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오픈한 체류형 쇼핑몰 <꼴레뜨마레>는 글로벌 SPA와 일본 내 로컬 브랜드, 라이프 스타일형 브랜드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또 다른 유통 채널을 만들고 있다. 사진은 요코하마 항구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일행들. 오른쪽부터 권성재 사장, 김지선 박사, 신희진 과장, 김묘환 사장, 박재홍 사장, 문일우 사장, 이종식 부사장, 유성진 상무>
이번 일본 시장 워크숍에는 9명의 패션인이 참여했다. 아동복 「트윈키즈」를 전개 중인 문일우 참존어패럴 사장을 비롯 「폴햄」의 박재홍 에이션패션 사장, 「유지아이지」의 권성재 더휴컴퍼니 사장, 여성복 「지센」의 유성진 위비스 상무, 소재 전문기업 비전랜드의 이종식 부사장, 경영 컨설턴트 김묘환 CMG 대표, 연세대학교 김지선 박사, 한국패션협회 신희진 과장 등이 참석했다.
일정은 지난 15일 도쿄 도착과 동시에 시작돼 3박 4일 일정을 빼곡하게 소화했으며, 무더위 속에서도 패션산업에 대한 열정과 평소 단련된 체력으로 한 명의 낙오 없이 끝까지 수행했다.
지속 성장에 대한 고뇌 토로
워크숍이 시작된 첫날에는 전날 최종 부도 처리된 톰보이에 대한 얘기가 화제였다. 한국 대표 브랜드가 쓰러진 것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에 대한 고민을 나눴다.
문일우 사장은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100년, 200년 갈 수 있도록 투자해야 하며, 외형이 아닌 내부 사람이 리더십을 가진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내 당대에 모든 것을 이루겠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하고, 기업이 나만의 것이란 ‘소유’의 개념부터 버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재홍 사장은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문화와 수익관리가 조화를 이뤄야 하며 이를 위한시스템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대와 외부 환경에 대한 변화의 중요성도 대두됐다. 김묘환 사장은 “80년대 중반의 엔고 이후 일본은 내수산업이 붕괴됐다. 이후 이토추 상사, 온워드가시야마, 레나운, 도쿄모드 등 주요 기업들은 해외 브랜드 도입에만 주력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요구를 놓쳤다. 90년대 ‘왜 월드패션만이 SPA 방식을 선택했는가?’에 대한 일본 패션역사를 살펴본다면 한국 패션산업의 미래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클로」 지고 「포에버21」 「갭」 뜨고
이번 일본 워크숍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유니클로」의 하락세와 「포에버21」의 고공행진이었다.
올 3월부터 일본 내 전체 외형이 두 자릿수로 하락한 수치를 반증하듯 긴자, 하라주쿠, 신주쿠 등 대부분 「유니클로」 매장은 한산했다. 세일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무색할 만큼 한가함을 연출했다. 한 참석자는 “「유니클로」는 리테일로 출발한 브랜드지만 최근 일본 시장을 공략한 「포에버21」과 「H&M」 등 트렌드 강한 브랜드에 대응하기 위해 무리한 변화를 시도한 것이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진 것 같다. 특히 올해 트렌드가 카키 팬츠와 같은 클래식인데 비해 「유니클로」는 데님인 「UJ」에 집중하면서 하락세를 부추켰다”며 나름대로 해석을 내렸다.
이에 비해 「포에버21」은 평일 아침 시간에도 각 층마다 소비자들이 줄을 서서 계산할 만큼 호응도가 높았다. 김묘환 사장은 “일본 소비자들의 취향과 잘 접목됐다. 특히 경쟁사와 비교해도 파격적인 가격경쟁력은 일본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포에버21」은 긴자는 고급스럽게, 신주꾸는 재미있고 화려하게, 하라주꾸는 전형적인 플래그십숍으로 매장을 꾸미는 등 지역별 환경에 맞는 최적의 매장 환경을 만드는 SPA 본질에 충실한 모습을 보였다.
「갭」의 부활도 주목됐다. 지난해 연말 이전한 하라주꾸 매장에는 개점 이전부터 30여명이 줄서서 기다릴 만큼 반응이 높았으며 실제 상품력 측면에서도 예전에 비해 휠씬 정리된 모습을 연출했다. 김묘환 사장은 “이미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브랜드는 한 두 시즌 굴곡을 겪기도 하지만 시스템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반드시 또 다른 모습으로 성장한다.
예를 들어 「베네통」 같은 브랜드도 최근 본래의 컬러를 버리고 스타일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하락세를 겪고 있지만 파프리카와 같은 인재 양성에 과감히 투자함으로써 멀지 않아 또 다른 성장 기반을 만들 것이다. 패션기업은 성장하면서 단순히 옷으로만 승부해서는 한계가 있다. 새로운 유통 채널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새로운 사업 모델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이를 통해 생존 & 지속 성장 가능한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유통에 대한 사례를 조사하기 위해 일행은 지난 4월 오픈한 요코하마 ‘꼴레뜨 마레’를 방문했다. 일명 체류형 쇼핑센터인 꼴레뜨 마레에서는 영국 「톱숍」과 미국 「키슨」 외에도 「AZUL by maussy」 「Free’s maket」 「무인양품」 「마츠모토 키요시」 등 일본 SPA 브랜드들의 선전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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