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 Paul Gaultier

30주년을 맞은 장 폴 고티에 컬렉션은 고티에의 하우스에서 꺼내온 주옥 같은 작품들로 초반부를 장식했다. 블랙의 모터싸이클 재킷으로 시작한 이번 쇼는 그간 지나왔던 세월들을 고스란히 작품에 묻혀온 그의 정신 세계를 보여줬다. 이는 세계적인 디자인으로서 ‘뭔가 했다’는 것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풋풋하게 회상하기 이를데 없는 아카이브는 몽땅 올려졌고 우리를 아트스틱한 판타지의 세계로 데려다 줬다. 고티에는 마돈나를 상징하는 고깔 비스튀에를 과장된 실루엣의 드레스로 탈바꿈시키기도 하고, 그로데스크한 분위기에 심취시키기도 했다. 그 동안의 농염한 세월답게 펼쳐진 이번 시즌의 드레스들은 ‘스포티브’로 압축됐다. 조망만한 얼굴 위로는 후드가 얻어졌고, 옆선과 손목, 밑단을 메운 두세 줄의 컬러 대비를 이룬 스트라이프는 ‘운동복’의 대명사가 아니던가. 쇼의 후반부까지 이어진 블랙과 화이트의 스니커즈는 모델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 활기찬 워킹이 계속됐다.
‘운동복’의 자세를 여전히 머금고 등장한 섹시한 미니 드레스와 러닝 톱에는 자수 장식을 놓아 동양적인 분위기를 덧입혔다. 스포티즘와 완벽히 결합시킨 블랙의 드레스는 절묘한 레이어링을 통해 우아함과 섹시함을 ...more

30주년을 맞은 장 폴 고티에 컬렉션은 고티에의 하우스에서 꺼내온 주옥 같은 작품들로 초반부를 장식했다. 블랙의 모터싸이클 재킷으로 시작한 이번 쇼는 그간 지나왔던 세월들을 고스란히 작품에 묻혀온 그의 정신 세계를 보여줬다. 이는 세계적인 디자인으로서 ‘뭔가 했다’는 것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풋풋하게 회상하기 이를데 없는 아카이브는 몽땅 올려졌고 우리를 아트스틱한 판타지의 세계로 데려다 줬다. 고티에는 마돈나를 상징하는 고깔 비스튀에를 과장된 실루엣의 드레스로 탈바꿈시키기도 하고, 그로데스크한 분위기에 심취시키기도 했다. 그 동안의 농염한 세월답게 펼쳐진 이번 시즌의 드레스들은 ‘스포티브’로 압축됐다. 조망만한 얼굴 위로는 후드가 얻어졌고, 옆선과 손목, 밑단을 메운 두세 줄의 컬러 대비를 이룬 스트라이프는 ‘운동복’의 대명사가 아니던가. 쇼의 후반부까지 이어진 블랙과 화이트의 스니커즈는 모델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 활기찬 워킹이 계속됐다.
‘운동복’의 자세를 여전히 머금고 등장한 섹시한 미니 드레스와 러닝 톱에는 자수 장식을 놓아 동양적인 분위기를 덧입혔다. 스포티즘와 완벽히 결합시킨 블랙의 드레스는 절묘한 레이어링을 통해 우아함과 섹시함을 동시에 잡아냈다.
쇼의 말미에서도 고티에는 스포츠 룩에 대한 초심을 잃지 않았다. 넓직하게 러플지어진 하이웨이스트 드레스에 트레이닝 팬츠를 입혔고 베스트라고 하기엔 너무나 얇직하고 긴 톱을 얹기도 했다. 썬 캡 위에 올려진 작은 왕관은 고티에가 주는 판타지의 일부이리라.
30주년을 맞이한 고티에는 자신만의 디자인적인 생명력을 부여 받은 걸출한 당대 디자이너로서 저력을 과시할만 했다.
fo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