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주 지엔코 대표(좌), 김성민 제이엔지코리아 대표 |
'2018 코리아패션대상' 대통령표창 김석주 지엔코 대표
"큐로컴서 지엔코 인수 10년, 이제 또 다른 10년을 준비합니다"
여성 캐주얼 '써스데이 아일랜드'와 남성복 '티아이포맨',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코벳블랑', 스트리트 캐주얼 '엘록' 등을 전개하는 김석주 지엔코 대표가 어제(5일) 한국패션협회 주최 '2018 코리아패션대상'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통령표창을 수상했다. 금융권 출신으로 패션업과 인연을 맺은 지 10년만의 쾌거다.
김 대표는 패션업계 출신이 아니라는 점이 오히려 기회가 된 케이스다. 편견이나 고정관념이 없으니 새로운 것에 대한 시도가 상대적으로 진취적일 수 있다는 장점이 메리트로 작용했다. 불황의 장기화 국면에서는 철저한 수익관리를 통한 효율경영이 빛을 발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김 대표의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은 동종업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경기 침체기에는 최적의 물량기획으로 재고를 최소화해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차가운 두뇌를 가진 이성적인 경영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올해 같은 최악의 불황에도 매출이 꺾이지 않는 지엔코지만 김 대표는 아직 박수칠 때가 아니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매출 규모는 작년과 비슷하지만 정상매출 비중이 줄어 수익이 떨어진 적신호에 주목하는 것이다.
◇ 오프라인 일변도 탈피 새로운 채널로 돌파
절대 권력을 자랑하던 백화점은 이미 정체기를 지나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고, 오프라인 고객은 갈수록 이탈해 가두상권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 대표는 소비 자체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다른 유통채널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어디에 그물을 치느냐가 관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고 판단한 김 대표는 온라인과 모바일 채널에 집중, 자사 직영몰 '지엔코스타일닷컴'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이미지 중심의 상품 스토리텔링을 새롭게 제안해 보는 것만으로도 브랜드 컨셉을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했으며, O2O 서비스를 도입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김 대표는 홈쇼핑 또한 매력적인 채널 중 하나라고 말했다. "홈쇼핑과 기존 유통망을 연계시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겁니다. 내년에는 'NEST by T.I(써스데이 아일랜드)' 라는 브랜드 명으로 언더웨어, 가방 등을 홈쇼핑을 통해 판매할 계획입니다."
◇ 2020년 '써스데이 아일랜드' 론칭 20주년 커밍순
올해로 론칭 18주년을 맞은 여성캐주얼 '써스데이 아일랜드'는 지난 달 누적 매출 1조 3000억원 돌파를 기념해 고객 1만명에게 고급 향수를 증정하는 마케팅을 진행해 이슈를 끌었다. 캐주얼 혹은 정장을 막론하고 스타일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 자유로운 감성의 여성들에게 은은하고 내추럴한 향기를 전달함으로써 언제 어디서나 빛나는 당당한 여성의 모습을 표현하라는 의미를 담은 훈훈한 이벤트였다. 오는 2020년 론칭 2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이벤트를 기획 중인 '써스데이 아일랜드'는 이때를 기점으로 새로운 20년을 향해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을 방침이다.
◇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코벳블랑' 중국 진출
패션 &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코벳블랑'이 국내에서의 상승세를 업고 내년 가을 중국에 진출한다. 라이프스타일 콘텐츠에 반한 중국 바이어들의 러브콜이 잇따른 결과다. 제2의 내수시장으로 불리는 중국 시장 공략을 통해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판단한 김 대표는 "이미 진출한 '써스데이 아일랜드'와 남성복 '티아이포맨'의 성공신화를 '코벳블랑'을 통해 다시 한번 꽃 피울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향후 '코벳블랑'은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 오픈과 함께 수주 방식의 홀세일 비즈니스, 온라인 판매 등을 병행해 시장 안착을 꾀할 방침이다.
지난 달 초 방한한 무안, 충칭, 청두 지역의 중국 대리상들은 '코벳블랑'의 매장을 둘러본 후 라이프스타일 컨셉과 유니크한 디자인이 중국 시장에 어필할 것으로 판단했다는 전언이다. 인큐베이팅 브랜드로 출발해 대형 유통으로 확장한 슈퍼루키 '코벳블랑'의 성공가도에 관심이 모아진다.
◇ 남성복 '티아이포맨' 미래 사업으로 키운다
남성복 시장의 침체 여파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티아이포맨'이 이번 시즌 배우 손석구를 모델로 기용하고 브랜드 컨셉과 상품 구성을 재정비해 부활의 날개 짓을 시작한다.
기존 20대 중심의 영 컨템포러리 조닝에서 30~40대로 타깃을 상향 조정한 '티아이포맨'은 이번 시즌 상품 퀄리티를 높이고 데일리룩으로 입을 수 있는 웨어러블한 아이템으로 차별화를 꾀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롱 패딩과 숏 패딩을 스타일리시하게 매치하면서 야상 스타일의 점퍼와 고급스러운 핸드메이드 코트 등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손석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 또 롯데 대구점 매장에 '일리' 커피를 구성, 남성복 브랜드로는 보기 드물게 라이프스타일형 카페로 꾸며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다.
◇ 기획력 있는 문화 콘텐츠 전문 기업으로 도약
지엔코는 소싱, 제조 중심의 패션 기업이기 보다는 기획, 디자인 중심의 콘텐츠 기업을 지향한다. 남들과 다른 감도와 직관으로 패션과 콘텐츠를 함께 녹여내야 브랜드의 성공 확률이 높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사람 사는 모습에서 진짜 상품이 나와요. 콘텐츠는 소비자에게 상품에 대한 전달력을 높일 수 있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패션 시장은 라이프스타일 콘텐츠가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내년 초 브랜드 컨텐츠 디벨로퍼 기능의 신규 팀을 꾸려 기획력이 강한 문화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는 토대를 다질 계획이다.
'써스데이아일랜드'(좌), '코뱃블랑' |
'티아이포맨'(좌), '지앤코스타일닷컴 |
국무총리표창 김성민 제이엔지코리아 대표
"화장품 만드는 정성으로 패션을 디렉팅 합니다"
"좀 다르게 해보고 싶었어요. 제이엔지코리아 하면 결이 다른 회사라는 말을 듣고 싶었죠. 관행적으로 론칭하고 디자인하고 마케팅하고 영업하는 것이 싫었어요. 나만의 색깔을 내고 싶었죠. 이러한 고민 속에서 2009년 선보인 '지프' 론칭은 신의 한 수였지요."
캐주얼 '지프'를 필두로 여성 컨템포러리 '시에로', 수입 편집숍 '존화이트', 화장품 '시에로코스메틱' 등을 전개하는 김성민 제이엔지코리아 대표가 어제(5일) 한국패션협회 주최 '2018 코리아패션대상'에서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김 대표는 첫 직장 아모레퍼시픽에서 메이크업을 담당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이후 이탈리아로 건너가 2년간 현지 방송국에서 메이크업과 의상 코디 일을 진행하며 종합 예술감각을 익힌 김 대표는 한국으로 돌아와 레노마스포츠를 시작으로 나인식스뉴욕, 어바웃, 콕스, 애스크 등에서 패션 디자이너 및 전문 경영인으로 활동했다. 말하자면 남자 메이크업 1세대가 패션으로 한 시대를 호령하다 코스메틱으로 제2의 꿈을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어찌 보면 패션으로 출발했지만 뷰티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 '지프' 이어 '지프키즈' '지프슈즈'로 라인 확장
올해로 론칭 10주년을 맞은 간판브랜드 '지프'가 라인 익스텐션의 일환으로 '지프키즈' '지프슈즈'를 새롭게 출시하고 제2 도약에 나선다. 매출 1300억원대를 바라볼 정도로 훌쩍 큰 '지프'의 메가 브랜드 전략의 일환이다.
김 대표는 "지난 9년간 충분한 브랜딩 작업을 거쳤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부터는 카테고리 확장을 시도하면서 패밀리 브랜드로 업그레이드해 볼륨을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테고리 확장의 핵심은 키즈와 슈즈다. '지프키즈'는 3~8세를 메인 타깃으로 기존 '지프'가 표방했던 아메리칸 감성의 활동적인 디자인에 유니크한 디테일을 가미한 스타일리시 캐주얼 웨어를 선보인다.
'지프슈즈'는 컨버스화 같은 베이직 제품 위주에서 더 나아가 스니커즈, 러닝화까지 아이템을 다양화해 향후 슈즈 전문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최근 들어 강남지역 10대들이 즐겨 입는 티셔츠로 '지프' 로고티를 꼽을 정도로 다시 한번 이슈의 중심에 서 감회가 남다르다"고 밝게 웃었다.
◇ 여성 컨템포러리 새 강자 '시에로' 주목
또 하나의 야심작 '시에로'가 여성 컨템포러리 조닝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지난 2014년 론칭한 '시에로'는 해외 컨템포러리 캐주얼의 단점을 보완, 한국 시장에 맞는 신개념 컨템포러리 스타일을 선보여 유통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웨어러블 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멋이 살아 있는 하이엔드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인기가 높다.
작년 하반기부터 힘을 받기 시작한 '시에로'는 신세계백화점 전 점에서 매출 상위권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매장 확대와 함께 본격적인 드라이브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수입 편집숍 '존화이트'는 유니크한 인테리어와 매장 내 카페를 꾸미는 차별화된 MD 구성이 어필하면서 최근 들어 부쩍 프랜차이즈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 시에로코스메틱'은 미래 캐시카우
패션과 뷰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김 대표는 "뷰티는 시즌마다 런웨이에서 선보이는 컬렉션을 따라 갈 수 밖에 없고, 패션을 빛나게 해주는 존재가 뷰티라는 점을 감안할 때 패션과 뷰티는 현대 여성의 삶에 있어 화려한 꽃이자 절정의 아름다움"이라고 표현했다.
'시에로'의 라인 익스텐션 브랜드로 출발한 '시에로코스메틱'은 시그니처 스타일을 위한 색조 라인과 스킨케어 라인으로 출시돼 '셀럽의 코스메틱'으로 불리며 단박에 히트 반열에 올랐다. 특히 젤러시 아카이브 립플럼퍼 3종을 올리브영의 전국 1300개 매장에 입점시켜 연일 품절 사태를 기록하며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 이는 립밤으로 유명한 미국 브랜드 '버츠비'를 제치고 올리브영 매출 톱을 차지한 것이어서 더욱 고무적이다. 올리브영에 모든 아이템을 진열하지 않고 베스트셀러인 립플럼퍼 아이템 하나로 승부를 본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여세를 몰아 지난 달 중국 왓슨스 측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시에로코스메틱'은 내년부터 중국 진출을 본격화 하는 한편 미국 수출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시에로코스메틱'의 올 매출 목표는 200억원이다.
◇ 제이엔지코리아의 기업 이념은 '인성 중시'
패션이든 뷰티든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한번 조직간 신뢰가 무너지면 돌이킬 수가 없다. 제이엔지코리아는 소비자 만족 못지않게 기업문화, 직원복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인성을 중시하는 김 대표는 '패션 비즈니스를 잘 하려면 착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심성이 착한 인재가 많아야 그 기업이 발전하고 그 안에서 신뢰가 쌓여야 좋은 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김 대표는 모든 원/부자재를 국산으로 사용하고 봉제도 100% 국내 생산을 고집한다. 이것이 품질 향상에도 도움이 되지만 패션산업 발전에도 기여한다는 판단에서다.
칼퇴근이 원칙인 제이엔지코리아는 오후 6시가 되면 전 직원이 퇴근 준비를 하고, 6시 30분이면 사무실에 흐르던 음악이 멈추고 모든 전원이 꺼진다. "직원간 돈독한 파트너십을 유지한 것이 오늘날 제이엔지코리아를 있게 한 원동력"이라며 "이 같은 동료애를 바탕으로 편법과 꼼수가 없는 건강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전 직원이 하나의 목표 아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프'(좌)와 '지프키즈' |
'시에로'(좌)와 '시에로코스메틱' |
김우현 기자
whk@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