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하자 패션 및 유통업계가 맞춤형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사진은 애견 순심이와 커플 룩을 입은 이효리.

회사원 김민영(32)씨는 반려동물 용품 쇼핑을 위해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웨스트 1층의 『펫부티크』를 찾았다. 애견 ‘용이’에게 입힐 방수용 고어텍스 의상을 사기 위해서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와 콜래보레이션한 이 제품은 19만원이지만 현재 할인해서 11만원에 판매 중이다.

김씨는 “평소에는 온라인 사이트를 주로 이용하지만 최근에는 이색적인 제품을 갖춘 숍이나, 병원, 미용, 쇼핑을 한 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는 전문 매장이 늘어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점차 확대되는 반려동물 시장에 패션업계와 유통계가 주목하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0년 1조원에서 지난해 1조8000억원으로 두 배가량 커졌다.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2020년이면 6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패션 및 유통업계가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반려동물도 스타일리시하게~

최근에는 반려동물과의 커플 룩을 어렵지 않게 볼 수있다. 이효리는 애견 ’순심이’와 커플 비니를 쓴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지드래곤은 애완견 ‘졸리’와 오렌지색 깔맞춤 패션을 올렸고 그밖에 엄정화, 남상미 등의 연예인이 반려동물과의 커플 의상을 선보였다.

반려동물을 하나의 가족으로 여겨 같은 디자인의 옷으로 애정을 표현하는 커플 룩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패션업계에서는 이같은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한 상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멀버리」의 런웨이에는 지난 2013 S/S 시즌에 이어 F/W 시즌에도 반려견이 등장했다.  체크무늬가 섞여 있는 코쿤 실루엣 톱에 블랙 팬츠, 모델과 꼭 닮은 커플 룩을 입은 자이언트 푸들은 무대의 활기를 더했다.

대중적인 상품을 취급하는 곳들도 있다. 「랄프로렌」은 사람이 입는 의상과 같은 소재의 애견 의상을 판매한다. 가격은 6만~8만원 후반. 가격도 사람이 입는 것과 큰 차이가 없지만 꾸준한 인기를 자랑한다.

「구호플러스」 또한 지난해에 이어 반려동물 의상을 출시했다. 반려동물과 세련된 커플 룩을 연출할 수 있도록 카무플라주 패턴, 야상 등 최신 트렌드 아이템을 준비했다. 사이즈도 5가지로 세분화해 다양한 크기의 반려동물들이 착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팝업스토어 현장에 반려동물과 함께 네임 태그를 만들어주는 이벤트를 실시해 호응을 얻었다.

가방도 인기 아이템이다. 「루이비통」이 내놓은 애견 가방 가격은 1000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비싸지만 매장에 내놓기 무섭게 완판을 기록한다. 「MCM」도 지난해 70만원대의 애견 컬렉션을 출시해 2030 젊은 여성들에게 어필했다.

◇ 원스톱 서비스 제공하니 매출 쑥쑥

대형마트는 반려동물 용품 전문 매장을 마련했다. 먹거리, 옷, 액세서리뿐만 아니라 전용 미용실, 병원, 호텔, 유치원, 피팅룸, 다이어트 스쿨 등을 다양하게 갖췄다. 반려동물의 특성상 이동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이같이 원스톱 서비스를 구현하는 전문 매장들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마트는  대형마트 업계 최초로 반려동물 멀티숍 ‘몰리스펫샵’을 열었다. 2010년 도입 후 17개 까지 매장을 늘렸으며 올해 10개점을 추가로 확장할 계획이다. 매출도 전년대비 15% 이나 신장했다.
롯데마트는 애완 전용 매장 ‘펫가든’을 열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간단한 진료부터 전문적 수술까지 가능한 병원부터 의류를 구매하는 고객을 위한 애완 전용 피팅룸, 고양이 전용 놀이 공간까지 제공한다. 지난해 3월 처음 ‘펫가든’을 연 송파점의 경우 반려동물 용품 월매출이 3배 넘게 뛰었다.

홈플러스는 올초 동수원점에 업계 최대 규모의 반려동물 서비스 전문관 ‘아이러브펫’ 1호점을 개장했다. 550 ㎡ (166평)의 넓은 매장에는 반려동물 관련 용품 2800여 가지를 갖췄다. 반려동물 체험학습실 등 차별화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마트 이용객이라면 놀이터를 2시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홈플러스 반려동물 서비스 전문관 ‘아이러브펫’.

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