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한해를 계획하는 12월이 되었다.

연말이면 쏟아지는 각종 랭킹 중, 재계의 관심을 끄는 것은 올해의 히트상품과 다음해의 예상 히트상품 순위다.

닛케이트렌디에서는 매년 화제의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직접 설문조사 해 ‘소비 생활자가 직접 뽑은 화제 주목 상품 랭킹’을 발표한다. 2014년은 아베노믹스에 의한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은 소중한 한해가 된 반면, 17년만의 소비 증세로 인한 절약 의식과 공격적인 소비, 즉 가격보다는 품질위주의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가 엇갈린 한해가 되었다. 이는 소비를 둘러싼 환경이 가격 경쟁의 디플레이션 경제에서 가치 경쟁의 인플레이션 경제로 전환기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상위 랭크된 상품들을 보면 밝은 소재의 콘텐츠가 유독 많았는데, 이는 긴 디플레이션에서 탈피했으나, 경기회복속도가 기대치를 밑돌았으며 소비세증세의 영향까지 겹쳐 현실과 동떨어진 캐릭터에 소비자의 관심이 집중된 결과라 볼 수 있다.

과거의 암울한 디플레이션 시대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지만, 좀처럼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폐색감 짙은 현실에서 밝고 긍정적으로 즐기겠다는 소비자 시선이 어른스러움과 아이다움의 혼재와 비현실적인 캐릭터로 표출되었다 볼 수 있다.

◇ 2014, 가치경쟁의 인플레이션 경제로의 전환기

2014 히트상품, 1위는 지난 3월에 공개된 디즈니 영화, ‘겨울왕국’으로 관객동원수 2000만명을 넘으며 역대 흥행 수입 3위인 254억엔을 기록했으며 CD, 서적,식품, 패션 등 관련 상품도 동반 히트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거두었다. 특히, 블루 레이는 발매 첫날에 66만장을 판매, 단 하루만에 과거의 블루 레이의 판매 기록을 갱신했을 정도이다.

2위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사이에서도 큰 붐을 일으키는 ‘요괴 워치’, 3위는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에서 지난 7월 오픈한 ‘위저딩 월드 오브 해리포터’ 로 유례없는 캐릭터 풍작의 한해가 되었다. 그동안 소비세 증세가 실시된 해에는 ‘마루코는 아홉살’과 ‘포켓몬스터’ 등 캐릭터 관련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이는 증세의 영향으로 왠만해서는 열리지 않던 지갑이 친근한 어린이 캐릭터에서 열리는 경향으로 올해에는 현실에서 동떨어진 존재에 관심이 모아졌다. 또한, 오랫동안 이어진 불황이 지난해의 아베노믹스 경제로 일단락되면서 소비에서 가치를 추구하는  프리미엄 붐이 일어 고음질 음악플레이어와 3D마사지 의자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일본 히트상품 랭킹 1위 겨울왕국

3위 위저딩 월드 오브 해리포터

3위 위저딩 월드 오브 해리포터

◇ 2015년, 첨단기술이 일상속으로

2015년 히트 예상 순위 1위는 건강에 효과가 있을 것 같은 식품이 차지했다.

식품의 기능성 표시제도가 2015년 중 완화됨에 따라 야채나 생선 등에 식품의 효능을 광고 할 수 있게 된다. 즉, 수면개선, 미용 등 식품효능을 보다 쉽고 친밀하게 해 줌으로 일본의 식 문화의 관심이 건강으로 변화 될 것이라 예상된다.

또한, 미래 지향 기술제품 개발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자동차나 손목시계형단말기 등 미래지향적인 상품 등장과 호쿠리쿠 신칸센의 개통 등으로 첨단기술이 일상를 파고들며 생활이 전향적으로 바뀔 기대감이 상승하며, 밝고 긍정적인 기분으로 바꿔주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2014년과 같이 캐릭터 및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소비 경향은 패션에도 영향을 미쳐 2.5차원 패션이 20위를 차지했다. 2.5차원패션이란 애니메이션이나 캐릭터 등 환상적이고 로맨틱한 세계관을 모티브로 한 이미지를 자연스러운 일상패션에 도입 한 것으로 전신을 캐릭터화한 코스프레와는 차이를 보인다.

2.5차원패션의 성지인 하라주쿠는 세일러문을 도입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나 이미 품귀현상이 나타날 정도이며, 헬로키티의 산리오사에서는 자사 캐릭터를 이용한 각종 액세서리와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셀피 스마트폰은 2위를 차지해 올해 한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셀카봉 등 한국 아이디어 상품의 일본 진출도 전망 된다. 일본인 노벨상수상(2014년 청색 LED), 일본 문화의 세계적인 평가(일식, 도미오카 제사장), 호쿠리쿠신칸센 등 일본의 제조 기술이나 문화에 대한 세계의 평가가 커지면서 국내외의 일본 위상이 높아지고 있어, 일본 자국민들의 일본에 대한 사랑과 호의가 자신감 회복과 해외로의 발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2020년 도쿄 올림픽유치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4위 아리에르 파워젤볼

김숙이 일본 칼럼니스트
sooke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