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Y LAROCHE

「기라로쉬」는 ‘유행보다 브랜드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덕분에 2013 봄/여름 파리패션위크에 참가한 럭셔리 브랜드 중 가장 단조롭고 평범하며 보수적인 구성력을 보여준 컬렉션으로 손꼽혔다.
그 동안 하우스 전통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준 디자이너 마르셀 마롱지우(Marcel Marongiu). 이번 시즌 역시 여성들의 최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 진이나 스웨터 등 단품의 조합보다 ‘토털 룩’을 강조했다. 그렇다고 그가 말하는 ‘토털 룩’이 정장 수트는 아니다. 모던하면서 스포티한 것이지만 전체적인 조화에 중점을 둔 것을 말한다. 조화는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오프닝 룩인 원피스와 코트는 감색에 올해 유행 색인 에메랄드 그린으로 포인트를 줘 시크하고 모던한 스타일을 완성했다. 단정한 느낌의 기본 원피스와 투피스에 트임을 주고, 피커부(얇은 천이나 트임 등으로 살짝 속이 보이는 옷) 스타일로 여성미를 강조했다. 가슴을 섹시하고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브이 존, 옆 선을 과감하게 튼 스커트 등 전체적으로 도회적인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이번 시즌 선보인 실루엣은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계한 건축가 프랭크 게리와 브라질 건축가 오스카 니마이어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 특히 오프닝 룩과 절개선이 여럿 들어간 스커트와 원피스는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뉴욕 IAC 건물을 모티브로 삼았다. 사선 모양의 건물 외관은 고정되어 있으면서도 흐르는 느낌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하이웨이스트 바지와 몸을 따라 흘러내리는 듯한 발목길이의 실크 저지 스커트, 삼각형 격자무늬와 나뭇잎을 응용한 반달무늬 원피스와 핸드백, 그리고 지오메트릭 스택트(stacked) 힐 등으로 단조로움을 피했다.
마르셀 마롱지우는 파리 보자르(Beaux Arts)에서 패션 전문가 교육 과정을 거쳐 1989년부터 여러 브랜드의 패션쇼를 모두 성공적으로 진행해왔다. 그는 세계 각국의 패션지 편집장들과 럭셔리 브랜드 유통 책임자들로부터 최고의 찬사를 받았으며, 2007년 「기라로쉬」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