대를 만들 수 없다.”

김성민 사장이 「지프(Jeep)」를 신규 브랜드로 선택한 것도 그의 컬쳐비즈론과 다르지 않다. 공급과잉 시대의 후발주자로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

100년 전통의 대부분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강한 이미지’를 내세움으로써 짧은 기간에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인들에게 「지프」는 아웃도어 라이프에 대한 강한 향수를 내품고 있다. 직접적인 아웃도어는 배제하지만 지프가 지나간 뒤에 느낄 수 있는 아웃도어 라이프에 대한 동경이 「지프」가 추구하는 이미지다.”

김 사장은 실물경기 침체까지 예고된 지금은 어느 때보다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한다.  소비자는 청년실업과 암울한 미래를 걱정하는 데, 브랜드는 버스와 지하철에 광고로 도배를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더욱이 어설픈 문화적 접근은 오히려 치명적인 악영향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소비자들은 자기만의 ‘문화적 충족’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다. 돈은 조금 투자하더라도 가치는 누리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최근 맥도날드의 ‘맥카페’가 성공한 것도 흐름을 같이한다. 또 페라리와 벤츠와 같은 고급자동차 브랜드를 사용한 패션 상품이 뜨는 것도 소비자들의 가치 소비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시장흐름을 꿰뚫어 보는 김성민 사장의 통찰력에 대해 그는 “철저히 경험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80학번으로서 당시 느낀 시대환경과 29세라는 나이에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늦깎이 유학을 간 것, 33세에 막내 디자이너로서 적잖은 고초 등의 쉽지 않은 삶의 과정이 있었기에 시장을 냉정하게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내재된 감성은 아주 높았지만 넉넉하지 않은 현실과 주변의 불필요한 시기 때문에 항상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런 경험이 있었기에 높은 감성을 다수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감성으로 표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김성민 사장이 경영하는 홀하우스는 요즘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신생 기업이지만 어느 회사에 비해서도 안정된 분위기이며, 활력 또한 넘쳐난다. 김 사장은 “회사도 캐주얼 마인드로 경영할 때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하 위계는명확 하지만 일을 할 때는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소비자와 소통에 앞서 직원들과의 공감대 형성은 성공 기업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라며 캐주얼 마인드의 기업문화를 강조했다.



세계적 스타 디자이너 배출하는 토양 만든다

한성희  서울패션디자인센터 본부장

“박세리·김연아 처럼 패션계도 글로벌
무대에서 날개 펼치는 스타 디자이너 나와야”



한성희 본부장은 올해로 4년째 서울패션디자인센터를 책임지고 있다. 서울시의 패션산업 지원 창구인 만큼 늘 ‘어떻게 하면 서울의 패션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느냐?’를 고민한다. 국내 패션산업이 성장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센터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한 본부장은 능력 있는 인재를 발굴하고, 이들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을 강조한다. 특히 그는 패션은 문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해외 곳곳에서 현지화된 인재들과 네트워크를 중시하고 있다.

“한류(韓流)의 배경에는 한국적인 특별함에 현지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문화코드가 더해졌기때문에 가능했다. 한국의 패션을 세계화 시키기 위해서는 해외 각국에서 성장하고, 활동중인 젊은 인재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서울패션디자인센터에서는 지난해 미국, 일본, 중국 등 6개국 30여명으로 구성된 ‘패션 전문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들은 FIT, 파슨스 등을 졸업한 후 「폴로」 「자라」 「갭」 등 현지 기업에서 활동중인 사람들이다.

“시장흐름과 브랜드, 트렌드 등 다양한 정보를 DB로 만들어 홈페이지(www.sfc.seoul.kr)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단순한 정보 외에도 해외 진출 시 성공 및 실패 사례도 정리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유능한 인재가 산업 경쟁력이란 그의 생각은 서울컬렉션에 대해서도 일관된 입장이다.

“서울컬렉션은 신진 디자이너, 특히 해외에서 활동 중인 한·중·일 아시아의 유망 디자이너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고자 한다. 이미 그들은 해외 유력 유통업체 바이어들이 어떻게 하면 구매할 지, 현지 소비자들이 어떤 상품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 박세리, 김연아처럼 패션계에서도 세계적인 스타 디자이너가 배출돼야만 한국 패션산업의 미래가 보장된다.”

두리정, 최범석, 정욱준 등 최근 활동 중인 신진들은 이미 해외 소비자들의 문화까지 이해하고 있는 만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신진 디자이너들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득권을 가진 기성 세대들의 자기 반성과 양보도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또 제일모직이 시행하고 있는 디자인펀드는 패션산업 발전을 위한 모범사례이며, 여타 기업들도동참했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램이다.

“컬쳐비즈에서는 콘텐츠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패션산업에서는 유능한 인재가 가장 중요한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국내외서 활동중인 유능한 인재들을 하나로 묶어 시너지를 만들고, 또 이들을 글로벌 무대에서 날개를 펼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패션산업 육성을 위한 서울시의 기본 방향이다.”

패션은 고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는 소프트웨어 산업이며 아웃풋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와지자체, 기업, 학교 등 관련 기관이 뜻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분명한 디렉션을 만들고, 체계적으로 지원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브랜드에 문화적 가치 접목시켜 변화 이끈다

박재홍 에이션패션 사장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 접목하는
역발상과 창의적 접근이 필요한 때”



박재홍 사장이 경영하는 에이션패션은 컬쳐 마케팅이나 컬쳐 비즈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패션기업이다. 출시 초기부터 해피 프라미스를 통해 다양한 컬쳐 마케팅을 전개했으며 국내 패션 브랜드 가운데는 드물게 아이덴티티 중심의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 박 사장은 기업과 브랜드 가치에 대해 새롭게 고민하고 있다.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해 지속가능성을 높인 것이 현재까지의 절대적인 가치였다면, 앞으로는 경제 디맨드(Demand)를 찾아 그에 부합하는 환경을 선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기반으로 한 역발상의 접근과 창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타벅스나 CNN과 같은 성공사례가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환경선취를 기반으로 한 독점적 지위 창출이 선행됐다. 이러한 환경을 선취하기 위해서는 현재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새로운 역발상적 접근이 절실하다.”

박재홍 사장은 요즘 ‘매장이 미디어’라는 말을 유난히 강조한다. 매장이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공간을 뛰어넘어 브랜드의 문화를 전파하고, 재생산 하는 미디어로서 기능을 강조한 것이다. 이러한 문화 재생산은 인터넷 문화의 팽창과 함께 더욱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기업-미디어-개인이 한 방향으로만 전달됐다. 전달 매개체는 오직 ‘상품’이었으며 따라서 상품에 대한 능력이 브랜드 가치를 좌우했다. 그러나 지금은 기업이 전달하는 정보 이외에 수많은 정보가 개인(네티즌)을 통해 수없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개인들이 재미를 느끼며 자의(自意)에 따라 확대 재생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브랜드가 가진 문화적 자산이자 밸류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소비자들은 진화했으며, 미래의 마케팅은 소비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제품개발, 그 일상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마케팅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최근 새로운 유통채널 개발도 이러한 환경선취를 위한 한 방편이다. 「폴햄」은 최근 파주 프로방스와 춘천 남이섬 등 휴식과 즐거움이 공존하는 교외형 라이프 스페이스에 매장을 순차적으로 오픈하고 있다.

“21세기 패션유통은 소비자들의 시간을 구매한다고 할 때 쇼핑의 바운더리 또한 빠르게 바뀌고 있다. 특히 이러한 라이프 스페이스에 대한 접근은 브랜드에 문화적 가치를 접목할 수 있어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고 있다.”

박재홍 사장은 지난해 초부터 홍익대 문화예술경영 MBA 과정을 밟고 있다. 다소 생소하지만 문화예술적 관점에서 필요한 경영학을 전공함으로써 보다 업그레이드 된 패션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는 것이 박 사장의 주장이다.

박 사장은 “산업화 시대에는 물적 자본이, 정보화 시대에는 인적 자본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문화적 자본이 사화를 움직이고 있다. 패션사업 또한 문화 정체성을 브랜드에 담을 수 있는 기업만이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며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할 수 있는 새로운 패션 비즈니스가 절실함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미지를 브랜딩하는 ‘문화 브로커’ 많이 나와야

김홍탁  제일기획 수석 국장

국내 최초의 광고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제일기획의 크리에티브 디렉터 김홍탁 수석국장은 광고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이 곧 상업적 외교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김 국장은 “광고가 가장 도발적이고 트렌드에 민감하며, 유행을 선도 할 것 같은 인식이 깊은 것은 가장 많은 대중에게 전파될 수 있는 대중성을 지닌 분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청바지에 트레이닝복을 입은 그의 옷 차림에서 얼핏 자유분방해 보일 것이란 생각이 들지만 그가 일하는 사무실의 화이트보드 상단에 쓰여 있는 ‘You are not good But Great’이란 문구가 확고한 목표의식을 지니고 있는 사람임을 느끼게 한다.

“상품을 만들어 파는 2차산업 시대에서 이제 무형의 상품을 브랜딩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어찌보면 ‘컬처비즈’란 무형의 이미지를 브랜딩 하는 것이죠”

그는 “이미지를 브랜딩 하기 위해서는 이미지 메이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컬처비즈산업이 성장하려면 관련업에 종사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을 공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화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문화 브로커도 필요하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최근 TV, 라디오, 신문, 잡지와 같은 전통 매체의 시장 영향력이 줄어들고, 소비자들은 이미 홍수처럼 쏟아지는 상품 광고를 외면 하기 시작했다. 이제 더 이상 기업이 알리고자 하는 메시지를 신뢰하지도 않는다.

김 국장은 ”전통매체 시장은 점차 낮아지고 일상 생활의 모든 주변 환경이 매체가 되는 엠비언트(Ambient)광고와 인터넷 미디어가 주목 받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위트와 감동을 주어야 이미지 전달 효과가 커 상품 인지도를 높일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TV광고를 비롯한 인터넷 미디어의 발달로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영상 이미지의 전파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쉽게 기억되고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영상 이미지를 만드는데 고민하고 있다. 획일화 되어가는 광고를 걱정하며 안티광고전을 열기도 한 그는 문화로서의 광고의 역할을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지금은 광고가 넘쳐흐르는 세상입니다. 매년 2,000여개 이상의 광고가 제작되고, 이중에서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광고는 50개 내외밖에 안됩니다. 기억속에 존재 하지 않는 광고는 죽은 광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광고 업계에서는 게릴라 마케팅이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습니다”

김 국장은 “방심할 때 공격하는 것이 게릴라 마케팅”이라며 “사람들이 광고라고 예상하지 못하게 이미지를 어필하는 것이 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컬처비즈 또한 이미지를 파는 사업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구전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티셔츠는 미디어다”  패션산업의 또다른 모델 제시

류찬열  3R코퍼레이션 대표

3R코퍼레이션(대표 류찬열)은 수출과 패션산업을 양축으로 혁신적이고 즐거운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 1999년 의류 수출 전문기업으로 출발하여 현재 캐릭터 브랜드 「지피에이(GPA)」 티셔츠 전문 브랜드 「에스코(ESCO)」 미국의 중고가 프리미엄 데님 「Uth 8ight」 등 3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각 브랜드마다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결합시켜 소비자들에게 보다 많은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주력 브랜드인 「지피에이」의 경우 기존의 브랜드 캐릭터들과는 달리 각각의 테마를 가지고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옷에 의미와 스토리를 결합시켜 소비자의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겠다는 의도이다.

류찬열 대표는 “기존 브랜드의 캐릭터들과는 달리 의미와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 애니메이션까지 사업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인터넷 쇼핑몰 ‘플레이어’와 연계하여 소비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재미있는 요소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스토리를 가진 캐릭터를 이용한 애니메이션 산업에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에스코」는 미디어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다. 티셔츠를 미디어로 보고 신문이나 매체에서 보던 형태로 소비자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내용을 문화 상품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단순한 컬러, 트렌드, 스타일이 티셔츠의 표현수단이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티셔츠를 미디어로 변형시켜 사회와 대화하는 장으로 만들겠다는 의미이다.

문화와 소통하는 티셔츠를 만들고 싶다는 류찬열 대표는 “수익성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브랜드 이미지가 더욱 중요하다”며 “「에스코」의 티셔츠는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넘어 사회와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옷에 의미성을 부여하려는 현대인의 욕구에 부응할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3R코퍼레이션은 지난해 8월 미국 매직쇼장에서 “Do you know Dokdo?”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배포했으며, GPA Good People 캠페인의 일환으로 부산에서 개최된 ‘힙합 페스티벌’을 지원하기도 했다. ‘힙합 페스티벌’의 경우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흥미와 즐거움을 의류 외적인 곳에서도 표현하려는 그들의 시도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지피에이」의 스토리, 「에스코」의 티셔츠 모두 소비자와의 소통이 없다면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3R코퍼레이션는 온·오프 라인을 모두 이용해 기존 하나의 유통 채널을 유지할 때 나타나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패션 비즈니스의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도 오프라인을 통해 안정적 수입을 올리는 한편, 온라인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찬열 대표는 “온·오프라인이 적절히 결합된 패션 비즈니스의 또 다른 모델을 제시하고 싶다. 특히 온라인의 경우 데이터가 확실해서 브랜드 전개 방향을 쉽게 설정할 수 있다”며 “기존의 커뮤니티를 잘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패션 그 자체가 문화, 컬처 프로듀서 양성 시급

김우정  풍류일가 대표

“패션은 그 자체가 문화입니다.  인간의 필수조건 의식주의 `의’가 패션이 아니지요. 부끄러움을 가리기 위한 옷과 먹고 살 것이 이미 갖춰진 상태에서 休,美,樂의 문화가 나옵니다. 休에는 관광 레저가, 美에는 패션과 디자인이, 樂에는 엔터테인트먼트가 해당됩니다. 패션은 살아가는 방식, 라이프스타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문화 마케팅 컨설팅만 12년 넘게 해오고있는 `풍류일가’김우정 대표는 `패션’이라는 단어를 꺼내자마자 재빨리 입을 열었다.

한국패션협회 정책자문위원이기도한 그는 패션이 패션 자체가 문화인데 컬처 비즈를 하면 돈이 든다는 생각 자체가 모순이라 주장했다.

“「루이비통」이 일본의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와 콜래보레이션하여 전혀 새로운 디자인의 제품을 발표한 것을 보세요. 그는 루이비통 모노그램을 자신의 예술 세계에 집어넣어 가방부터 쇼윈도, 매장, 애니메이션까지 자유롭게 제작했습니다. 루이비통에 디자이너가 없어서 그랬을까요? 상업적 브랜드에 전혀 다른 예술 세계를 접목해 `작품’이라는 새로운 문화, 부가가치를 창출한 겁니다. 역사와 전통의 최고급 브랜드마저 기존의 틀을 깨고 소비자와 소통을 하고 있지않습니까.”

게다가 인간이 직접 피부로 접하는 `feeling’과 직결되는, 가장 인간에 가까워야할 패션이 오히려 인간미를 잃고 있는 것에 강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TV나 광고, 매거진 등에서 보여지는 패션은 마치 돈이 없으면 예쁜 옷을 입을 수 없고, 멋있어질 수 없는 일반적 삶과 동떨어진 `고소득층 사치’이미지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그래서 성공하고 있나요? 그렇다면 왜 인터넷 스타가 등장하고 브랜드가 없는 쇼핑몰 제품이 잘 팔립니까? 가장 앞서가야 할 문화인 패션이 오히려 시대에 뒤쳐진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문화라는 것 자체가 한번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것처럼, 패션 산업도 보다 장기적 안목으로 학문, 교육부터 체계적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몇 번이나 힘주어 말했다.

또한 “눈 앞의 유행을 선도해온 패션이 몇 년 앞 트렌드를 선도하지 못한 건 패션이 라이프스타일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탓입니다. 왜 현 패션 교육은 옷에만 집착하여 결국 옷 이외에는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잉여인력을 양산하고 있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며 답답하다는 듯 몇 번이나 가슴을 쓸어내렸다.

“패션을 하나의 문화 콘텐츠임을 인지하고 어떻게 이를 이용해 우리의 삶을 보다 즐겁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 지 통찰할 수 있는 전문가, 문화 `프로듀서’를 양성하는 교육이 하루 빨리 나와야 할 것입니다.”라고 말하던 그는 정부에서 `예술 경영자’ 양성 프로그램은 진행하면서 왜 패션 비즈니스 전문가 양성프로그램은 없는 건지 도저히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보다 멀리, 높이 가려면 비즈니스와 예술의 경계에서 적절한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는 컬처 비즈 전문가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는 물론 혼자의 힘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한국영화산업 발전에 `한국영화인회의’와 같은 진보그룹이 기여를 했듯, 패션 산업에도 기존의 편견과 틀을 깨고 도약할 수 있는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패션은 언제나 아날로그, 아이덴티티·스토리가 중요

정윤기  인트렌드 대표

“패션이 문화 트랜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결국 패션은 아날로그다. 옷은 입어서 보여주는 것이 최고이기 때문이다. 그 옷에는 회사의 생각과 스토리가 담겨져 있어야 한다”

남성 스타일리스트 1세대로 패션계에 발은 들인지 15년, 지금은 스타일링과 홍보업무를 진행하는 ‘인트렌드’의 대표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정 대표는 홍보 대행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마케팅에 관해 뚜렷한 주관과 소신을 가지고 있었는데 컬쳐 비즈니스의 핵심을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스토리를 표현하는 것으로 꼽았다. 특히 해외 브랜드의 경우 거부감 없이 고객들에게 알리기 위한 방법을 고민한다고 했다.

“해외 브랜드는 오랜 전통과 함께 확고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 많다. 홍보에 있어서도 그 점을 부각시킨다. 예를 들어 폴스미스, 비비안 웨스트 우드의 경우 체크 아이템을 통해 영국 전통의 느낌을 전하려 했다”고 말했다.

스타마케팅에 있어서도 “스타마케팅의 경우 성숙기를 거쳐 주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재도약을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명 스타의 인지도나 이미지를 이용하는 차원을 넘어 스타와 브랜드 아이텐티티를 결합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메이크업 쪽에서 콜레보레이션 제의가 들어왔지만 거부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나의 이미지가 메이크업 상품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반면 최근 쿠아와의 콜레보레이션의 경우는 내가 평소에도 즐겨 찾는 아이템을 포함하고 있어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함께 중요한 것은 브랜드만의 스토리를 만드는 것.

“스토리는 시간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스타 또는 다른 분야와의 결합 등을 통해 만들어지기도 한다” 며 까르디에 소장품전에 다녀온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지난해 까르띠에 소장품전이 덕수궁에서 열린 적이 있다. 당시 포스터에 까르띠에의 보석과 한국의 처마가 같이 나와있었다. 프랑스 브랜드의 전통성을 한국의 이미지를 통해 표현한 것이다. 멋진 착상이라 생각했다. 까르띠에는 파리의 작은 공방에서 시작되어 150년 가까이 사랑 받고 있으며, 그들의 장인정신은 프랑스의 문화이며 자부심이 되었다”며 국내 그러한 브랜드가 없는 것을 아쉬워했다.

그는 컬쳐 비즈로 인해 패션이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서 문화 콘텐츠 간의 교류도 필요하지만 구성인들 간의 ‘관계의 중요성’에 관해 강조했다. 패션 산업은 현재도 영화, 음악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결합하고 있지만, 여러 직종에서 종사하는 사람들간의 교류가 더 큰 창조성을 가져온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매체를 통해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정 대표는 “동대문시장만 가도 신진 디자이너의 활동력이 엄청나다”며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국내에서도 고유의 아이덴티티와 스토리를 가진 브랜드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취재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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