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패션 비즈니스 역량 기반 마켓리더십
초우량 패션기업의 으뜸 조건은 무엇보다 우선 '비즈니스 경영역량'이다.
지극히 당연한 이 명제가 2018년 한국 패션기업 평가분석 작업에서 비로소 옳곧게 입증됐다. 그 동안 우리나라 초우량 패션기업 영역의 다수는 거대 그룹사 위세를 배경으로 하는 그 무언가 패션 비즈니스 외적 절대 우위역량의 지배 구조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거대 그룹사 구조에서 패션기업의 상대적인 소외 위상의 영향인지 마치 패션 비즈니스의 영역은 결코 주류가 될 수 없는 변방 또는 하위 산업 생태계로 부지불식간 조망됐다. 그런데 2018년 F-MPI 평가 결과 초우량 패션기업의 기준이 되는 TOP 5 의 면면은 그 무엇보다 패션 비즈니스가 경영 가치의 중심이고, 언제나 사업에 제반 역량의 진지한 몰입이 투여된 비즈니스 중심 패션 전문기업들이다.

'유니클로'로 웅변되는 에프알엘코리아, 글로벌 자원 활용 극대화로 절대적인 글로벌 패션 브랜드 비즈니스 영역의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 그룹사의 품에서 독립한 후 더 더욱 패션 전문기업으로서의 양질의 성과를 배가하고 있는 LF, 한국 시장에서의 호조는 물론 글로벌 리더쉽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휠라코리아, 경영리더쉽의 교체에도 더욱 더 비교불가의 경쟁력으로 여성복 부문의 절대지존으로 군림하고 있는 한섬. 이들 초우량 패션기업의 성과는 단지 그룹사의 위세만으로는 살 수 없는 패션 비즈니스 본질의 경영 역량으로 가능했다는 평가이다. 뿐만 아니라 에프앤에프, 성주디앤디, 난다, 코웰패션 등 TOP 10 의 면면 역시 이들 초우량 패션기업의 성과우위 속성과 별반 다르지 않다. 패션 비즈니스에 보다 집중된 경영 포트폴리오가 견지되는 패션 비즈니스 전문 패션기업의 마켓리더쉽 확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새로운 패션산업 마켓리더쉽의 향배는 새로운 변수의 돌출과 패션산업 구조의 변혁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다름 아닌 제반 변화에 보다 기민할 수 있는 패션 비즈니스에 더욱 관숙되고 패션 비즈니스 본질에 특화된 패션 비즈니스 경영 역량으로 가늠될 것이다.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Digital transformation)
최근 패션소비 산업 생태계의 제 1 화두는 단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다. 온라인 유통채널 리더십의 확장이나 디지털 정보 기반 공급가치사슬(SCM)의 재편 그리고 가히 TMI(Too much information)라 칭해도 좋을 소비자 영역 에서의 무한 증폭 수준의 정보 공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역동적 파고는 단지 가시적 현상 범람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느 덧 비즈니스 성과 결과에서도 그 영향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2018년 F-MPI 평가작업 결과 TOP 50에 자리매김 되고있는 난다(8위), 그랩(19위), 엔라인(23위), 부건에프엔씨(33위)는 물론 스튜어트(57위), 더블유컨셉코리아(78위) 등 온라인 유통채널 중심 패션기업들의 선전은 더욱 두드러진다. 그런데 사실 이들 소위 온라인 전문 패션기업의 부상만이 디지털포메이션의 증거는 아니다.
오프라인 패션기업의 온라인 유통채널 확장의 모범사례로 자주 회자되고 있는 LF(3위), 한섬(5위)의 굳건함이 어느 한면 더욱 의미 있다는 평가이다. 새로운 기회의 활용에 막연한 자기 제한 대신 유연한 변화 전략이 가져다준 선순환의 결과이다. 코웰패션(10위)의 인상적인 부상 역시 새로운 채널 기회를 바탕으로 하는 지렛대 전략의 쾌거이다. 홈쇼핑 유통 채널의 실제 구매 경로 50% 이상이 온라인 이라는 점에서 이 역시 유명 스포츠 브랜드 연계 이너웨어의 새로운 장르를 선점한 호조의 결과가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공급가치사슬(SCM) 잇점으로 새로운 패션 비즈니스 가치 역량 축적에 성공하며 새로운 차원의 도약을 기대하게 하는 신성통상(20위)의 선전 역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또 다른 사례로 주목된다. 물리적 공간의 제한성은 디지털 도구와 관리 수단의 지원으로 이제 더 이상 걸림돌이 되지 않음을 입증하고 있다. 이미 우리 패션 소비산업 생태계 깊숙히 개입하고 최고의 변화 진앙지가 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압축되는 변화의 키워드는 2019년에도 여전할 것이다.
◇ 축적의 시간, 지식 자산
현대 패션 비즈니스는 섬유 산업의 막내라는 오랜 편견에서 점차 해방되며 보다 소비자 중심의 지식 집약적이고 정보 집약적인 산업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집약의 속성은 자생적인 것이든 외부로부터 차용된 것이든 모두 나름 축적의 시간이 전제된다. 이 같은 관점에서 가히 화려한 귀환이라 불러도 좋을 휠라코리아(4위), 에프앤에프(6위), 성주디앤디(7위), 케이투코리아(16위), 영원아웃도어(17위)의 본질 역량 기반 차별적 반등세는 주목된다. 흔히 축적의 시간을 곧 단지 경험칙 등 다소 제한적인 과거의 입담 정도로 폄훼하기 쉬우나, 축적되고 집적된 역량의 참가치는 새로운 변화와 과제에 대한 보다 확률 높은 대응 역량이다. 이들 기업들의 새로운 성장 에너지의 발현은 그저 새로운 변화 전략의 기여라기 보다는 상당기간 축적된 차별적 패션 비즈니스 경영 역량으로 가능했다는 평가이다.
부침 가득한 혼돈의 시장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과 지속성을 견지하고 있는 지오다노(24위), 한세엠케이(32위), 대현(38위), 해피랜드코퍼레이션(41위), 위비스(43위)의 경우 역시 전술한 축적의 시간 역량이 이 같은 지속성장 경영 안정성의 가장 큰 요인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그렇다면 축적의 시간을 통해 집약된 성장동력 역량의 실체는 무엇일까? 경험은 분명 결코 배제될 수 없는 중요한 경영자산이다. 다만 이 경험 자산이 경영인프라의 속성으로 기여되지 못하고 자주 개인의 역량 범주로 제한되기 때문에 과도하게 폄훼되는 경향으로 치부되는 것이다. 경험이 패션 비즈니스 경영 지식인프라의 자산으로 활성화되려면 그 경험이 개인의 사고 영역이나 사적 기억 단계를 초월하는 일관되고 객관적인 데이터로 준거해야 한다.
흔히 빅데이터니 인공지능(A.I)이니 하는 용어 자체에 함몰되어 이를 멀게만 여기지만 이들 역시 기반 데이터의 기여 없이는 한낱 껍데기일 뿐임을 잘 이해해야 한다. 문자, 소리, 화상 등 세상 모든 현상이 디지털 언어로 집약되듯, 지식집약적 경영의 핵심은 경험 역시 활용가능한 지표로 축적되고 집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은 경험을 남기고, 일관된 지표로 정련되고 집적된 경험은 조건을 제어하고 성장을 지속하는 최고의 경영 동력이 되고 있음은 거론된 선전기업들의 성과 결과에서 이미 충분히 입증되고 있지 않은가.
◇ 집중과 다각화
선택과 집중의 미학은 때때로 다양한 기회의 간과나 의미있는 도전의 不妊을 강제한다. 집중과 다각화는 막연히 깊이와 넓이에 대한 대칭적 관계로 쉽게 동의되기 쉽다. 그런데 심도와 폭에 대한 상관관계는 흔히 오해하듯 반드시 어느 하나가 커지면 그 대칭의 것이 줄어드는 것이 결코 아니다. 더구나 다양한 영역과 이질적 속성이 창조적 융합으로 새로운 가치로 창출되는 현대 패션 소비 생태계의 비즈니스 생리를 반추하면 더욱 그러하다.
이 같은 관점에서 골프웨어 영역에서 다양한 세분 영역으로의 전개 포트폴리오를 성공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한성에프아이(28위)와 크리스에프앤씨(36위)의 결과는 이 같은 통념에 대한 절묘한 해법으로 주목된다. 한국 골프웨어 시장은 이제 하나의 단위로 정의하기엔 그 규모나 세부 가치 속성이 충분히 커지고 다양해졌다. 이 같은 시장 속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판단을 바탕으로 이 두 기업은 기존 보유 역량의 확장을 통해 골프웨어 시장 영역에서의 집중과 다각화를 동시에 선취하며 당당히 지속성장가능 패션기업의 반열에 탄탄히 서게 된 것이다.
이 같은 관점을 좀 더 확장하면 에프앤에프, 한세엠케이 역시 캐주얼 영역에 집중하면서도 캐주얼 영역의 새로운 기회 시장으로 확장을 통해 오늘의 선전을 이끌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글로벌 브랜드 전개 영역에서의 신세계인터내셔날. 스포츠 브랜드 연계 이너웨어의 다양한 전개로 급부상한 코웰패션. 스포츠 영역에서 인접 세부 영역으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더욱 공공히 하고 있는 데상트코리아(13위)와 케이투코리아. 여행을 중심으로 영역확장에 순항하고 있는 쌤소나이트코리아(25위). 이 같은 관점에서 비즈니스 전략 수행 과정에서 집중과 다각화는 1차원적 대칭적 명제가 아니라 더욱 다양한 선택의 조합이 가능한 열린 명제임이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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