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보더’로 글로벌 컨슈머와 호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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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정체성·유니크한 디자인·진정성있는 스토리 갖춰야

2018-01-30 오후 3:17:36

상하이에 사는 리징징(여, 29세) 씨는 해외 상품에 매우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화장품, 의류는 물론이고 치약, 삼푸를 비롯한 일상용품까지 해외 브랜드 제품을 주로 이용한다. 과거에는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을 이용했지만 2-3년 전부터는 해외 브랜드가 직접 입점해 상품을 직배송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리 씨는 “백화점에서 샴푸ㆍ로션 한 세트만 구입해도 최소 500위안 이상을 줘야 하는데 비싼 비용으로 구매해도 정품인지 고민스러웠다”며 “해외에서 배송료를 더해도 매장보다 훨씬 싼 값에 유명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데다, 현지의 브랜드가 직접 배송하는 상품이라 더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는?
크로스보더(Cross Border) 이커머스가 중국 유통 채널의 한 축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크로스보더의 사전적 의미는 ‘국경을 넘는 것’,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는 ‘기업이 국경을 넘어 온라인과 모바일을 활용해 외국의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넷의 발달과 물류 시스템의 성장으로 크로스보더는 어느덧 글로벌 비즈니스의 필수 사항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최근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수입 상품이 있더라도 크로스보더를 통해 해당 브랜드의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진출하는 방식으로 브랜드 입장에서는 국내에서도 운영이 가능해 해외 마켓에 직접 진출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성과를 증대시키는 것은 물론, 브랜드 인지도 증대와 소비층 확대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에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전개할 때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으로 평가받고 있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1.0 시기에는 해외쇼핑몰 사이트에서 외국 상품 정보를 확인하고 전문업체를 통한 해외 배송대행 서비스를 통해 상품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다이퍼스’나 ‘갭’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들 플랫폼은 자체적으로 해외 배송을 제공하는 곳이 드물었고, 비용도 매우 비쌌다. 이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규모가 성장하는 데 제약으로 작용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자의 니즈가 커지고 물류 시스템의 발전에 힘입어 해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머커스 플랫폼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2.0 시기라고 볼 수 있다. 해외 여행객과 유학생 수의 증가로 외국상품에 대한 접촉의 기회가 많아지면서 품질과 다양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이에 한 몫 했다.

특히 배송비를 고려해도 현지와의 가격차가 지나치게 두드러지자 해외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 플랫폼에서 직접 해외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거래 규모도 더욱 커졌다. ‘아소스’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해외 사이트를 통한 구매는 언어의 제약과 결제 방식의 제약이 있는 경우가 많아 확산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이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방식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규모가 커지면서 해외 상품을 크로스보더로 판매하는 국내 플랫폼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가히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3.0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특히 중국 이커머스 마켓에서 활발한 형태로 나타났다. 중국전자비즈니스연구센터 자료에 따르면 2009년 양마토우 설립을 시작으로 2011년 미야, 2013년 샤오홍슈 등의 순으로 등장했다. 특히 2014년 국경간 전자상거래의 합법화로 2014년부터 이듬해까지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플랫폼이 우후죽순으로 늘었다. ‘왕이카오라’ ‘텐마오궈지(티몰국제)’ ‘징동글로벌’ ‘웨이핀궈지(브이아이피국제)’ 등 국내 상품을 전용으로 운영해온 이커머스 플랫폼도 속속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플랫폼을 오픈했다.







이들 플랫폼은 국내의 이커머스 플랫폼에 해외의 상품을 입점시키되, 구매가 발생하면 지정된 보세 지역의 물류창고나 해외에서 배송하는 크로스보더 방식으로 운영된다.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플랫폼인 만큼 자국어로 된 상품 설명을 제공하며 국내에서 통용되는 결제 방식을 활용해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언어와 결제의 제약이 없는 서비스 제공의 파급력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중국 리서치 전문기업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2016년 중국 내 플랫폼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수입 규모는 2198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85.6% 늘었다. 이는 2017년 3414억위안, 2018년 5260억위안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또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플랫폼의 사용자 수도 4200만 명으로 전년보다 82.6%나 늘었다. 이들 중국 소비자가 해외직구로 많이 구입한 품목은 화장품 및 개인위생용품, 유아용품이었다. 그 뒤를 의류?신발, 식품, 액세서리, 가방, 디지털가전, 건강식품, 생활용품, 완구, 시계가 이었다.


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인가?
특히 중국 시장 진출에 있어 크로스보더는 유통 채널로써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중국 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해외 상품의 정품 유무에 대한 신뢰가 낮아 해외 상품의 주요 소비층이 크로스보더 방식을 더욱 선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의 정책 또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성장에 우호적이다. 다이공(보따리상)을 통한 무역이 세금 탈루의 온상으로 부각되면서 이를 양성화하는데 크로스보더 방식을 활용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15년을 기점으로 중국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는 일대의 전환기를 맞이했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관련 정책 및 법규가 새롭게 정비되면서 정부 차원의 여러 가지 정책 및 혜택이 마련됐다. 보세 구역과 시범도시가 늘고, 업계 내에서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일고, 통관 및 물류 종합 서비스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면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성장을 견인하기 시작했다.

정부 정책에 편승한 대기업의 크로스보더 진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거대 자본이 유입되면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알리바바, 징동 등 이머커스 대기업들의 보다 적극적인 투자와 체계적인 서비스가 이어지면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의 규모가 커지는 것은 물론 소비자와 브랜드 모두에게 보다 이로운 형태로 자리잡아가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 내 점유율이 가장 높은 이커머스 플랫폼에 크로스보더 전용 카테고리가 생겨나고 자국어 서비스와 국내 결제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이용자 확산에 탄력이 붙었다. 언어의 제약이 없어지면서 외국어가 원활하지 않았던 소비자들도 배송과 반품에 관한 문의에서 편의성이 커졌다. 또한 신용카드 발급과 사용이 제한적인 중국 시장에서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을 활용한 통용 결제 서비스의 제공은 폭발적인 사용자 증가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물류 시스템의 발달로 해외 배송에 소요되는 시간이 줄고, 통관을 포함한 정확한 상품 배송 위치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해외 배송의 경우 판매자가 상품을 언제 보냈는지, 잘 도착해서 통관은 진행됐는지 통합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물류 시스템과의 제휴가 완비되면서 자체 시스템 안에서 배송 통합 정보로 제공한다. 국내 택배처럼 판매자 배송, 집하, 물류센터 입출고, 최종 배송 단계까지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규모와 안정성을 가진 티몰국제, 브이아이피닷컴글로벌, 샤오홍슈 등의 이커머스 플랫폼은 국가별로 자체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적정량의 재고를 예측해 보관하는 방식으로 개별 소비자의 주문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플랫폼 사용자 수는 2017년 5900만명으로 전년대비 25%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한시적이었던 중국 정부의 국경간 전자상거래(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소매수입관리정책에 대한 유예기간이 지난해 9월 28일 다시 1년간 연장되면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가 해외 상품의 유통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해외 진출시 마케팅, 홍보, 해외사무소 설립과 운영이 쉽지 않다. 이러한 경우 국내에서도 큰 비용지출 없이 노력을 통해 해당 국가의 시장성을 확인해볼 수 있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는 매우 훌륭한 테스트 마켓이다.

송대문 ‘스위브’ 이사는 “지난해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로 중국 플랫폼 한 곳에서만 14억 가량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2-3배 정도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며 “지난 1년 동안 중국 마켓을 두드려본 결과 매출 증대는 물론이고 컬러와 상품에 대한 반응이 국내와는 다른 형태로 나타나고 있어 본격적인 중국 진출에 앞서 소비자 데이터 확보에 꼭 필요한 과정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 유리?
중국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마켓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최근 몇 년 사이에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성장세를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중국 시장 진출에 있어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플랫폼 활용도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중국 전자비즈니스연구센터 자료에 따르면 2016-2017년 중국 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플랫폼의 시장 점유율은 왕이카오라 21.4%, 티몰국제 17.7%, 브이아이피닷컴글로벌 16.1%, 징동글로벌 15.2%, 쥐메이면세점 13.6%, 샤오홍슈 6.4%, 양마토우 5.3%, 기타 4.3% 등으로 나타났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왕이카오라가 수년간 점유율 1위를 지켜온 티몰국제를 뛰어넘고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티몰의 높은 진입장벽과 운영의 어려움이 독보적인 선두의 지위를 뺏긴 원인”으로 지목됐다.

브랜드 입장에서 왕이카오라나 티몰국제 등 사용자를 확보해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플랫폼에 입점하는 것은 자체 플랫폼을 홍보하고 사용자를 끌어모으는 것에 비해 시간과 노력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중국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플랫폼 대부분은 소비자 데이터, 물류와 배송, 세관 심사, 자금 결제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가지고 운영하며 이를 입점 브랜드와 공유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타깃 마케팅에서도 보다 효과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플랫폼 규모만을 보고 높은 입점비 및 유지비를 투자할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게다가 최근 중국 이커머스가 발전하면서 샤오홍슈, 바오베이궈지 등 독자적인 경쟁력을 무기로 장착한 플랫폼이 늘어나고 있다.

기존 이커머스 플랫폼에 비해 국내 브랜드에는 익숙하지 않은 곳들도 있겠지만 이들 플랫폼은 한국 브랜드 입점 문턱이 메이저 플랫폼에 비해서는 용이하고 타깃층과 맞을 경우 더 효과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 사업설명회를 가진 샤오홍슈가 대표적이다.

샤오홍슈는 SNS와 이커머스의 특성을 더한 중국 최대의 ‘커뮤니티형 이커머스’다.‘글로벌의 좋은 상품을 손 안에’를 슬로건으로 하는 만큼 중국 젊은 층 소비자가 해외 상품을 구매하고자 할 때 1순위로 찾는 앱으로 손꼽힌다.

2015년 화장품을 주요 품목으로 이커머스를 시작해 2500억의 매출을 올린 뒤 2016년 라이프스타일 상품군으로 품목을 넓혀 6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패션분야를 키워 거래액 4조원을 넘겼다.

샤오홍슈의 성장 동력은 유저 제너레이티드 콘텐츠(User Generated Contents 소비자 생산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다. 이미 7500만명을 넘어선 샤오홍슈 이용자들은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해 또 다른 소비자를 브랜드 공식 페이지로 이끌기 때문에 브랜드 스토리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타깃 시장과 소비자에 매력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아이템을 가진 브랜드가 콘텐츠 파급력이 막강한 플랫폼과 결합했을 때 일으키는 시너지가 곧 매출로 이어진다.

취팡 샤오홍슈 창업자는 “소비자들은 과거의 TV, 야외광고 등 보다는 다른 소비자들의 입소문(Word of Mouth)를 더 신뢰한다”며 “제품 상세 컷보다는 유저들이 직접 올린 사진에 더 크게 반응하고 있으며 이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바이럴 마케팅의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샤오홍슈를 통해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한 ‘인디브랜드’는 입점 첫 해인 지난해 16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또한 3만7000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보유하며 중국 소비자들에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인디브랜드’의 샤오홍슈 운영을 전담하는 김재현 에잇컴 대표는 “샤오홍슈를 통해 중국에 처음 진출했는데, 커뮤니티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솔직한 소비자들의 니즈와 반응을 알 수 있고 이를 활용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박상희 기자
psh@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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