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ood brand is a good ecosystem
철학이 브랜드 전략이다

◇ COVID19 불황에서 브랜드 전략은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알랭 드 보통 Alain de Botton은 그의 저서《불안》에서 불안을 이렇게 정의했다.
'불안은 욕망의 하녀다.'
이 말은 어딘가에서 많이 들어본 듯하며 친숙한 공식처럼 느껴진다. 아마도 '브랜드는 욕망의 하녀다'라는 마케팅 법칙 때문일 것이다. 뇌쇄惱殺적인 산업군에서 일하는 마케터에게는 '불안'과 '욕망'에 트렌드를 넣어 '브랜드'를 한 덩어리처럼 사용한다. 불안은 학습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본능으로 가지고 있는 반사작용이다. 그래서 마케팅 바닥에서 닳고 닳은 마케터는 시장 트렌드에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소비자에게 가장 즐겨 사용하는 것이 '불안과 욕망'의 마케팅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마케터는 신규 브랜드 안에 글로벌 트렌드, 새로운 디자인, 허영심, 사치, 경쟁심, 체면과 욕망을 적당히 섞어 넣어서 구매하지 않으면 불안하게 만든다. 사람의 '비교심리'를 이용해서 지금 사지 않으면 왠지 뒤처진 사람처럼 만든다.
하지만 지금처럼 불황이 계속되면 불황 전까지 소비자를 불안 심리로 기만하면서 끌고 가는 불안과 욕망의 마케팅 법칙은 사라진다. 사람은 실용성이 검증된 진짜만 찾기 때문에 고객 중심, 고객이익 증대, 고객 우선, 고객 가치 창조와 같은 '고객 원칙'만 존재하게 된다.
COVID19가 창궐한 현재 시장을 리딩하는 브랜드를 살펴보면 고객 원칙에 입각한 전략, 즉 소비자를 응원하고, 안정감을 주며, 관계를 형성하고 신뢰감을 주는 전략을 사용한다. 불황 속에서 호황하는 브랜드는 불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시대정신'으로 소비자들에게 '구매'가 아닌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불황 속에서 결국 활황하는 이유는 목적을 중심으로하는 '브랜딩'이다.
불황이 시작되면 마케팅 전략 서적은 덮어 두어야 한다. 대부분의 성공한 브랜드는 호황일 때 자신들의 탄생을 기념하는 영웅담을 늘어놓는다. 호황으로 덧칠한 자본주의 우상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부터는 소비자로 불렸던 사람, 내 이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야 한다.
가장 큰 변화는 소비자는 고객이 되고, 고객은 소비자가 된다. 이 말은 기존 브랜드 충성고객이 가장 손쉽게 다른 브랜드로 이동한다는 뜻이다. 불황이 되면 기업과 브랜드는 자신과 싸우게 된다. 자신의 강점은 약점이 되고, 자신의 성장은 덫이 된다. 시장 리딩 브랜드는 불황이 오기 전에는 대부분 최고의 역량을 발휘해서 광고 및 마케팅 비용을 들여 시장 점유율을 유지했을 것이다. 하지만 소비가 줄어든 상태에서는 어쩔 수 없이 최악의 방법이며 가장 빠른 방법을 사용한다. 가격할인과 원가절감이다.
가격 할인은 기본 충성고객에게 치명적이고, 원가절감은 내부 고객에게 치명적이다. 결국 안과 밖으로 어려워진다. 대부분 기업은 자구책을 사용하지만, 고객 중심이기보다는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에 브랜드와 고객의 관계는 재설정된다. 물론 지금까지 상품을 '팔기' 위해서만 생각했기에 브랜드를 '보존'과 '유지'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지식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시장을 리드했던 브랜드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이때 고객의 이익을 중심으로 설계된(말로만 듣고 책에서만 나오는) 가치 혁신의 브랜드가 탄생이 된다.
불황이 되면 기업가정신에 의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소비자들에게 안정과 신뢰를 주는 새로운 대안으로 환호를 받는다. 소비자는 고객이 되어서 이런 혁신적인 기업과 브랜드를 응원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응원한다.' 그렇다면 불황을 전략으로 활용한다면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복잡하지 않다. 일단 싸기만 하면 안 된다. 싸기만 한 브랜드의 단점은 호황 때 사라지거나 수많은 모방자를 만들어 내거나 그리고 싼 것으로 포지셔닝이 된 상표(브랜드가 아니다)가 된다는 것이다. 싸지 않으면 매출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결국 품질에 문제가 생기고 급기야 소비자에게 외면을 받아서 시장에서 사라지게 된다. 그래도 불황에는 싸야 한다. 그러나 '철학적으로' 싸야 하며 그 철학은 고객에게 품질로 만족시키겠다는 브랜드 사명으로 구성되야만 한다.
결국 품질이 최고의 가치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명품' 브랜드이다. 돈이 많은 사람이 명품을 사면서 그렇게 품질을 따지는 것은 오래 갖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 그 품질에 깃든 장인정신, 곧 완벽함을 사고 싶기 때문이다. 얼핏 듣기에는 '품질 좋고 싸게 만들어라'라는 식으로 들리겠지만 이것은 COVID 19 불황에서는 기본이다. 왜냐하면 이것이 상품의 기본 속성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비자를 흥분시키려면 왜 가격이 저렴한지에 관한 '철학'을 반드시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가 이 시대에 왜 만들어졌고, 우리는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 어려움을 이겨내고, 고객에게 이런 것을 주고 싶은 동시에, 우리의 고객은 우리와 이런 철학을 공유하고 있으며, 우리는 고객과 함께 불황을 이렇게 이길 것이고, 그리고 우리는 망하더라도 이 철학을 버리지 않겠다'라는 것을 소비자는 듣고 싶어 한다. 왜냐하면 불안함을 이길 수 있는 최고의 것은 바로 신뢰이기 때문이다. 신뢰란 '다른 대안을 가지고 있지 않다'라는 것이다.
모든 시장의 질서가 왜곡되는 불황의 시기에는 무엇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소비자는 더는 불확실함으로 인한 불안을 원하지 않는다. 확실한 것을 원한다. 그렇다고 그 확실함이 예전의 광고 카피처럼 자기주장 식이 아니다. 확실함의 근본인 신뢰는 '솔직함'이다.

◇ 철학이 전략이다
불황에는 호황 때처럼 대박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COVID19 불황이 길면 올연말, 빠르면 여름휴가 아니면 추석 때가 되면 풀릴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버려라.
아주 길고 지루한 불황이 될 수 밖에 없는 시장 구조로 이미 넘어갔다. 이런 과정을 이기기 위해서는 마케팅 전략을 다시 짜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전략이라는 개념으로 모든 것을 다시 세워야 한다. 혹시 브랜드 전략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광고, 홍보, 판촉 그리고 스타 마케팅 정도로 생각하는데 그것은 '돈'으로 하는 판촉행위이다. 최근 재고를 불태워서 이슈가 된 명품 브랜드에서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일까?
악성 재고는 불태울 수도 있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브랜드에 대한 태도이다. 브랜드 철학을 재정립해야 한다. 왜 우리가 불황에 존재해야만 하고, 불황 속에서 소비자에게 어떻게 봉사하며, 불황에서도 견뎌야 할 이유를 철학적으로 세워야 한다. 이번에 인터뷰한 회사는 불황을 이기는 전략보다는 놀랍게도 불황에도 자신들이 고객들에게 지켜야 할 의무를 이야기해 주었다.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려는 방법은 경영자도 반드시 지켜야 할 브랜드 영혼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들 'Brand DOs & DON'Ts'라고 불리는 매뉴얼이 그것이다.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회사를 접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지킨다는 자기 사명적 매뉴얼이다. 이것을 만든다고 갑자기 매출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반복되는 말이지만 브랜딩 전략은 '태도'이다. 이런 자기 제약 조건이 있으면 경영자와 브랜드 관리팀은 자연스럽게 원칙에 맞는 그리고 원칙에서 진화된 전략들을 짜게 될 수밖에 없다. 바로 여기서 차별화가 이루어지고 시간이 누적되면서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가치로 정착이 되는 것이다.
찰슨 다윈의 말처럼 강한 종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잘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듯이 불황에서 높은 철학 기준을 세우면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문화가 바뀌고, 서비스가 바뀌고, 상품이 바뀌고 고객이 바뀌게 된다. 최근 불황을 이긴 회사들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 이곳저곳 돌아다녔던 사람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갔는데 별것 없던데요!" 별것 없는 것이 아니라 볼 수 없는 것이다. 불황에도 성황 하는 미국의 월마트를 보면서 이제는 고인이 된 샘 월턴의 성공 전략이 다시 기억난다.
"우리의 전략은 함께 열심히 일하는 것입니다."
이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하지 못하는 것이다.
최정희 앤더슨벨 대표는 위기의 시장 상황에서 돌파 방법으로 이렇게 말했다.
"브랜드 경영에서 절대로 타협할 수 없고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신념입니다. 우리는 컨템포러리 브랜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브랜드에 대한 우리의 신념이라고 결정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신념을 가지면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지가 보입니다. 또한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브랜드답게 하는 디테일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앤더슨벨을 앤더슨벨답게 하자는 이런 신념은 글로 깨닫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쳐 내 몸으로 각인되는 것입니다. 최근에 있었던 예를 들면 매장 바닥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금이 갔고, 한쪽 면이 올라왔죠. 우리는 모두 모여서 '앤더슨벨'이라면 어떤 결정을 해야 할까를 논의했습니다. 결국 저희는 수천만 원을 들여서 다시 바닥공사를 했습니다. 우리가 보는 앤더슨벨이 아니라 우리를 사랑하는 고객의 관점에서 앤더슨벨을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신념입니다"
최정희 대표는 앤더슨벨을 앤더슨벨답게 하자의 [신념]을 다시 설명했다.
"이런 불황 속에서 경영을 할 때도 수많은 위기의 변수가 찾아옵니다. 그 변수는 항상 쉬운 일과 옳은 일을 선택하는 것이죠. 끊임없이 이 두개의 선택을 갈등하면서 브랜드는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쉬운 일을 선택하는 것은 자신의 상황에 맞춘 일입니다. 쉬운 일을 선택한다는 것이 결코 나쁜 일을 선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어진 상황에서 차선의 선택을 하는 합리적 결정입니다. 반면에 옳은 일이란 소비자를 위한 선택 그리고 브랜드를 위한 선택입니다. 예를 들어 저희는 상품을 15,000 장 이상 만들지 않습니다. 5만 장이 팔릴 수 있지만 15,000장으로 끝내는 것이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지켜야 하는 저희의 신념입니다.
이것은 구매할 고객이 아니라 구매한 고객을 위한 브랜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에게는 이미 구매한 고객도 고객이기 때문에 패션 브랜드가 가져야 할 희귀성도 지켜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고객과 브랜드에게 옳은 일을 선택하면 다른 의사결정의 위기를 이겨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브랜드의 신념을 지키면 고객이 우리 브랜드 가치를 지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옳은 일을 선택했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더 많이 실패합니다. 하지만 실패하더라도 창피하지 않습니다. 후회하지 않죠. 무엇보다도 더 많은 것을 배웁니다. 반면에 쉬운 일을 선택해서 성공하면 기억도 안 납니다. 그리고 또 위기가 옵니다. 만약에 쉬운 일을 선택해서 실패하면 정말 부끄러워지죠."
최정희 대표는 불황을 뚫고 나가기 위한 브랜딩 전략으로 이렇게 말했다. "Anderson bell의 전략은 Anderson bell이 되는 것입니다." 브랜드 경영을 위해서 준비할 것은 무엇을 브랜드의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dos & don'ts) 결정하고 실행함으로 완성된다. 이것은 경영자의 태도를 결정하는 일이지만 브랜드의 방향을 이끌어 간다.
브랜드가 브랜드 되는 최고의 전략은 앤더슨벨처럼 쉬운 일과 옳은 일중에서 언제나 옳은 일, 다른 말로 한다면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Project 05 l 안 팀장에게
안 팀장이 나에게 보여준 3개의 네이밍 중에 선택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어. 저번에 말한 것처럼 안 팀장이 설명한 철학을 바탕으로 기존에 보내 주었던 3개의 네이밍을 가지고 다시 네이밍을 한 것이 페코사이트fecosight야. 안팀장도 알다시피 좋은 이름은 시간이 지날수록 입에 붙잖아. 몇 주 지났으니깐 어느 정도 판단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 페코사이트?
오늘은 페코사이트 브랜드 휠을 설명하려고 해. 몇 주 동안 불렀으니깐 브랜드 휠을 보면서 설명할 때 아마 두 가지 마음이 생길 거야. 생뚱맞거나 내 것 같거나. 다시 말하지만 안 팀장이 준 3개의 네이밍이 절대 나쁘지 않아. 그리고 내가 지금 보낸 것이 더 좋다는 것이 아니야. 나는 단지 안 팀장이 세운 브랜드 철학을 네이밍으로 설명하고 싶었어.
안 팀장이 런칭하려는 환경 브랜드는
1)환경문제에 관해서 이슈를 터트리고 대안을 제시하는 Campaigning Brand.
2)아주 작은 환경 문제라고 놓치지 않고 이것이 자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확인하고, 고객에게 알려주고 동참시키는 브랜드
3)고객에서 옷이 아니라 환경에 대한 관점을 바꾸게 하는 브랜드
4)브랜드 시작은 한국에서 하지만 글로벌 차원에서 환경 연대를 만드는 브랜드라고 런칭 보고서에 쓰여있었지.
나는 안 팀장의 환경 브랜드가 말하는 4개의 가이드라인을 모두 연결하는 단어를 생각해보았어.
A) few and far
B) eco
C) sight
먼저 안 팀장의 철학 혹은 런칭 이유에 관해서 단어를 하나씩 설명을 해볼게.
일단 A) few and far(작지만 멀리)라는 개념이야. 이것은 안 팀장이 말하는 2)번과 4)번을 설명하는 단어야. 페코사이트가 환경 문제 해결책으로는 비록 작은 브랜드이지만 사라지지 않고 멀리 전달되어서 거대한 연결체가 된다는 뜻으로 뽑았어.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리스본행 야간 열차'라는 영화에서 나오는 대사에서 영감을 받았어. 이 영화는 안 팀장의 취향이 아니어서 보지 않았을 것 같은데.
남자 주인공 '그레고리우스'는 비 오는 어느 날, 낯선 여인을 구해줬어. 그런데 그녀는 비에 젖은 붉은 코트와 오래된 책 한 권, 15분 후 출발하는 리스본항 열차 티켓을 남기고 사라졌지. 좀 황당하지만 '그레고리우스'는 형언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에 의해서 의문의 여인과 책의 저자인 '아마데우 프라두'를 찾아 리스본항 야간열차를 타게 되는 거야. '그레고리우스'의 대사 중에 이런 말이 있어
'꼭 요란한 사건만이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결정적 순간이 되는 건 아니다.'
삶을 바꾸는 결정적 순간이 아주 작은 우연, 혹은 사소한 일에서 시작될수 있다는건
매일 아침 설레임을 갖게 하는 일상의 근원적인 위안이기도 하다.
우리인생의 진정한 감독은 우연이다
사실, 내가 몽골 자전거 여행을 시작한 것도 이 영화 때문이야. 예전에 언제 본지는 기억이 안 나고 소파에 누워있다가 검색에 걸려서 보았어. 그리고 나는 리스본이 아니라 몽골을 택한 거야. 우습지? 안 팀장이 런칭하려는 브랜드는 마치 환경 티켓 같은 브랜드라고 생각했어. 나중에 정리해서 말하겠지만 상품 설명서와 가격 택tag도 열차티켓처럼 만들면 어떨까? 환경 브랜드를 통해서 인생의 환경 여행을 할 수 있는 브랜드라고 생각했지.

좀 더 크게 상상해본다면 4)번 이유처럼 안 팀장의 브랜드가 글로벌 연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안 팀장의 브랜드가 기차 티켓이 아니라 기차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B) eco 에코는 이 브랜드의 핵심이지. 안 팀장도 알다시피 에코eco의 어원은 집이라는 뜻이잖아. 인간은 자연을 문명과 나누어서 생각하지. 나도 그런 것 같아. 하지만 몽골 초원에서 자전거를 타면 내가 자연 안에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껴. 비가 오면 그대로 맞고, 바람이 불면 팔을 벌리고, 저녁별을 보면서 잔다는 것. 아마 안 팀장은 상상을 못할 거야. 나도 직접 대자연을 그대로 느끼기 전에는 알 수 없었어. 여기가 내 집이라는 것을 정말 몰랐지.
C) sight 안 팀장이 브랜드를 통해서 하려는 것을 실상을 보여주고, 관점을 깨닫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에코 브랜드의 핵심은 말 그대로 환경 관점을 주는 것이지.
그래서 나는 few and far, eco, sight로 브랜드 네이밍을 했지. 이제 ? 의미가 보이지? 내가 또 설명하는 것보다 먼저 아래 그림을 보고 간략히 설명을 할게.
1) Fight(few and far + sight)
한마디로 안 팀장의 브랜드는 환경을 대신해서 파괴자에게 싸움을 거는 브랜드잖아. 이런 말을 들어봤지? [신은 마지막 때까지 용서하신다. 사람은 가끔 용서한다. 자연은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페코사이트가 싸움꾼이 되라는 것은 아니야. 하지만 안 팀장이 팔고 있는 상품이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어떤 사람에게는 미사일이고, 또 어떤 사람에게 자연의 씨앗이 될 수 있겠지. 예전에 더바디샵이 환경단체 그린피스 green peace와 [고래를 구하자]라는 캠페인을 한 적이 있었어. 그들은 단순히 피켓들도 도시에서 행진하지 않고 바다로 나가서 포경선 앞에서 고래를 지켰지. 안 팀장이 나에게 소개한 보고서에서 안 팀장은 브랜드를 이용한 '환경 보호'보다는 브랜드와 함께 '환경 투쟁'을 하겠다고 말한 부분이 있었지. 페코사이트의 철학은 친환경 옷을 입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대신해서 환경 파괴를 가져오는 무관심과 싸우는 것으로 생각했어.
2) Feco
자연과 우리는 하나다. 이 개념을 말하고 싶었어. oneness(하나됨)보다 더 직접적인 느낌을 가진 단어를 찾아보았는데 없더군. '이코노미(Economy)'는 '집안 살림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오이코 노모스oiko nomos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했잖아. family로서 Eco라는 철학을 설명하고 싶어서 이 단어를 만들었어. 나중에 fecosight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서로 Fecoist(페코이스트)라고 부르게 하는 것이 목표야. fecosight 브랜드 입장에 고객을 게걸스럽게 먹는다는 어원을 가진 '소비자 consum er'라고 부르는 것은 모순이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fecosight를 구매한 사람에게 단순히 '고객님'이라고 부르는 것도 캠페이닝 브랜드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어. fecosight를 구매하는 사람은 의류 소비자가 아니라 환경 운동 동역자가 되는 거지.
(3)ecosight는 없는 단어야. 하지만 fecosight가 만들 단어이기도 하지. 구글이 만든 구글링 단어처럼 페코사이트가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인 에코 사이트ecosight를 설명하고 싶었어.
나이키의 Just do it은 달리기라는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었고, 애플의 Think different는 우리에게 다른 세상을 보여주었고, 테슬라는 '자동차는 어떻게 되어야만 하는가'를 알려주었지. 위대한 브랜드는 우리의 욕망과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관점을 바꾸어서 더 나은 세상으로 인도했지. 나는 페코사이트의 본질은 '상품'이 아니라 '관점'이라고 생각해.
좋은 브랜드 이름이란 브랜드 이름을 설명할 때 브랜드의 방향과 아이덴티티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해. 안 팀장과 직원들이 네이밍을 결정하면 그때 다시 설명하지 못했던 부분을 자세히 나누도록 하지. 그리고 저번 편지에 내가 질문했던 내용은 좀 생각해보았어? 브랜드는 하지 않을 것을 하지 않음으로 브랜드가 되는 거야. 너무 많은 마케팅과 판촉 아이디어보다 fecosight의 철학을 기반으로 절대 하지 않을 리스트를 만들어 보는 거야. fecosight가 fecosight되기 위한 브랜딩을 찾아야 하지. 바로 그것이 '신념'이라고 생각해. 암튼 네이밍을 결정하면 그때부터 세부적인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지.
몽골 자전거 여행 중에 윤시온
정인기 기자 ingi@fi.co.kr, 권민 객원 에디터 unitasbrand@gmail.com
정인기 기자, 권민 객원 에디터
unitasbran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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