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동민(30세·남)씨는 한 달에 1~2회 소셜 액티비티 모임 ‘프렌트립’에 나가 운동을 하고 있다. 답답한 사무실에서 벗어나는 주말을 활용해 운동을 배워보기로 결심했던 것. 하지만 바쁜 일정으로 친구들과 시간 맞추기가 어려웠던 이씨는 인터넷 서핑 중에 SNS로 신청해 회비를 내면 볼링, 사격, 양궁, 펜싱, 스키 등 평소에 혼자 배우기 어려운 종목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배울 수 있는 ‘프렌트립’을 알게 되었다. 이씨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과 어떻게 운동을 할지, 처음엔 걱정했지만 비슷한 연령대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자 금세 친해질 수 있었다. 또 자기소개로 시작하는 모임, 프로그램 종료 후 자율적으로 참가하는 뒷풀이 등 친분을 쌓을 수 있는 운영 방식에 이씨는 더욱 매력을 느꼈다. 다음 달에는 1박2일 간 열리는 트레킹 프로그램에도 참여해 볼 생각이다.
# 일요일 오후 2시, 직장 때문에 지방에서 올라와 홍대 부근에서 자취를 하는 김지연(29세·여)씨는 마포구 서교동 ‘쫄깃센타’로 향했다. 이 곳은 싱글족들을 위한 회원제 오픈키친. 한 달에 3만원, 혹은 1일 1만원의 회비를 내면 오픈키친의 식재료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집에서 요리를 해먹다 남은 재료들을 가져와 서로 공유하기도 한다. 집에서 혼자 몇 가지 반찬에 밥을 먹거나 라면을 끓여먹는데 지겨움을 느낀 김씨는 이웃의 소개로 쫄깃센타의 회원이 되었다. 다양한 직업과 라이프스타일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처음엔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는데, 요즘에는 이 곳을 방문하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오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어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이 곳에 가장 사람이 많이 모이는 시간은 토요일 오후 10시, 그리고 점심식사가 진행되는 일요일 오후 2시 이후다.
소셜 액티비티 모임 '프렌트립'을 통해 모인 사람들 |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해지면서 소비 패턴도 변화하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은 브랜드 로고나 유행 아이템을 구매하는 보여주기식 소비가 아닌 의식주휴미락 전반으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는 것.
한 전문가는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구매에서 이제는 경험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보여주기식 소비패턴이 자리잡아 명품이나 유행 아이템에 대한 소비 욕구가 존재했다면, 이제는 개인의 만족, 가족의 행복을 위한 소비패턴이 자리를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많은 패션기업들이 리테일 비즈니스를 시도하고, 생활소품이나 뷰티, 외식사업까지 손을 뻗치는 이유도 역시 이러한 요인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이랜드가 최근 선보인 홍대 외식복합관과 코오롱의 남성복 ‘시리즈’ 매장. 이랜드는 NC백화점, 2001아울렛 등 자사 유통망을 통해 학습한 경험을 토대로 젊은층 유동인구가 높은 홍대에 외식복합관을 선보여 폭넓은 연령층을 흡수하고 있다. 내달에는 신촌 그랜드마트 자리에 외식복합관 2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그런가하면 ‘시리즈’는 가든, 사무실, 침실, 주방 등 ‘남자의 집’을 콘셉으로 매장에 따라 각기 다른 버전을 선보여 남성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 ‘시리즈’ 매거진을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 있는데, 전체 1만5000부 가운데 유가 발행 부수가 대부분 완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처럼 최근에는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효과 높은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조깅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별도로 제작해 잠재고객들을 흡수했으며, 아웃도어 ‘노스페이스’는 ‘네버 스톱 익스플로링(Never Stop Exploring)’이라는 브랜드 모토를 보여주는 이벤트 영상으로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하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브랜드 경험과 동시에 즐거움을 제공하는 ‘브랜드 엔터테인먼트’다. BMW 신차발표회에선 레이싱모델 대신 직접 엑셀레이터를 밟으며 속도를 체감할 수 있는 콘테이너 박스가 등장했으며, 전세계 숙박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에선 실제 집 내부를 구현한 버추얼 스토어(Virtual Store)로 눈길을 끌었다.
브랜드 엔터테인먼트 전문가인 이우현 스트라다 월드와이드 대표는 “앞으로는 전통적인 광고보다는 온오프라인을 통합하여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화두가 될 것”이라며 “소비자들로 하여금 브랜드 경험을 사게 하느냐 마느냐가 브랜드의 운명과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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