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쇼핑몰 시대가 본격화됐다. 쇼핑과 문화, 엔터테인먼트를 한 곳에서 모두 즐길 수 있는 대형 복합쇼핑몰들이 연이어 등장한 후, 우리의 생활 패턴도 한층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복합쇼핑몰에는 백화점과 마트, 영화관과 서점, 패션과 맛집, 그리고 호텔과 면세점까지 다양한 시설들이 한데 아우러져 시너지를 내고 있다. 우리의 생활 안으로 깊숙이 찾아온 복합쇼핑몰 속을 들여다 봤다.
타임스퀘어 |
“타임스퀘어에 자주 들러요. 최근 날씨가 쌀쌀해 따듯한 곳을 찾다 보니 더 오게 되는 것 같아요. 친구들과 쇼핑도 하고 영화도 보고 그러다 푸드코트(다이닝스퀘어)에 들러 스파게티나 볶음밥, 샐러드 등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눠요. 백화점보다 넓고 쾌적하고 재미있어서 좋아요. 또 옷과 가방, 액세서리로 가득한 톡톡 튀는 편집숍에 들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요. 얼마 전 오픈한 ‘원더플레이스' 매장을 좋아해요. 제가 좋아하는 옷, 가방, 신발, 모자 등 온갖 상품들이 다 모여 있잖아요. 요즘 타임스퀘어처럼 재미난 곳도 없는 것 같아요”.
“일요일이라 가족끼리 쇼핑을 나왔는데요. 이곳 파르나스몰은 다른 곳과 좀 더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풍기네요. 쇼핑도 하고 가족끼리 식사를 했어요. 카레우동 전문점 ‘코나야’에서 우리 가족 네 명이 각자 세트 메뉴를 주문해 먹었는데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다음엔 옆에 있는 서래마을에서 봤던 ‘수불’하고, ‘한성문고’에서 식사를 해 보고 싶어요. 조만간 또 찾아 와야죠”.
“와 정말 엄청나네요. 지금까지 서너 번 왔는데요. 롯데월드몰은 아직도 어디에 뭐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먹는 곳, 구경할 게 많고, 쇼핑까지 할 수 있어 좋아요. ‘자라’ ‘H&M’ ‘유니클로도’ 있고, 영화관, 수족관, 롯데마트도 있어요. 면세점도 있고, 하이마트도 들어와 있네요. 여기서 정말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워낙 크니까 각 층마다 있는 커피숍이나 식당에서 쉴 수 있어 편리한 것 같아요. 정말 하나의 멋진 월드가 만들어졌네요.”
복합쇼핑몰 시대가 활짝 열렸다. 복합쇼핑몰이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개인과 가족, 연인들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복합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쇼핑은 물론 보고, 먹고, 즐기는 시설들이 한 데 어우러져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 이처럼 복합쇼핑몰은 빠르게 소비자들의 생활 속 깊숙이 파고 들어 사람들의 생활 전반에 걸쳐 변화가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여가 시간을 통해 레저·여행·등산 등을 즐기기도 하지만, 쇼핑과 다채로운 재미를 한 장소에서 느낄 수 있는 복합쇼핑몰을 찾아 체류하는 시간이 점차 늘고 있다.
다양한 시설들이 한 데 어우러진 복합쇼핑몰을 찾아 쇼핑과 음식,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고, 휴식과 힐링을 통해 생활에 필요한 즐거움을 얻고 활력을 충전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복합쇼핑몰에서 생활에 필요한 모든 활동을 누리고 있다. 옷과 화장품을 사고, 커피와 차를 마시며, 핸드폰과 테블릿 PC 등의 IT 기기를 장만하고, 영화나 수족관, 키즈 놀이시설에서 즐거운 체험 쇼핑을 한다. 나아가 복합쇼핑몰 내에 있는 공원이나 공연장, 혹은 갤러리에서 문화 생활을 즐기기도 하고 건강을 위해 스포츠센터나 수영장에서 운동을 하기도 한다.
또한 인기 스타와 함께하는 이벤트가 열리기도 하고, 드라마나 영화의 촬영 장소로도 사용돼 명소가 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만났다 헤어지는 만남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복합쇼핑몰은 사람들이 만나고, 헤어지고, 웃고, 즐기고, 뛰어 노는 하나의 세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롯데월드몰 |
◇ 라이프스타일과 F&B 브랜드 앵커 테넌트로 MD 강화
최근 복합쇼핑몰의 트렌드 중 하나가 라이프스타일과 F&B 비중 강화다. 소비자들의 쇼핑 트렌트가 라이프스타일 상품으로 변화고, 먹거리에 대한 투자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
현대아이파크몰은 지난 8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지’를 유치해 높은 인기 속에 빠른 안착이 예상된다. 또한 가구 브랜드 ‘리바트’에서 새롭게 선보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리바트 스타일 숍’도 입점시켜 15일간 5억원대라는 매출 기록을 보였다.
전주의 복합쇼핑센터 ‘몰오브효자’는 9월 5일 그랜드 오픈시 전체 1~3층 가운데 2층에 이랜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모던하우스’를 입점시켜 성공적인 MD를 선보였다. 또한 라이프스타일 슈즈멀티숍 ‘폴더’도 1층에 입점해 꾸준한 매출 상승을 보이고 있다.
또한 메세나폴리스는 기존 ‘무지’와 더불어 ‘원더플레이스’의 세컨 브랜드 ‘RAG (REST AND GOODS)’와 영국 브랜드 ‘로라애슐리’를 입점시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MD를 강화했다.
타임스퀘어는 2009년 9월 첫 오픈 시 ‘무지’ ‘핫트랙스’ ‘모던하우스’를 유치했고, 올해 ‘캐스키드슨’을 추가해 라이프스타일 MD를 한층 강화했다.
롯데월드몰도 해외 대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니코앤드’와 ‘자라홈’ 등을 입점시켰다. 인천의 스퀘어원도 자체 PB인 ‘어바웃하우스’의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덴마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플라잉타이거’가 현재 국내 진출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조만간 국내 론칭이 이뤄지면 복합쇼핑몰을 메인 유통망으로 정해 공격적인 브랜드 전개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복합쇼핑몰은 F&B에도 정성을 들이고 있다. 파르나스몰은 파리 베이커리 브랜드 ‘곤트란쉐리에’, 미국 시애틀 팝콘 브랜드 ‘쿠쿠루자’, 하와이안 카페&델리 ‘알로하 테이블’, 일본의 카레 맛집 ‘코나야’, 일본 최고의 타코야키 브랜드 ‘크로와상 타코야키’ 등을 입점시켜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차별화된 MD를 선보였다.
타임스퀘어도 F&B를 대폭 강화하는 변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CGV와 이어지는 5층에 지난해 ‘빕스’와 ‘제일제면소’를 구성했고, 최근에는 4층 식당가와 지하1층 푸드스퀘어를 리뉴얼했다.
이번 리뉴얼로 수제 함박 스테이크 ‘구슬함박’, 카레 전문점 ‘아비꼬’, 베트남 쌀국수 ‘르사이공’, 인사동 명물 ‘북촌 손만두’, 한식 전문점 ‘장사랑’, 순두부 전문점 ‘미스터 순두부’, 일본식 라멘 ‘멘야산 다이메’ 등 대표 맛집들이 대거 입점해 파워풀한 MD를 선보였다.
올해 초 오픈한 종로구 청진동의 라이프스타일 쇼핑센터 ‘그랑서울’이 40여 개를 구성하면서 이중 80%를 F&B로 구성했다. ‘그릴5타코’ ‘투뿔등심’ ‘꼬또’ 등의 F&B 분야 인기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켜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음식만화 ‘식객’에 나온 맛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전국 대표 맛집 10여 곳을 묶은 ‘식객촌’은 주변 직장인과 관광객들로부터 인기가 뜨겁다. 식객촌에는 ‘수하동 곰탕’ ‘벽제한우설렁탕 청미’ ‘봉우리 한정식’ ‘오두산 메밀가’ ‘만족 오향족발’ ‘부산포 어묵’ ‘무명식당’ ‘전주밥차’ ‘커핀그루나루‘ ‘한육감 참누항소’ 등이 구성돼 있다.
◇ 보증금과 카드 수수료, 관리비와 미니멈 개런티까지 부담
복합쇼핑몰 시대가 열리면서 사람들의 생활 수준이 업그레이드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부작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는 게 사실이다. 입점 업체들이 복합쇼핑몰에 입점할 때 계약하는 조건이 가장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대부분 입점 업체들은 ‘임대을’이라는 방식을 통해 복합쇼핑몰에 입점한다. '임대을'은 보증금에 매출에 따른 수수료를 임대료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임대을’은 백화점과 달리 매출이 브랜드 본사로 발생된다. 따라서 브랜드는 유통 업체에게 최소 6~12개월, 많게는 24개월치 임대료를 보증금으로 제공해야 한다. 매월 납부하는 임대료는 사전에 서로 계약한 매출에 따른 수수료율을 적용해 변동 적용된다. (보증금 산정시 월 임대료는 별도 지정)
결국 '임대을' 방식은 브랜드에게 매출에 따른 판매 수수료뿐만 아니라, 카드 수수료와 매장 평당 관리비까지 납부해야 하는 구조다. 여기에 그치는 않고 최소 매출 보장(미니멈 개런티 minimum guar antee)이라는 억지 조건까지 따라야 한다.
최소 매출 보장의 의미는 매출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기존 계약인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매출과 상관없이 미리 계약한 최소 임대료를 보장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매출이 일정 수준 이하로 나올 경우 고스란히 브랜드에게만 부담이 가중되는 것이다.
이에 복합쇼핑몰은 한번 입점하면 최소 수년간 영업하게 되는데, 그 기간 동안 브랜드의 운영 능력 부족으로 인한 리스크까지 떠 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최소 매출 보장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에 업계 반응은 일방적으로 한 쪽에만 피해가 가는 방식의 계약은 불합리하다는 의견이다. 공평하게 서로 노력하고 함께 위험을 감수할 때 지속적인 성장과 더불어 서로 윈윈하게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성호 기자
ksh@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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