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입자(God Particle), 브랜딩의 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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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의 브랜딩 - 유이타스브랜드 편집장 및 대표 컨설턴트

2014-02-06 오후 3:59:30

 


피터 힉스와 프랑수아 앙글레르 교수는 ‘신의 입자’라고 불린 힉스 입자를 실험하여 증명하고 같은 해 2013년 10월 8일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신의 입자는 이론물리학자 피터 힉스(P.W. Higgs)가 1964년에 이론적으로 예언(?)한 계시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발견이 그렇듯이 힉스 입자도 마찬가지였다. 대표적으로 스티븐 호킹은 없다는 데 100달러를 걸면서 조소했다. 이처럼 힉스 입자는 그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그 당시에 우주 창조 이론을 증명할 장비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미국이 본격적으로 신의 입자에 대한 실험을 한 때는 그로부터 20여 년이 흐른 1980년대에 들어서였다. 하지만 8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계속 비용은 더 들어갔다)과 약 45Km 거리에 착공해야 하는 어려운 공사로 인해 원형 입자 가속기는 중도에 멈추고 말았다.


그렇게 포기한 실험을 유럽연합에서 다시 시작했다. 유럽연합은 28년이 지난 2008년 9월 100억 달러 예산과 27Km의 대형강입자 충돌기를 완공했다. 그리고 2013년 3월 신의 입자라고 불린 힉스 입자를 발견한 것이다.


힉스 입자가 신의 입자로 불린 이유는 1988년 노벨상을 받은 레오 레더만이 5년 후인 1993년 출간한 저서 명을 <빌어먹을 입자(Goddamn Particle)>라고 출판사에 제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편집인은 레더만이 제안한 제목을 《신의 입자 (God Particle)》라고 고쳐서 출간했다. 편집인이 임자물리학에 대해서 어디까지 알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힉스 입자가 모든 소립자에 질량을 부여하고 사라지기 때문에 힉스 입자는 신의 입자라고 부르기에 전혀 엉뚱한 이름이 아니었다. 그렇게 힉스 입자는 ‘신의 입자’라는 브랜드로 ‘브랜딩’되었다.


다시 돌아가서 1964년 피터 힉스는 아무런 예측 장비 없이 이론만으로 어떻게 신의 입자를 상상할 수 있었을까? 너무 황당한 질문이지만 그의 직업이 이론물리학(理論物理學) 교수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론 물리학은 물리학적 세계에 대한 수학적 모형을 수립, 현상을 이해 그리고 예측하는 물리학이라고 한다. 그래서 피터 힉스 이론은 엄밀히 말하면 상상 가능한 예언(?)에 해당한다.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론적으로 완벽하기에 그는 49년 동안 신의 입자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고 믿었다. 분명 힉스 입자는 1964년도에는 반쯤 미친 물리학자의 해괴한 망상이었다. 그러나 2008년도에는 유럽이 그의 이론에 함께 미쳐(?) 이것을 증명하려고 수조 원을 사용하게 되었다. 분명한 것은 피터 힉스는 자신의 ‘상상’을 ‘현실’로 보았다는 것이다.


 


패션의 입자


나는 1992년 패션 브랜드에 입문했다. 패션 마케터라는 직함을 받고 상품과 상표가 하나 되어 브랜드 되는 것을 현장에서 목격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브랜드를 통해 이해할 수 없는 경외함을 느끼고 신비한 경험을 했다. 확실히 깨달은 것은 브랜드가 돈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돈으로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면 아마도 대기업들이 돈으로 수많은 브랜드를 만들었을 것이다.


이 사실을 알고 싶다면 2005년 이전에 대기업들이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의 광고비를 집행했던 브랜드는 지금 어떤 상태인지 확인하면 바로 알 수 있다. 분명 우리가 알고 있는 50년 혹은 100년 이상 스토리를 가진 브랜드를 살펴보면 부자들이 만든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 지금도 대기업이 광고와 홍보를 통해서 인지도를 올린 브랜드를 자칭 브랜드라고 주장하지만 사용자가 브랜드로 인정하는 것은 없다.


브랜드는 연예인이 자주 입고, 백화점에 입점하고 지나친 미디어 노출로 인한 인지도가 높은(유명한) 상표를 브랜드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광고 및 홍보 노출량으로 인해서 불쾌하게 자신도 모르게 인지하고 있는 상표일 뿐이다. 돈으로 브랜드를 만들지 못한다면 과연 무엇으로 만들 수 있을까?


오직 가치만으로 브랜드가 브랜드 되는 ‘브랜딩’은 나에게는 이론과 상상력만으로 감지할 수 있는 신의 입자 존재를 밝히는 것과 같다. 2005년 초반에 ‘좋은 브랜드가 좋은 생태계를 만든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힉스 입자를 규명한 대형 강입자 충돌기와 같은 엄청난 자료와 사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당시 마케팅 책에서 말하는 브랜드는 단지 로고와 심볼을 기반으로 하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타벅스와 애플 같은 브랜드가 마케팅에서 말하는 모든 마케팅 전략 이론을 폐기하는 것을 보면서 내가 알고 있는 브랜드 지식이 참으로 가난하고 재래식이며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브랜드 지식이 어려운 것은 증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브랜드 지식은 성공한 브랜드가 주장하는 지식이다. 2000년도 발행한 브랜드 및 마케팅 책을 열어서 사례로 들었던 브랜드를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그때 브랜드 왕좌에 앉았던 브랜드가 지금까지 있는 브랜드가 과연 몇이나 있을까? 모두 블루오션 전략을 써서 성공할 수 있다면 왜 여전히 우리는 레드오션에 남아있는가? 모든 성공한 브랜드의 성공 요인을 뽑아서 브랜드를 만들면 성공할 수 있다고 우리는 한때 벤치 마킹에 미쳤다. 그러나 그것은 카피 전략일 뿐이다. 사람이 문제일까? 시장이 문제일까?


 


브랜딩의 신화, 신화의 브랜딩


나는 브랜드에 관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브랜드와 관련 없는 책을 읽는다. 가장 즐겨보는 것은 우주와 물리학에 관한 책과 다큐멘터리다. 그리고 획기적인 아이디가 필요하면 범죄심리학 책과 드라마를 본다. 왜냐하면 특별한 주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관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사람에 관한 심리, 극단적 순간의 의사결정을 파악하기 위해서 특별히 범죄심리에 관한 자료를 많이 본다.


누구나 ‘충동구매’를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충동구매로 이어지는 3분 동안 자신에게 일어난 감정변화도 경험했을 것이다. 이런 충동구매와 충동 살인에 모두 같은 호르몬이 작용한다면 기이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충동구매가 일어나기 쉬운 백화점 깜짝 세일 장소에 찾아가 사람들의 얼굴을 쳐다본 적도 있다.


그들의 얼굴에서 브랜드가 주는 충동 독성을 찾기 위해서다. 브랜드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브랜드가 브랜드 되는 현장을 목도해야 한다. 그리고 브랜드에 매료된 사람의 얼굴을 읽고(?) 그들과 브랜드 사이에서 일어난 기묘한 현상을 수집해야 한다.


범죄심리학 법칙에서 만유인력 법칙에 해당하는 로카르의 법칙(Locard’s Principle)은 범죄가 발생한 그곳에는 반드시 가해자와 피해자의 접촉으로 인한 흔적이 있다는 법칙이다. 이 법칙은 프랑스 범죄학자인 에드 몽 로카르(Edmond Locard) 교수가 제시했다. 그의 법칙은 얼핏 들으면 지극히 상식 수준의 ‘현상에 대한 해설’처럼 보인다. 마치 ‘비가 오면 땅이 젖는다’를 법칙이라고 우기는 것과 같다. 


그러나 상식은 법칙으로 가려진 지식이라는 말이 있다. 사과가 땅으로 떨어지는 것이 일반인에게는 상식이지만, 과학자 뉴턴에게 사과가 떨어지는 현상은 법칙이었다. 그는 상식에서 만유인력이라는 ‘자연법칙’을 발견했다. 상식 뒤에는 항상 놀라운 법칙이 숨어 있다.


로카르의 법칙은 과학수사의 절대 원칙이다. 그러나 범죄 현장에서 이를 지키지 않고 자신의 직관만으로 범인을 추정하는 경우가 많다. 수사의 시작은 로카르의 법칙에 따라 ‘흔적’의 ‘증거’를 찾는 데서 시작한다. 로카르의 법칙은 범죄 수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한 태도의 규정과도 일맥상통한다. 한마디로 ‘심증’이 아니라 ‘물증’을 찾는 과학수사의 철학에 기반한다.


‘사용자와 생산자가 만나는 곳에는 브랜드가 있다.’ 그러나 생산자가 상품에 상표를 붙여서 백화점에 고가로 판다고 브랜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브랜드는 사용자가 인정할 때 브랜드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상표에서 브랜드로 변화되는 과정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어떤 (상품을 포함한) 상표가 브랜드가 되는 것일까? 어떤 사용자가 상표를 브랜드로 만들까? 앞에서 말했던 내용을 범죄심리학에 적용해보면 이렇다.


요즘에는 ‘묻지마 살인’도 많지만, 대부분의 살인 사건에는 ‘살인 동기’가 있어야 하고, 그 동기가 명확한 사람들은 용의 선상에 올라간다. 어떤 사람에게 특정 브랜드는 살인사건급 사건이 되지만, 아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도대체 상표가 어떤 사람을 만나 브랜드가 되는 것일까? 그 동기는 무엇일까?  <다음호에 계속>  



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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