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트리트 입고 더 젊어진다
2019-06-01서재필 기자 sjp@fi.co.kr
스포츠 헤리티지에 젊은 감성 더해 1020 공략

'나이키 X LMC' 등 컬쳐 마케팅으로 이슈


최근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는 스트리트 브랜드와 손잡고 젊은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나이키 X 오프화이트'


글로벌 스포츠와 스트리트 캐주얼의 만남이 1020 소비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주요 이슈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뉴발란스'와 '라이풀'이 함께 만든 여름 슈즈 컬렉션부터 '헤드'와 '오아이오아이'의 스윔웨어, '빈폴스포츠'와 '키르시'의 스포티 캐주얼룩까지 올해도 글로벌 스포츠와 스트리트 브랜드간의 협업은 패션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나이키 X LMC' '헤드 X 로맨틱크라운' '뉴발란스 X 디스이즈네버댓' '푸마 X 아더에러' '리복 X 커버낫' 등도 연일 화제를 일으켰다. 이들은 제품뿐만 아니라 함께 행사를 기획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10대부터 30대 초반 소비자들의 마음을 연일 들썩이게 만들었다.


특히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측에서 먼저 국내 온라인 스트리트 브랜드들에게 협업을 제안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서로가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 층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이러한 협업이 활발하게 나타나는 가장 큰 이유다. 스포츠 브랜드들은 다양한 연령대를 포섭하고 있지만 이미지 쇄신을 통해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등 젊은 소비자들의 유입이 필요하고, 스트리트 브랜드들에게는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여 1020대에서 30대 초반까지 소비층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패션 산업 관계자는 "몇 해 전부터 '나이키'와 '아디다스' '리복' 등은 '슈프림' '스투시' '칼하트' '오프화이트' 등과 같은 스트리트 브랜드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각 나라마다 인기를 끄는 온라인 브랜드들과 협업하고 있다. 이는 나라별 시장에서 다양한 소비자들을 포섭해 입지를 굳히려는 전략"이라며 "온라인 브랜드 입장에서 보면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은 국내외로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스포츠와 스트리트의 만남, 실질 성과 이끌어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과 온라인 스트리트 브랜드들이 잡고 싶어하는 소비층은 바로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는 사회에 진출해 자체적인 소비력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아디다스 오리지널' '리복' '휠라' '카파' '엘레쎄' 등 어센틱 스포츠웨어에 대한 향수가 있다.


'헤드'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로맨틱크라운'과 협업을 진행했다. '헤드'의 오리지널리티를 보여주는 네오클래식 라인을 강화한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스트리트와 스포티 감성의 화합을 제대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어글리슈즈 '스크래퍼'를 중심으로 지난 시즌 대비 30% 매출 상승 효과를 봤다. 스크래퍼는 10차 리오더까지 진행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헤드 X 로맨틱크라운'



김민성 '로맨틱크라운' 대표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와의 함께한 첫 작업으로 바쁜 일정 속에서도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로맨틱크라운'에서만 이 협업 컬렉션으로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대단했다. '헤드' 측에서도 생산과 전속 모델 선미 씨를 통한 홍보 등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줘 원활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프로스펙스'는 올해 초 디자이너 브랜드 '노앙' '바이브레이트'와 협업을 통해 오리지널 라인에 씌어 있던 '늙은 이미지'를 벗어 던졌다. 특히 올해 초 '노앙'과 협업한 '프앙 뮬'은 '프로스펙스'의 신발 헤리티지를 제대로 보여주며 발매 두 달만에 완판되는 저력을 보였다.


'카파'와 '참스'의 협업은 양 측 모두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낸 대표적 사례다. 함께 작업한 결과물을 서울컬렉션 무대에 선보임으로써 '카파'는 국내 묵혀 있던 오래된 이미지를 벗고 1020 소비자들을 새롭게 끌어안으며 8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참스'는 영국 대형 리테일러 '브라운즈'의 관심을 받아 본격적인 글로벌 홀세일 비즈니스의 포문을 열었다.




'카파 X 참스' 2019 F/W 서울컬렉션 무대


장학선 '참스' 마케팅 이사는 "'카파'와 첫 작업을 시작한 2017년 당시 '카파'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인기가 높던 브랜드였다. 그 덕에 컬렉션 오픈 전부터 해외 바이어들이 우리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협업한 결과물을 서울컬렉션 무대에서 선보이자 마자 브라운즈에서 관심을 보였고 두 번째 협업 컬렉션부터 억 단위 수주를 받았다. 그 외에도 필리핀 'BENCH' 그룹, 일본 'AGEM' 등 다른 글로벌 리테일러들과도 거래를 시작해 홀세일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카파'는 지난해 헤리티지 라인을 확대하고 젊은 디자이너 브랜드들과 협업을 통해 Z세대가 사랑하는 매출을 900억원까지 확대하고 브랜드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참스'와의 세 차례 협업에 이어 지난 5월 '준지'와 새롭게 손을 잡았다.


그 외에도 '디스이즈네버댓'은 올해 초 '뉴발란스'와 손잡고 선보인 스포츠웨어 컬렉션은 1차 생산 물량 2000장이 단시간에 완판되는 저력을 발휘했다. 지난해 10월 발매한 '리복 X 커버낫' 기능성 다운 파카는 '커버낫' 측에 전년대비 동일시즌 매출 200% 신장이라는 성과를 가져다줬다. '스테레오바이널즈'는 올해 3월 '휠라'와 여름 시즌 컬렉션을 함께 했다. '휠라'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으면서 매출 상승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뉴발란스 X 디스이즈네버댓'



◇ 진화하는 협업, 컬쳐 마케팅으로 다양한 소비자 만나


스포츠와 스트리트의 협업은 제품 기획에만 국한되지 않고 최근 컬쳐 마케팅으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협업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매 시즌 꾸준히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이슈메이커 역할을 한다.


최근 Z세대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FCMM'은 이달 내로 '엄브로차이나'와 협업한 컬렉션 라인을 선보인다. 이번 협업은 단순히 제품을 보여주는 것에 끝나지 않는다. 아시안게임 우승에 이어 손흥민, 이강인 등 전세계가 주목하는 국내 축구 선수들의 활약에서 비롯된 축구 인기와 떠오르는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초점을 맞췄다.


박찬영 'FCMM' 대표는 "이번 협업은 '엄브로'가 가진 축구 헤리티지를 'FCMM'만의 젊은 감성으로 풀어낸 애슬레저룩 라인"이라며 "협업 이후에도 다양한 체육 행사를 후원하고 여러 스포츠 브랜드들과 협업을 추진해 어반 스트리트 스포츠웨어 브랜드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더에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2월 '푸마'와 진행한 두번째 협업 컬렉션 'FORE VER YOUTH'를 공개했다. 'FOREVER YOU TH'는 '푸마'의 브랜드 슬로건 'FOREVER FASTER'와 '아더에러'의 감성 '청춘'을 결합해 탄생했다. 70년 헤리티지의 '푸마'와 '아더에러'의 젊은 감성의 만남을 기념해 지난 협업과 마찬가지로 성수동 한 클럽에서 전시회를 개최해 이슈가 됐다. 전시회가 열린 기간 동안 10~30대 초반에 해당하는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주로 방문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푸마 X 아더에러' 협업 기념 전시



'LMC'는 2017년과 2018년 '나이키' 에어포스1 탄생을 기념하는 행사 '배틀포스 서울'에 파트너로 두 차례 참여했다. 에어포스1의 오염도에 따라 변화하는 스타일을 보여주는 커스터마이징 쇼와 3:3 농구대회, 랩·댄스 배틀 등 다채로운 고객참여형 이벤트들을 공동으로 기획했다. 또한 지난해 7월 '나이키' 풋볼 스튜디오 서울 행사에도 파트너로 참여해 'LMC'만의 스트리트 감도를 더한 월드컵 기념 유니폼 커스텀 디자인을 제공하는 등 명실상부 '나이키' 이벤트 파트너로 자리잡았다. 


신찬호 레이어 대표는 "'나이키'와는 2년간 총 세 차례 협업은 가장 즐거웠던 작업으로 기억된다. 'LMC'의 자유분방한 콘셉트가 젊은 소비자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나이키'의 다양한 행사들과 시너지 효과를 냈다. 'LMC'가 글로벌 브랜드의 파트너로 작업을 함께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우리 소비자들에게 큰 자랑거리가 되며 브랜드에 공신력을 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키 X LMC' 배틀포스 서울


나이키코리아 마케팅 관계자는 "재미있는 기획이 더해지지 않으면 패션 소비의 중심인 밀레니얼과 Z세대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다"라며 "우리에게 없는 DNA를 갖고 있는 스트리트 브랜드와의 협업은 젊은 감성을 수혈해 어린 고객들에게 우리의 헤리티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전략이다. 때문에 우리와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파트너라면 오랜 시간 함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키 X LMC' 풋볼스튜디오 서울 행사



한 패션 산업 관계자는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로 소비 주도권이 넘어오고, 스포츠웨어가 일상복으로 널리 퍼지면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라며 "스포츠와 스트리트의 협업은 양 측에게 새로운 소비자를 만나게 해주는 통로 역할을 한다. 특히 스트리트 브랜드 입장에서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와 협업 자체가 이슈가 되어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는 추진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빈폴스포츠 X 키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