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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은 매장별 리뉴얼과 함께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
최근 백화점들이 체험형 콘텐츠로 리뉴얼을 단행하고 F&B 공간을 확장한 전략이 주효하면서 다시 한번 옛 전성기를 되찾고 있다.
소비침체 속 이커머스 기업들의 공격적인 확장에 대응, 체험형 공간 구성과 다양한 즐길거리로 소비자들의 유입을 꾸준히 늘리면서 경쟁력을 끌어올린 것이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다.
백화점 주요 3사가 공시한 실적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1분기 전년대비 1.4% 증가한 8156억원 순매출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전년동기대비 7% 증가한 6641억원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은 1분기 순매출은 5936억원으로 전년동기 3.6% 신장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137억원, 1031억원으로 전년대비 3.1%, 8.3% 올랐다.
부진한 점포들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구매력 높은 MZ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MD 개선을 적극적으로 단행한 것도 백화점 성장세에 큰 역할을 했다. 여기에 F&B와 다양한 다이닝 공간을 구성해 소비자들이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더현대 서울에 루이비통이 입점한 데 이어 더현대 대구에 부쉐론, 판교점에 디올이 신규 입점하는 등 럭셔리 브랜드 라인업을 강화한 점이 주효했다. 올해 1분기 럭셔리 브랜드들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0.8% 상승했다”고 말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녹록지 않은 업황과 치열한 커머스 경쟁 속에서도 백화점 역대 1분기 최대 매출과 연결 회사들의 고른 성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백화점의 콘텐츠 혁신과 자회사들의 견고한 실적을 바탕으로 내실 있는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롯데,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투자
롯데백화점은 현재 본점, 수원점, 인천점 등이 리뉴얼 과정에 있으며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잠실점도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위해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미래 성장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최근의 리테일 트렌드에 맞춰 고객들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여러 점포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 측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식품관을 새롭게 오픈한 인천점과 ‘컨버전스형 쇼핑몰’로 변화하는 수원점 등 리뉴얼 점포가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고 본점과 잠실점 등 대형 점포가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주요 매장들의 MD 구성을 젊은 브랜드로 재구성한 점도 상승 요소로 작용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3월 기존 마르디 메크르디 매장 맞은편(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키즈 전문 매장인 마르디 메크르디 레쁘띠를 추가로 오픈했다. 마르디 메크르디 레쁘띠는 지난해 11월 한남동에 오프라인 공식 매장 1호를 오픈한 이후, 유통사에 입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잠실 에비뉴엘점은 4월 국내 최초로 루이비통 ‘LV 다이아몬드 컬렉션’을 단독 선보였다. LV 다이아몬드 컬렉션은 2022년 7월 최초로 런칭한 후 뉴욕 5th Avenue 및 로스엔젤레스 Rodeo Drive 부티크 등에서 선보여 화제를 이끈 바 있다. 이에 롯데백화점 잠실 에비뉴엘은 국내 최초로 LV 다이아몬드 컬렉션을 선보인 매장인 만큼 향후에도 국내 유일하게 LV 다이아몬드 컬렉션 상품을 보유하고 판매한다.
최근에는 무신사의 ‘무신사 스탠다드’를 비롯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시프트G’를 입점시켰다.
롯데몰 수원에 들어선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은 인스타그래머블한 인테리어로 ‘숏폼’ 촬영에 최적화된 라이브 피팅룸을 설치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 시프트G는 롯데백화점 본점에 들어서며 올 봄여름 시즌에 사쥬 드 크레와 익스클루시브 협업 상품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매장별로 주요 브랜드들을 단계적으로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점포별 차별화된 콘텐츠들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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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은 ‘하우스 오브 신세계’를 통해 새로운 경험의 장을 제시한다. |
◇ 신세계, F&B 매장 강화로 집객력 높여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백화점과 호텔의 DNA를 결합한 제3의 공간 ‘하우스 오브 신세계(House of Shinsegae)’의 문을 열었다.
신세계 강남점과 JW메리어트호텔 서울의 연결선 상에 세워지는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신세계가 전국 1위 백화점의 ‘콘텐츠’ 노하우에 JW메리어트호텔과 호텔 오노마를 통해 쌓아 온 ‘서비스’ 노하우를 더해 만든 신개념 공간이다. 최상의 고객 만족을 단 하나의 기준으로 삼았다.
기존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있던 센트럴시티 중앙부 3개 층에 7273㎡(2200평) 규모로 조성된다. 이는 백화점 명품관과 JW메리어트호텔서울을 잇는 지점으로, 신개념 미식 플랫폼과 패션·뷰티 큐레이션 중심의 럭셔리 플랫폼이 결합된 ‘고객 환대의 장(場)’으로 완성될 예정이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하우스(집)’라는 이름에 나타나듯 신세계의 정체성을 담은 공간이다. 집에는 사는 이의 취향과 안목이 깃들기 마련이란 점에 착안해 오직 신세계만이 큐레이팅할 수 있는 공간을 선보인다. 식사 공간(푸드홀)과 와인 저장고를 갖춘 ‘신세계의 집’에 초대된 고객들은 최고의 환대를 받으며 미식, 쇼핑, 예술이 어우러진 시간을 경험한다.
1차로 오픈하는 미식 플랫폼은(B1~1층) 12개 레스토랑으로 구성된 하이엔드 푸드홀과 파인와인(fine wine) 전문관으로 구성된다. 이 중 푸드홀은 쇼핑 중 간단히 한 끼 때우는 곳이 아닌, 사교모임과 비즈니스 미팅에도 손색없는 고품격 미식 공간을 표방한다.
호텔 칵테일바나 스시 오마카세 레스토랑에서 볼 수 있는 ‘카운터 테이블’과 개별 다이닝룸을 도입했다. 백화점 푸드홀에서도 눈앞에서 셰프가 제공하는 스시와 손수 구워주는 고기를 맛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이 지금까지의 노하우와 역량을 총집결해 선보이는 단 하나의 명품 공간”이라며 “공간과 콘텐츠, 고객의 마음을 채우는 서비스 혁신을 통해 오직 오프라인 공간만이 줄 수 있는 가치와 매력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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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 서울은 문화복합몰로 자리매김 했다. |
◇ 현대, 문화복합몰 표방…더현대서울에 예술 경험 공간
현대백화점그룹의 더현대 서울이 문화복합몰로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더현대 서울 내 전시공간 ‘알트원’의 누적 유료 관람객이 100만명을 돌파했다. 쇼핑 공간에 머무르던 리테일의 개념을 예술적 경험의 공간으로 확장하는 데 성공하며 국내 대표 문화복합몰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백화점 업계에서 전문 전시관 수준의 유료 전시를 상시로 여는 건 알트원이 유일하다.
누적 관람객 100만명을 넘어서면서 알트원은 연간 약 30만명의 고객이 유료 전시 관람을 위해 찾는 예술 작품 향유의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사단법인 한국박물관협회에서 발표하는 전국 사립박물관·미술관 운영 실태 조사에서 서울 소재 미술관의 연평균 관람객 수가 5만 5000명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회사 측은 이 같은 성과에는 일반적인 백화점 아트 마케팅의 통념을 깨는 공간 운영과 자체 전시 기획?유치 역량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알트원은 전문 전시관 수준의 항온?항습 시설과 보안 시스템 등을 갖춘 대규모 상설 전시 공간으로 특히 차별화된 콘텐츠가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앤디 워홀의 대규모 회고전인 ‘앤디 워홀: 비기닝 서울’을 비롯해 포르투갈 사진작가 테레사 프레이타스의 국내 최초 전시를 유치했다. 프랑스 3대 미술관인 퐁피두센터와 손잡고 20세기 미술 거장 라울 뒤피의 국보급 작품 130여점을 선보이고 이탈리아 나폴리 국립 고고학 박물관 소장품 120여 점으로 구성된 ‘폼페이 유물전?그대, 그곳에 있었다’를 여는 등 총 11번의 전시 동안 알트원을 거쳐간 작품만 1500여점에 이른다.
소비 목적형 공간으로 인식되던 오프라인 리테일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알트원 전체 이용객 중 사전 예매율은 75%에 육박한다. 쇼핑뿐만 아니라 전시 관람을 즐기기 위해 더현대 서울을 방문하는 고객이 늘면서 문화복합몰이 갖는 경험형 공간의 가치를 배가시킨다는 분석이다.
현대백화점은 계속해서 알트원을 통해 수준 높은 예술 향유의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국내외 유수 화랑 및 예술 기관 등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국내에서 만나보기 힘들었던 예술 작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면서 알트원이 전문 전시관에 버금가는 위상과 전시 콘텐츠 바잉 파워를 입증해 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쇼핑을 넘어 일상에 예술적 경험과 영감을 불어넣는 신개념 리테일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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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공간을 표방하는 신세계 백화점 |
서재필 기자
sjp@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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