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복, 이단아 3총사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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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격 쇼핑환경·합리적인 가격으로 여심 사로잡아

2013-12-27 오후 1:49:34

사입형 리테일 브랜드들이 고품격 인테리어, 저렴한 가격의 상품으로 여성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제이헬렌’ 아브뉴프랑 매장 외관.



백화점 위주로 유통을 전개하고 있는 국내 여성복 기업들의 시름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따뜻한 날씨, 아웃도어 광풍, 구매심리 위축 등 만나는 사람마다 이유가 끝이 없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정말 패션 상품에 대한 애정이 식은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오'다.


‘트위’ ‘제이헬렌’ ‘디팩토리’ 등  사입형 리테일 브랜드에는 연일 쇼핑하는 여성들로 넘쳐난다. 비가 오는 날이나 수능일 등에는 손님이 적다는 일반 상식도 피해간다.


때때로 오픈 전부터 문 앞에 줄을 서기도 하며 점심 시간 12~1시, 저녁 시간인 오후 6~7시를 제외하고는 항상 많은 손님으로 북적인다. 덕분에 점포별 월매출은 2~5억원을 거뜬히 넘긴다.


◇ 쇼핑 환경은 Up 가격은 Down


“그래. 여기야. 내 가방 산 데가.”
김송자(52)씨가 경기도 판교 아브뉴프랑 ‘제이헬렌’ 매장 앞에서 들뜬 목소리로 친구들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얼마 전 이곳에서 새로 구입한 가방을 들고 모임에 나가자 다들 “예쁘다"며 “어디 거냐"고 물었다. 가격도 8만9000원 밖에 안 한다는 말에 친구들은 당장 함께 가보자며 채근했다고 한다.


김씨는 “원래 가끔 백화점에서 함께 쇼핑하던 사이인데 한 번 데려왔더니 이제는 다들 여기서 사야겠다고 한다. 주변에 맛집도 많아 점심먹고 쇼핑하다 힘들면 차 한잔하고는 한다”고 설명했다.


최미현(42)씨는 주말이면 종종 고등학생 딸과 함께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트위’에서 쇼핑을 한다. 이 매장에는 젊은 감각을 유지하는 최씨와 딸이 함께 입을 수 있을만한 옷들이 많기 때문이다.


최 씨는 “처음에는 내가 입으려고 몇 벌 샀는데 딸이 자꾸 탐내더라. 전에는 SPA 브랜드 옷만 고집하던 아이인데 이제는 ‘엄마가 사온 옷이 트렌디하면서도 자기 몸에 꼭 맞아 좋다’며 ‘트위’에 간다고 하면 얼른 따라나선다”고 말했다.


이렇듯 사입형 리테일 브랜드는 10대부터 60~70대 시니어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르고 있다. 옷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취향이 까다로운 백화점 이용객까지 사로잡은 비결은 뭘까? 방문객들은 고품격 쇼핑 환경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제이헬렌’ 의 매장은 이탈리아의 살롱을 방불케 한다. 아치형 창문과 잘 꾸며진 미니 정원, 클래식하면서도 빈티지한 무드의 벽지까지. 각 섹션별로 인테리어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마치 유럽의 한 가정의 옷장, 거실, 서재 등을 한바퀴 둘러보고 나오는 듯한 느낌이 든다. ‘트위’는 강화 유리로 차가운 크리스탈 느낌을 연출한 행거와 따뜻한 조명, 나무 소재를 조합한 인테리어로 이지적이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연출한다.


최근에는 아티스트와 함께 콜래보레이션한 갤러리형 매장을 선보이기도 했다. ‘디팩토리’ 매장 또한 네이비&화이트를 컬러를 중심으로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쇼핑의 감도를 끌어올렸다.


쇼핑 환경의 품격은 높지만 상품의 가격은 저렴하다. 동대문, 홍콩 등에서 물건을 사입해 유통하는 이들은 글로벌 SPA에 대한 경험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익숙한 소비자 입맛에 맞춰 거품을 쫙 뺀 가격을 제안한다. 마진율은 대체로 2배 안팎에 불과하다.


백진아 ‘제이헬렌’ 대표는 “경기가 침체됐다고는 하나 작은 핀 하나라도 사서 기분 전환을 하고 싶은 게 여성들의 심리다.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최소한의 마진만 남긴다”며 “고객들은 ‘백화점에서 한 벌 살 가격으로 이곳에서는 세 벌을 살 수 있다’며 만족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제이헬렌’ 아브뉴프랑 매장



◇ 직영 유통 체제로 효율성 제고


사입형 리테일 브랜드는 직영 매장을 고집한다. 시시각각 현장에서 소비자 의견을 수용하고 이에 맞는 상품을 매장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자율성이 확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 30%에 가까운 대리점 마진이나 백화점 수수료를 지불하고서는 수익을 남기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백진아 ‘제이헬렌’ 대표는 “프랜차이즈 문의가 많이 들어오지만 모두 고사하고 있다. 우리는 마진이 낮아 물건을 다 팔아야 이익을 남길 수 있는데, 개인 프랜차이즈 매장까지 실시간으로 빠르게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기현 ‘트위’ 대표는 “입소문이 나며 백화점의 입점 문의가 늘고 있지만 아직은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위탁 구조는 쉽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기는 하지만 길게 생존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수요가 많을 때는 좋지만 지금같은 불황에는 수익을 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라며 “손님들은 1000원 차이로 들고 나는데, 백화점에 입점할 경우 유통 수수료 때문에 가격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 현장 중심의 상품 기획


상품 기획은 철저하게 현장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판매 직원들이 소비자들의 의견을 듣고 필요한 물건을 바잉해 빠르게 매장에 공급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취향과 요구를 맞추려면 신속한 기획이 필수다.


관계자는 “패션은 무형자산이라 예측하기가 어렵다. 또 점차 소비자 입맛은 까다로워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그러므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알고 빠르게 제공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입형 리테일 브랜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벤더를 통한 자체제작으로 콘텐츠의 차별성을 확보하고 있다. 동대문 등의 사입처에게 단독 상품을 주문해 낮은 원가는 유지하면서 숍 만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낼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현장 중심의 상품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판매사원이다. 때문에 ‘디팩토리’는 매장별로 바잉 담당자를 따로 두고 있다. ‘트위’는 직원들에게 해외 바잉, 판매 등 리테일 전문 지식을 교육하고 VMD, 재고회전율, 가격 정책 결정권을  등 부여하고 있다.


판매 직원들은 매일 신상품을 매장에 공급하며 상품에 대한 반응을 2~3일 내에 빠르게 체크해 인기 아이템의 물량은 늘리고 반응이 저조한 상품은 할인된 가격에 판매해 재고율을 최소화한다. 덕분에 매장을 방문하는 단골 고객들도 언제나 새로운 상품을 만나볼 수 있으며, 회사 운영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매장 관계자는 “회전율이 빠르기 때문에 소비자들도 ‘마음에 드는 상품을 지금 사지 않으면 나중에는 못 구한다’는 걸 잘 안다. 그래서 객단가가 20~30만원대로 높으며 방문 횟수도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사입형 리테일 브랜드란?
판매 현장 중심의 기획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단기간에 공급하는 브랜드를 뜻한다. 빠른 회전율을 자랑하며 마진율은 적지만 재고를 거의 다 소진 시켜 수익을 남긴다.


*사입형 리테일 브랜드의 특징
1. 현장 중심 의사결정
판매 현장에서 들은 고객의니즈를 빠르게 반영하기 위해 판매 직원에게 바잉 권한을 부여하거나 리테일 관련 교육을 한다.

2. 빠른 상품 회전율
손님이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상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상품을 조달한다. 상품에 대한 반응을 빠르게 체크하고 인기가 없는 상품은 세일하는 등 약 15일 단위로 판매주기를 줄여  재고를 최소화 한다.

3. 저렴한 가격
마진은 사입 원가 대비 2~3배로 유지해 소비자 가격 부담을 던다.

4. 직영 유통
매장 운영의 자율권을 확보하고 유통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직영 매장을 고수한다.

5. 점포별 콘텐츠 최적화
상권과 소비자 특성에 맞춰 상품 구성이나 인테리어 콘셉을 달리한다.



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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