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코르셋 드레싱, 2022 가을/겨울 베르사체 컬렉션

브랜드 시그너처 코르셋 재해석... 관능적인 페미니니티 강조

2022-02-28 오전 9:33:54

2022 가을/겨울 베르사체 컬렉션

지난 25일(현지 시각) 금요일 오후에 대담하고 화려한 '왕정 스타일(Regal Style)'을 선보인 베르사체의 패션쇼 장 밖에서는 푸틴 반대를 외치는 시위대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들고 밀라노 패션위크 기간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도나텔라 베르사체의 새로운 컬렉션은 뽐내며 걷는 블랙 팬츠슈트로 시작되었는데, 재킷의 중간 부분은 어깨의 풍만함을 강조한 코르셋으로 허리를 단단히 맸다. 여기에 남성복 컬렉션의 새틴 탑 코트를 포함했는데, 하나는 밝은 핑크였고 또 다른 하나는 일렉트릭 블루였다. 그녀는 이달 초 남성복 컬렉션을 선보이며 베르사체 2.0이라고 소개하면서 다원성과 진보, 다양성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의 미래로 선언했다. 바로 MZ세대를 겨냥한 포석이었다.

2022 가을/겨울 베르사체 컬렉션

이번 시즌 컬렉션의 핵심은 조각 같은 화려한 커팅으로 여러 벌 의상으로 제작한 코르셋이다. 코르셋은 파워숄더 블랙 울 슈트의 중심에 배치되거나 혹은 미니 칵테일 드레스로 짜져서 다른 많은 룩들처럼 핀볼 위자드 하이 플랫폼 부츠로 마무리된 블랙 라텍스 레깅스와 조화를 이루었다. 이외에 미니멀한 데님으로 축소되거나, 초크 스트라이프 뱅커스 트라우저와 후드가 달린 오프 숄더 애비에이터 재킷으로 선보였다.

이번 시즌 베르사체가 코르셋 드레싱을 강조한 것은 바로 브랜드 상징이기 때문이다. 코르셋은 마이크로 드레스와 윤기가 흐르는 새틴의 3/4 길이의 시스 드레스, 광택이 나는 새틴, 세컨드 스킨 니트, 심지어 광택이 나는 패딩으로 형상화했다.

그러나 그들은 패션쇼 내내 과장된 체크와 새발 격자무늬의 박시한 재킷 아래 안에서 레이어드되는 구실을 했다. 이것은 젊은 여성들이 티셔츠와 탱크 톱이 사라진 대신 선택한 브라 톱의 2022 가을철 대체품이다. 코로나 19 팬데믹은 오랫동안 유지해 온 드레스 코드를 느슨하게 했다.

2022 가을/겨울 베르사체 컬렉션

디자이너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확실한 볼륨감을 강조하기 위해 피크 라펠이 달린 사이안 블루 새틴 코트, 매칭 초미니와 결합한 아주 큰 세 사이즈의 뱅커스 재킷, 그리고 붉은 패딩 소매로 마무리한 거대한 블랙 펠트 파카 등을 선보였다.

또한 베르사체는 Z세대의 미니에 대한 집착도 데님, 로-엣지 트위드, 그레이 플란넬 핀스트라이프를 통해 이번 컬렉션에 반영했다. 라텍스 레깅스도 엣지있는 룩에 한몫했다. 베르사체가 대담하고 관능적인 에로티시즘으로 돌아왔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닌 듯하다.

2022 가을/겨울 베르사체 컬렉션

도나텔라는 쇼 노트를 통해 "이번 시즌 룩들은 고무줄이 팽팽하게 당겨져서 생긴 에너지로 다시 되돌아오는 것처럼 대비와 긴장감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그 느낌은 나에게 너무 유혹적이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패션쇼는 3월 중순부터 런던에서 버버리를 경영하기 위해 브랜드를 떠나는 CEO 조나단 애커로이드에게는 마지막 쇼였다. 지난 2018년 카프리 홀딩스에 베르사체를 19억 유로(약 2조5,591억 원)에 매각한 일등 공신 조나단 애커로이드는 "도나텔라와 베르사체, 밀라노가 그리울 것이다. 나는 이탈리아를 사랑하게 되었다. 하지만 버버리는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2 가을/겨울 베르사체 컬렉션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