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패션오디션 온라인 대중투표 1위 거머줘
이두라 워브먼트 디렉터

K패션오디션 온라인 대중투표에서 1등을 거머쥔 유니크한 디자이너 브랜드 '워브먼트'. 생소한 브랜드의 등장에 적잖이 놀란 이들이 많았다. '워브먼트'는 여성의 편안하면서도 아티스틱함을 강조한 룩을 선보이며 탄탄한 마니아층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론칭 2년차임에도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과 내공이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이두라 디렉터의 다재다능함 때문이다. 브랜드 디자이너,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 1기, '샴페인토킹' 론칭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그녀다. 육아로 인해 잠시 일을 멈춘 상황에서도 그래픽 아트를 선보여 해외에서 주목까지, 다재다능함을 갖춘 이두라 디렉터를 만나봤다.
◇ 아티스틱+포멀함 공존
치열한 접전 끝에 K패션오디션 온라인 대중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워브먼트'. 생소한 브랜드의 등장에 궁금증을 안고 인터뷰 장소로 향했다. 블랙 컬러의 튤 슬리브리스 맥시 드레스를 입은 이두라 디렉터가 반갑게 맞아줬다. 모던한 무드에 자칫 심플해 보이지만 백 트임 디테일과 튤을 넣어 스커트의 볼륨으로 아티스틱함이 돋보였다.
'워브먼트'는 정제된 클래식 웨어가 혼재된 경쾌한 무드의 스타일을 지향하는 유니크한 디자이너 브랜드다. 'Tears for Later'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어둠에서 밝음을 향해 나아가는 경쾌한 무드의 여성상을 그린다. 따라서 매 시즌마다 '워브먼트'만의 색다른 스타일을 출시, 키치한 요소를 더해 시즌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워브먼트'의 매력은 키치함을 꼽을 수 있다. 누구나 쉽게 입을 수 있는 대중적인 스타일에 위트가 더해진 브랜드는 없을까라는 고민으로 '워브먼트'를 론칭하게 됐다. '워브먼트'는 보다 실험적이고 과감한 색감과 디자인을 시도해 나가고 있다. 나는 대중적인 것, 노멀한 것,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어렸을 적부터 무채색보다는 화려한 컬러감을 좋아한 이두라 디렉터는 '워브먼트'를 론칭한 과정이 특별하다. 그녀는 성균관대학교에서 동양학을 전공했고 부전공으로 의상학을 공부했다. 그녀는 졸업을 앞두고 쌈지에 입사해 디자이너 생활을 시작, 이후 마틴싯봉 아틀리에, 바네사브루노 아틀리에서 디자이너 커리어를 쌓았다. 당시 해외 브랜드를 국내 마켓에 맞게 디자인을 진행한 첫 사례였다.
"해외 브랜드는 드레시한 디자인이 대부분이며 제품의 완성도 역시 높은 퀄리티를 요구했다. 국내 마켓 실정은 달랐지만 본사에서 드랍하지 않았다. 브랜드 고유의 느낌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포멀하게 디자인을 풀어냈기 때문이다. 또한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자체적으로 원부자재를 개발했다. 일본 원부자재를 수입해서 사용하기도 했지만 모티브 개발을 재미있게 했다." 이후 내셔널 브랜드에서 경력을 더 쌓기 위해 입사했지만 틀에 박힌 업무 방식에서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그만두게 됐다. 그리고 나서 '샴페인토킹' 브랜드를 론칭하게 됐다.
"당시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 1기 멤버들이 '로우클래식', '디스이즈네버댓', '스튜디오 K' 등이다. '샴페인토킹'은 유니크함이 돋보여 패피들 사이에서 파티룩으로 인기를 끌었다. 소녀시대, 김태희, 서인영, 한혜진 등 수많은 셀러브리티의 매거진 화보 촬영이나 무대 의상으로 많이 찾았다." 하지만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디자인 때문이었을까. 대중의 반응은 기대치에 못미쳤다.
"당시만 하더라도 대중의 반응 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디자인에 올인했다. 그리고 모든 업무를 끝까지 다 혼자 하려고 했다. 주위를 둘러보지 않았던 거다."
이후 육아와 함께 자연스럽게 쉬면서 4년이란 공백이 있었다.
해외 디자인 웹진 ‘잇츠나이댓’에 소개된 이두라 디자이너의 일러스트 |
◇ 일러스트레이터로 주목 받아
"출산 이후 육아에 전념하면서 산후 우울증이 찾아왔다. 더이상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2019년 다시 그림을 그렸다. 완성된 작업물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더니 국내 유명 독립 출판사로부터 제의를 받게 됐다."
국내 독립 출판사가 제안해 그래픽 노블(그림소설) 뉴스앤라인드를 출간, 5개월만에 작업해 텀블벅 펀딩에 성공했다. 이후 국내외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주목받기 시작, 전시회 제안과 협업 등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디자인 세계의 최전선을 이끄는 디자인 웹진 '잇츠나이댓( It's nice that)' 에서 주목하는 디자이너로 소개됐으며 이후 해리포터 시리즈를 만든 블룸버리 출판사와 손잡고 Feng Shui Modern 내 작업을 진행, 커버에 이름을 올렸다. 지금은 메모리즈앤레드 개인 책 출간을 작업 중이다.
"우울함을 벗어나고자 그림을 그린 것이 운좋게 풀렸다. 특히 해외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기적으로 맞아 떨어진 것 같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나의 작품이 플랫하면서도 동양화스러운 느낌이 매력있다는 애기를 들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디자이너로서의 열망이 다시 꿈틀대기 시작, 하지만 용기를 내기 어려웠다. 디자이너로서는 끝인가라는 생각이 들정도였다고.
"나의 고민을 알고 있던 지인으로부터 운좋게 생산기반을 갖춘 투자자를 소개 받게 됐다. 투자자는 나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 투자를 진행키로 했으며 현재 대부분의 상품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워브먼트’ 22FW 컬렉션 |
◇ GN쇼 시작으로 재기 노려
지금은 '워브먼트'에만 전념하고 있다. 2021년 론칭한 '워브먼트'는 2030 여성을 타겟으로 세 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다시 시작한 만큼 치열하게 준비했다. 초기 '샴페인토킹' 때와 달리 선택과 집중을 통해 브랜드 전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워브먼트'만의 무드 아래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브랜드를 키워나가고 있다."
올 상반기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특히 DB를 통해 '워브먼트' 시그니처 아이템을 디벨롭핑하는 작업에 나섰다. 소비자로부터 인기를 끈 아이템을 분석 및 데이터화해 매 시즌 다양한 소재와 디테일에 변화를 시도, '워브먼트' 아이덴티티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또한 이 디렉터의 강점인 일러스트를 반영한 상품 기획도 준비중에 있다. 현재 유통은 온오프라인 투트랙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 온라인은 자사몰을 비롯 W컨셉, 29CM, 코오롱몰 등에 입점했으며 오프라인은 더레닌본, 셀러워크, 디자이너 편집숍 MOW를 통해 고객들과 만나고 있다. 여기에 K패션오디션, 트렌드페어, 트레이드쇼, 르돔 서울패션위크 GN쇼 등 브랜딩에 필요한 대외 활동과 정부 지원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이번 GN쇼를 통해 쇼피스를 별도로 제작해 선보일 계획이다.
"아직 신진 브랜드이지만 다양한 활동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 '워브먼트'만의 키치함이 돋보이는 아이덴티티는 고수하면서 소비자들이 픽 할 수 있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다."
이은수 기자
les@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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