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내 스타트업 CEO들의 평균 나이대가 30~40대로 젊어지면서 패션시장에도 30대 CEO들이 만드는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젊은 패기만으로 온라인 패션시장에 도전한 30대 젊은 CEO들이 어느덧 이 시장의 주역들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무신사의 조만호 대표(37세)를 비롯해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32세), 서정민 브랜디 대표(38세), 강석훈 에이블리 대표(36세)까지. 패션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도전해 쉬지 않고 일에 매진한 결과가 고스란히 나타났다.
브랜드를 운영하는 디자이너들이 감성으로 시장에 접근했다면, 이들은 철저하게 경영인 마인드로 접근해 자본을 끌어들이는 매력도 갖고 있다. 또한 시장에 대한 냉철한 분석은 물론 기성 세대와 다르게 IT 기술과도 친밀하다.
커뮤니티에서 1조 1000억원 이커머스로
조만호 / 무신사 대표

무신사는 인터넷쇼핑몰들이 성황을 이루던 2000년대 초기 국내에서 찾기 어려운 한정판 굿즈들과 해외 스트리트 브랜드들의 아이템들을 거래할 수 있는 세일즈 커뮤니티로 커머스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온라인쇼핑의 확대와 더불어 스트리트 캐주얼들이 시장 전면에 등장해 1020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함께 성장했다.

올해부터는 다양한 방향으로 사세 확장에 나섰다. 지난 6월 중소 패션 브랜드들의 금융지원을 위해 KB국민은행과 MOU를 맺었다. 또한 지난 4월 오픈한 유튜브 채널 '무신사TV'가 개국 3개월만에 누적 조회수 390만회를 돌파하며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 조만호 무신사 대표는 "빠르게 변화하는 이커머스 경쟁 환경에서 무신사만의 강점을 살리고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女공대생, Z세대 온라인 놀이터 만들다
윤자영 / 스타일쉐어 대표

윤자영 대표가 2011년 론칭한 스타일쉐어는 'ㅈㅂㅈㅇ(정보 좀요)'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서로 패션 관련 정보를 교류하는 커뮤니티로 시작했다. 당시 15~25세 고객이 대거 유입되면서 Z세대 2명 중 1명이 이용하는 대표 커머스로 자리매김했다.
매년 성장세를 거듭한 스타일쉐어는 지난해 3월 에이플러스비의 29CM을 인수하고 양사 도합 거래액 1200억원을 창출하는 최대 성과를 거뒀다. 하반기부터는 콘텐츠 중심의 이슈메이킹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는 "미래의 소비주도 계층이며 SNS 등을 통해 유행을 만들어나가는 1525세대의 절반 이상이 스타일쉐어 사용자라는 것이 우리의 경쟁력이자 잠재력"이라며 "풍부한 사용자 콘텐츠 데이터에 기술을 접목시켜 늘 새로운 쇼핑 트렌드를 이끄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디는 셀러들의 매니지먼트 플랫폼
서정민 / 브랜디 대표

서정민 브랜디 대표는 패션과 IT 융합을 꾀한 1세대 기획자다. 여러 실패를 경험한 끝에 론칭한 브랜디는 현재 인플루언서 마켓부터 인터넷쇼핑몰, '키르시' '스컬프터' '휠라' 등 인기 패션 브랜드까지 3500여개 셀러들을 총망라하고 있는 커머스로 성장했다.

최근 브랜디는 '헬피' 서비스를 통해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들을 셀러로 육성하는 데 집중한다. 국내외 리테일 네트워크를 확장해 입점 셀러들의 판로를 개척에도 힘쓰고 있다.
브랜디는 지난해 11월 남성 이커머스 플랫폼 '하이버'를 정식 론칭하면서 사세 확장에 성공했다. 하이버는 쇼핑몰부터 브랜드, 하이엔드까지 섭렵하며 소비자의 니즈에 집중한 결과, 월평균 150%씩 거래액이 늘어나고 있어 올해 누적거래액 500억원을 목표하고 있다.
인플루언서와 소비자 잇는 C2C 생태계 만들 것
강석훈 / 에이블리 대표

에이블리는 론칭 1년 만에 입점 마켓 수 2600개를 돌파하고 쇼핑앱 부문 TOP 5에 이름을 올리는 등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다.
에이블리는 지난 5월 C2C 생태계 구축을 위해 '판매수수료 및 광고비 0원'을 선언해 화제를 모았다. 셀러들의 비용 부담을 줄여 소비자들에게 좋은 기획 상품을 제공한다는 것이 강 대표의 철학이다.

최근에는 인플루언서들이 모인 C2C생태계의 성장가능성을 인정받아 LB인베스트먼트와 코오롱인베스트먼트로부터 70억원을 투자 유치했다.
강석훈 대표는 "온라인쇼핑의 확대는 세포마켓 시장의 활성화를 불러왔으며, C2C라는 새로운 시장 변화를 초래했다"라며 "이미 다른 영역에 포지셔닝한 플랫폼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닌 C2C 시장에 최적화된 커머스 모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재필 기자
sjp@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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