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 쇼핑몰시대 필요충분 조건
가+
가-

2014-11-28 오후 5:30:29

 



복합쇼핑몰이 성숙기로 접어든 일본시장은 쇼핑몰의 수명이 더욱 짧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08년 오픈후 8년만에 전관 리뉴얼해 지난해 오픈한 ‘라라포트’ 요코하마점.

 


최근 잠실 롯데월드몰의 저층부 상업시설 임시 개장과 함께 국내 패션 업계들은 새로운 판 위에서 어떤 생존 방식을 택해야 될 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중이다.

단순한 쇼핑몰이 아니라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는 스마트 쇼퍼와 플레이 쇼퍼(롯데월드몰에서 주장하는 이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의미대로 표현한다면 쇼핑플레이어가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를 대상으로 하는 4세대 쇼핑몰이란 거창한 구호와 함께 임시 사용 허가 속에 태어난 거대한 구조체에 대해서 도대체 국내 패션관련 기업들과 소비자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 4세대 쇼핑몰은?

어차피 모든 결과의 과정에는 시대상이 반영되게 마련이므로 복합쇼핑몰 붐이 불고 있는 국내 유통업의 변화 역시 당연한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을 것이다.

롯데월드몰이 표방한 4세대 쇼핑몰이란 정의에 의문이 들어 한국에서 1, 2, 3 세대의 쇼핑몰은 어떤 기준으로 적용할 수 있을 지가 한국의 리테일 산업의 현주소에 대한 인식과도 관련이 될 것 같아서 정리를 해보니 물리적인 거리를 좁혀 기존 유통시설과 동일한 지역에 모든 쇼핑과 관련된 시설을 모아놓은 기존 백화점업의 대형화 시도가 복합쇼핑몰 1세대, 백화점이나 공항 등 기존 유통 시설이나 퍼블릭 스페이스에 다양한 유통과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확대 추가해 휴식과 쇼핑을 결합하며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 복합 쇼핑몰 2세대로 볼 수 있고 교외로 나가서 프리미엄 아울렛과 같은 형태로 쇼핑 테마파크를 지향한 것이 3세대 쇼핑몰이라 한다면 분명 4세대 쇼핑몰이란 표현은 백화점 업에서 출발한 롯데 측의 성공신화와도 다름없는 백화점 업의 유지, 연장 의지가 담겨있는 표현일 것이다.

각설하고 쇼핑몰의 정의에서부터 살펴본다면 매일경제신문이 경제학적으로 정의한 쇼핑몰은 “과거 도로를 중심으로 한 직선적 상가 배치에서 벗어나 최근에 보이고 있는 원형 등 면 중심의 상가배치형태. 쇼핑센터 옥내의 녹지나 분수 등의 환경을 갖춘 홀이나 통로를 몰이라 한다. 가로수, 가로등, 안내판, 벤치 등을 디자인하여 보행자의 쾌적성을 중시하고 머무는 시간을 연장시켜 상점가를 활성화 하자는 것이 쇼핑몰의 목적이다.”라고 되어 있다.

목적성에서 고객이 머무르는 시간을 연장시켜 상행위의 활성화를 꾀하는 것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쇼핑몰(혹은 쇼핑 센터)은 분명 과거 노동시간이 길던 산업화 시대에 여가 시간이 적어서 백화점이나 지역 상점가 같은 함축된 공간의 시간 편리성에서 리테일이 형성되어 오던 것이 물질문명의 극대화와 함께 생활자들에게 주어진 시간의 잉여가 공간의 잉여와 만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 지기 시작한 것이 분명 한 것 같다.

과거 백화점이 서구사회에 만들어 지던 배경이 전제 봉건 사회의 소멸과 더불어 새롭게 성장한 시민사회의 새 주역들인 부르조와 계급의 등장이란 시대상이 반영된 결과이고 그 가운데에서도 억압받던 봉건 여성들이 사회적 역할이 확대되고 그들만의 커뮤니티가 필요한 시점에 백화점이란 여성을 위한 천국 같은 공간이 등장하여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를 빛나게 만들었다는 사실과 마찬가지로 21세기 쇼핑몰도 필연적 시대상을 반영한 결과일 것이다.

이러한 리테일의 형태는 국가가 지닌 PEST(Political, Economic, Social, Tech nological)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형태로 발전해왔고 어느 나라든 자국의 상황이 반영된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는 산업이기 때문에 정말 대표적인 라이프스타일 산업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 리테일, 그 중에서도 현재의 복합 쇼핑몰이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쇼핑몰을 구분하는 기준 중에서 지역을 기준으로 할 때 교외형 대규모 지역쇼핑센터, 주거 밀착형 커뮤니티 쇼핑센터, 그리고 소규모의 근린형 쇼핑센터로 구분한다. 이 기준에다 조금 더 콘텐츠 구성의 특성을 반영하여 세분화 한 것이 UEC (Urban Entertainment Center), LSC(Life Style Center)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복합쇼핑몰이 체류형 쇼핑몰?

이러한 분류에서 2~3년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단어가 체류형 쇼핑몰이다.

체류형이라는 단어도 복합쇼핑몰의 목적인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연장시킨다는 목적성에서 태어난 것으로 일본의 유통기업들이 장기 불황에 이것 저것 다해봐도 뾰족한 수가 없던 2008~2009년경 태어나기 시작한 커뮤니티 쇼핑센터들을 체류형 쇼핑몰이라 부르기 시작했는데 대표적으로 요코하마의 콜렉트마레가 체류형 쇼핑몰을 최초로 표방했고 이후 리뉴얼한 라라포트 요코하마도 체류형 쇼핑몰이라 부르고 있다.

문제는 이 이후 국내에서 개발되기 시작한 쇼핑센터인, 타임스퀘어, 디큐브시티, 스퀘어원 등과 같은 몰들이 체류형 쇼핑몰이란 표현을 쓰기 시작하면서 국내에서 체류형이란 단어가 쇼핑몰의 대명사처럼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 복합쇼핑몰은 좋은 콘텐츠만 존재할까?

복합쇼핑몰에 대한 관심은 그저 부동산 개발이라는 눈에 보이는 현상으로 접근하기엔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이번에 오픈한 롯데월드몰이나 코엑스 파르나스 몰의 경우만 보아도 복합쇼핑몰이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느라 외국계 콘텐츠 개발 회사들을 동원하고 해외의 온갖 유명 콘텐츠들을 총망라해서 구성에 힘쓰고 있는 이면에는 쇼핑몰의 고비용 구조의 그늘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하는 다수의 좋은 콘텐츠들이 분명 존재한다.

복합쇼핑몰들이 투자 회수를 위해 설정한 비싼 임대료와 수수료를 감당해 내지 못하는 비용 구조를 가진 콘텐츠는 소비자들에게 노출된 기회를 아예 봉쇄 당하는 구조가 현재의 복합쇼핑몰의 실체인 것이다.

국내 리테일업계가 복합쇼핑몰 개발에 열 올리는 것은 시대상의 반영이라고 했지만 그 시대상이 무엇인가 하는 본질적인 문제이다. 분명 지금의 복합쇼핑몰은 VIP 마케팅의 허상을 추구하다 ‘客老百老’ 화 되어버린 국내 백화점 업계의 연장선과 다름이 없을 것임이 분명하다.

그 첫 번째 이유는 현재의 콘텐츠 구성이 기성 채널에서 돈을 벌어 살아남은 브랜드들과 해외 시장에서의 유명세를 무기로 국내 리테일 플랫폼으로부터 모심을 당한 콘텐츠 구성이기 때문이다. 이는 10여년전 IMF관리 체제 이후 돈 많은 VIP 마케팅에 심취한 백화점들이 보여온 모델과 다름이 없다. 살아남은 로컬 브랜드들은 이미 진부해 져버렸고, 모셔온 브랜드들은 유통사에 이익을 가져다 주지 못하는 구조가 오늘의 백화점 사태를 불러 일으켰는데도 현재의 복합쇼핑몰들이 같은 방식을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이다.

십 여 년 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중국을 비롯한 화교권 경제에서 들어오는 요우커(遊客) 들이 있다는 점 정도인데, 이들이 일으키는 붐도 말 그대로 붐이기 때문에 꺼질 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 사실은 현재의 유통업계가 더 잘 알 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수에 의존한 사업전략이 아니라 변수에 의존한 사업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 현재 한국 복합 쇼핑몰의 현실이고 또 여기에 의존하려는 수동적 전략을 준비하는 것도 한국 패션업계의 현실인 것이다.

리테일의 형태는 나라마다 PEST(Politi cal, Economic, Social, Technological)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형태로 발전해 왔기 때문에 어느 모델이 표준이라 할 수 없지만 적어도 현재 국내의 시대상으로 보는 복합쇼핑몰은 지금 벌어지는 모습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서울에서 가장 복잡한 지역에 새로 태어난 복합 쇼핑몰들은 시대상이 요구하는 가치를 아직 발견해내지 못했음이 분명하다.

수도권 교통망에서 2, 3권역의 대중교통이 모여드는 교통 집결지이고 광역버스들의 회차 지점이고 노후된 주변 아파트 단지들이 계속해서 재건축을 통해 인구와 차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곳에 만들어진 복합쇼핑몰은 이 시대의 소비자가 원하는 공간은 분명 아닐 것이다.


소라마치는 UEC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430미터 높이의 도쿄트리를 비롯 수족관과 각종 라이프스타일형 테넌트를 통해 집객률을 높였다.


 


◇ 이시대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는?

2000년대 들어 국내의 패션 소비자들은 가격 이미지가 파괴된 범용품 시장에서 그나마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에 열중하였고 아웃도어라는 새로운 장르를 폭발시키면서 여전히 국내의 패션산업은 역동적으로 보이게 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더 이상 기존 콘텐츠와 플랫폼은 매력적일 수가 없다.

새로운 형태의 리테일이 대두된다 해도 변하지 않는 본질은 소비자들에게 어떤 시장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다. 시장에 대한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은 소비자 시대의 변함없는 기준이 되어야 하므로 어떤 시대상이 대두된다 하더라도 시장의 가치를 반영한다는 근본적 원칙에서 리테일은 이 가치 제공 솔루션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현재 국내 리테일의 문제는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이 옳고 그름을 따질 것이 아니라 숙주(Platform) 와 공생(Tenant) 관계에서 숙주가 감염되고 변질되는 상황에서 공생자가 취할 행동이 생사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엄연한 현실이다. 그런데도 공생자들은 숙주의 질병상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여전히 공생의 기회를 유지하려 하고 더 나아가 기생하는 모습도 보이려 한다.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최근 몇 년간 리테일 시대로의 소비자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는 배경을 인류학적 측면에서 호모 루덴스(Homo Ludens)의 대두가 리테일 산업의 이동과 확장을 불러왔다고 했는데, 바로 이 노는 인류를 겨냥한 최적의 형태가 현재로서는 대형화된 복합 쇼핑몰 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정확한 판단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 유통 시장에서 벌어지는 상황이나 변화의 조짐은 분명 모터리제이션과 결합하여 시간이 잉여 되기 시작한 호모 루덴스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확장과 준거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기존 체제에 익숙해진 유전자가 새로운 프레임에 적응하려면 어떤 변이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불안감이 기대감을 앞선 다는 사실일 것이다.

이웃 일본의 복합 쇼핑센터들은 분명 미국의 몰에서부터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거기에다 여전히 일본 특유의 손맛으로 일본화 시키는 노력도 뒤따르고 있다. 이런 사례들이 한국유통업계의 복합쇼핑센터 형성기에 다양하게 반영될 것 또한 분명하다.

예를 든다면 일본 백화점 업계는 지금 중소형 점포를 지역에 밀착한 대형 유통시설(사이타마현 코시가야의 이온 레이크 타운과 같은)에 밀착시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또 콘텐츠를 분해해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다른 플랫폼에 이식시키는 일(다카시마야의 F&B 푸드메종을 오카야마 이온몰에 입점시키는 등)이나 아예 콘텐츠를 때어내어 지역에 밀착시키는 소형 모델로 변모시키는(미쓰코시이세탄 홀딩스의 MI 플라자)같은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숙주의 변화에 공생이 됐든 기생이 되든 결합할 수 있는 테넌트로서의 입지를 구축하는 일이 그리 호락호락하게 여겨지지 않는 다는 것이 우리 패션 업계의 고민인 것도 틀림없는 사실일 것이다.

그렇지만 불변의 진리는 오히려 단순하다. 크고 화려한 이목이 집중되는 구조물 보다 우선해야 할 것은 플랫폼이나 테넌트나 공히 어떤 가치를 어떤 방법으로 제공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제공하는 가치로 인해 소비자가 얻을 이익은 얼마나 되고 어떤 형태일지에 대한 고민과 경쟁자와의 차이점 등에서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는 점이다.

세상이 바뀌더라도 내 본질은 바뀌지 않을 것이고 단지 적용하는 방법의 차이만 있도록 준비해 놓는다면 부담도 덜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여전히 국내 패션업계에 하고 싶은 말은 정체성 확립뿐이란 말이다. 아이덴티티! 여전히 유일한 극복 과제이다.




도쿄트리와 소라마치 입구.


김묘환 CMG 대표
oldies.k@gmail.com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기사
복합쇼핑몰,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담다
복합쇼핑몰, 테넌트 차별화로 승부건다
선진유통을 통해 본 국내 복합쇼핑몰의 미래
서울 강남 복합쇼핑몰 패권싸움 향방은?
테넌트 간 협력·리테일테인먼트·빅데이터
“롯데월드몰에서 색다른 도심 라이프를 즐기세요”
“두타는 문화를 함께 전달하는 패션 전문점입니다”
“코엑스몰은 라이프스타일과 문화·예술이 어우러진 컬처 플랫폼”
“고객은 물론 직원과 협력사와의 ‘의리’ 지켜가야죠”
“타운 매니지먼트’ 실현해 지역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해야죠”
“유모차 부대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습니다”
“고객과 테넌트 모두 혜택받는 구조 만들어야죠”
“타임스퀘어는 복합쇼핑몰의 기준이 될 것입니다”
“파르나스몰’은 오피스워커 타깃으로 한 프리미엄 캐주얼 몰입니다”
“도심 속 차별화된 특화관이 아이파크몰의 경쟁력입니다”
“충청권 최고의 복합쇼핑몰로 안착 확신합니다”
“유통 기업과 일반 디벨로퍼의 진검승부가 시작됩니다”
“쇼핑몰 수백개 시대 수익 구조부터 다시 짜야죠”
복합쇼핑몰 시대 주도하는 키 테넌트는?
‘E-WORLD’에서 입고, 먹고, 즐겨라!
메이비원(주) | 대표:황상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신경식
사업자등록번호:206-81-18067  | 통신판매업신고:제2016-서울강서-0922호
TEL 02)3446-7188  |  Email : info@fi.co.kr
주소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Copyright 2001 FashionInsight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