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세계 최대 온라인 럭셔리 기업 파페치 인수가 난관에 봉착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한국 이커머스 대기업 쿠팡의 인수를 통한 도산위기 직전의 파페치(Farfetch) 구출 작전이 첫 번째 난관에 부딪혔다. 2024년에 마무리될 예정인 빅딜에 대해 영국 럭셔리 소매업체 파페치의 투자자 그룹이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투자자 그룹은 온라인 사이트의 가치를 크게 떨어뜨릴 위험이 있는 이 인수 제안에 대해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

2027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파페치 전환사채의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이 기관 투자자들은 '2027 애드혹 그룹(2027 Ad Hoc Group)'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회사는 법률 고문으로 팔라스 파트너스를, 재무 고문으로 투자 은행인 두세라 파트너스를 선임했다. 2027 애드혹 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쿠팡으로의 매각이 진행될 경우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치 파괴로부터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옵션을 긴급히 평가하는 것이 그룹의 목표"라고 밝혔다.

2023년 12월 18일에 체결된 양사 간의 계약 조건에 따라, 쿠팡은 브랜드와 독점 부티크에 최첨단 맞춤형 기술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선도적인 디자이너들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5억 달러(약 6,690억 원)의 자본을 파페치에 제공하기로 했다. 이번 거래는 오는 4월 30일까지 독점 기간이 적용되며, 그 이후에는 매각이 완료될 예정이다.

투자자들의 우려는 파페치가 쿠팡에 매각되면 "파페치가 발행한 다른 부채뿐만 아니라 2027년 채권의 이자가 0으로 줄어든다는 것"이라고 보도 자료에서 지적했다.

이 거래에 반대하는 투자자 그룹은 "2023년 8월 기준으로 8억 달러(약 1조 704억 원)가 넘는 현금을 보유한 2023 회계연도 말의 시장 선두주자였던 파페치가 4개월 후 파이어 세일(fire sale,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물건을 급히 처분하는 방식)로 전환한 방식에 대해 심각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2027 애드 혹 그룹은 "거래가 발표될 당시 사내 브로커인 JP모건을 포함한 애널리스트들의 컨센서스는 파페치의 기업 가치를 30억 달러(약 4조 140억 원) 이상으로 추정했다"면서 "2023년 8월과 12월 사이에 파페치의 재무 상태가 설명도 없이 빠르게 악화된 것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우려스러운 상황 외에도 투자자들은 계약 조건이 다른 제안의 가능성을 배제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적절한 다음 단계를 긴급히 고려하고 있다"는 2027 애드 혹 그룹의 대변인은 "이 과정은 매우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 최소 세 곳 이상의 다른 신뢰할 수 있는 당사자가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에 공개적으로 관심을 표명한 상황에서, 쿠팡과의 거래를 진행하도록 허용한 것은 회사 자산의 가치를 극대화하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쿠팡이 인수를 진행중인 파페치는 2007년 네베스 창업자가 영국에서 설립한 세계 최대 규모의 명품 e커머스 기업으로, 3대 명품인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에·루·샤'를 비롯해  1400개 명품 브랜드를 미국, 영국 등 190개국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약 3조원(23억1668만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2015년 매출(1억4231만달러) 대비 7년간 16배가량 성장한 수치다.

지난 2018년 뉴욕증시(NYSE)에 상장했던 파페치는 지난 2019년 스트리트 명품기업 '뉴 가드 그룹'을 인수하며 오프화이트를 비롯해 마셀로블론, 팜 엔젤스 등 럭셔리 브랜드 10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영국 명품 부티크 '브라운스'(Browns)와 미국 스타디움 굿즈도 운영 중이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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