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버낫'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안진수 디렉터가 지난해 '스컬프터'로 둥지를 옮겼다. '스컬프터'의 이유태 대표와 안진수 디렉터는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함께 했던 친구 사이다. 이유태 대표는 졸업 이후 일본 기업에 입사했고, 안진수 디렉터는 '커버낫'에 입사하며 행보를 달리했지만 결국 운명처럼 다시 만나게 됐다.
안진수 디렉터는 '커버낫'과 '스컬프터'라는 브랜드를 떠나서 '좋은 옷을 입어봐야 좋은 옷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렉터인 내가 많은 경험을 하지 못하면 디자인에 녹여낼 수 없다. 과거에는 옷 속에 숨어있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했다. 하지만 10년 이상 디렉터 일을 하면서 생각이 조금은 바뀌었다. 옷은 처음 봤을 때 '와! 예쁘다'라는 느낌이 들어야 좋은 옷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러한 철학은 '커버낫'이 볼륨 브랜드로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 됐다. 그리고 현재 루츠코퍼레이션으로 둥지를 옮기고 이유태 대표와 함께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는 "나이를 먹으면서 현재 새롭게 등장하는 스트리트 브랜드들의 감각을 따라잡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여전히 '멋진 것을 만들고 싶다'는 열망은 식지 않았다. 30대에 접어든 남성들도 20대들이 입는 화려한 컬러와 로고플레이가 스스로에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이 느끼는 패션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브랜드 '패치'로 새롭게 도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패치'는 안 디렉터가 직접 유럽 각지를 여행하며 방문했던 플리마켓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브랜드다. 30대 남성들에게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스트리트와 스포츠 감성이 적절하게 조화된 캐주얼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다.
그는 "이유태 대표와는 친구지만 일할 땐 프로페셔널하게 임하자고 서로 약속했다. 이제 '스컬프터'가 성장세에 오른 만큼 이 대표는 이제 회사와 직원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그 역할도 잘 수행하고 있다. '패치' 기획 단계에서부터 나에게 열렬한 지지와 존중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안진수 디렉터가 새롭게 기획한 캐주얼 브랜드 '페치' |

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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