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면 ‘카멜레온’ 못하면 ‘박쥐’ ‘브랜드 컨셉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융통성 있게 대처할 것인가.’ 리뉴얼은 브랜드의 영원한 과제이며 정답이 없는 논란의 대상이다. 성공하면 ‘카멜레온’이지만, 실패하면 ‘박쥐’로 전락하는 것이 리뉴얼이다. 정도와 범위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이지캐주얼과 같이 아무런 근간 없이 시스템과 생산력에 의존한 브랜드는 옷을 찍어내는 공장에 불과하다”며 “이런 관행이 지속된다면 100년 브랜드가 나오기 힘들다. 세계적인 장수 브랜드들은 모두 나름대로의 철학과 근간을 갖고 간다”며 비판한다. 이에 대해 이지 캐주얼 관계자들은 “이지 캐주얼의 정신은 적당한 트렌드와 부담 없는 가격을 제시함으로써 고객이 쉽게 사 입을 수 있는 옷을 말한다. 트렌드에 순발력 있게 대처하는 것이 이지 캐주얼의 정신이다”라고 반박한다. 이처럼 의견이 분분한 와중에도 업계 관계자들은 “리뉴얼은 브랜드의 영속성을 위한 필요조건”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들은 “유행에 민감한 20대 전·후반을 주고객으로 하는 유니섹스 캐주얼, 여성 영캐주얼에서는 트렌드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느냐가 생존을 좌우한다. “전략(브랜드 정신)은 일관성 있게 가져가면서 전술(시즌 컨셉)은 융통성 있게 변화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며 브랜드 운명과도 직결된다. 그러나 일단 전략이 수립되면 전술적 활동들은 상황에 맞는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카멜레온 같이 적극적으로 변화를 수용하는 것이 요즘과 같이 급변하는 패션마켓에서 브랜드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자 덕목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