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앤에프, 신성통상, 대명화학, 무신사, 크리스FnC가 패션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패션 유니콘 기업 '에신대무크’로 주목받고 있다 |
디지털 생태계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패션시장을 주도하는 메이저들도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과거 삼성과 LF, 코오롱, 이랜드, SI 등 대기업군들이 주축이었다면, 최근에는 콘텐츠 공급자로서 넘사벽 경쟁력을 갖춘 신흥 메이저들이 생태적 지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D2C 시대에 걸맞게 자사몰과 앱, 플랫폼 등 이커머스 채널을 통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며 콘텐츠 전성시대를 만끽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패션시장 변화의 주도권이 이커머스 플랫폼이 주도했던 것과 달리 '이커머스 시대에도 본질은 콘텐츠'임을 여실히 증명하며 게임의 주도권을 잡아나가고 있다.
또한 이들은 콘텐츠 파워를 기반으로 글로벌 마켓에서도 그 로열티를 인정받으며 마켓 스코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네카라쿠배'를 꿈꾸는 '에신대무크'에 주목해야할 이유다.
◇ 에프앤에프, 핵심 콘텐츠 기반…투자는 현지 대리상
에프앤에프(회장 김창수)의 'MLB'는 지난해 국내 6500억원, 중국 5500억원을 판매해 연매출 1조2000억원이란 새로운 역사를 썼다. 미국 메이저리그 IP를 라이선스로 가져온 후 거기에 한국 특유의 스타일과 마케팅을 더해 새로운 패션 콘텐츠로 진화시켰다.
'콘텐츠 강자'로서 에프앤에프 진면목은 중국 대륙에서 제대로 발휘되고 있다. 2019년 온라인부터 시작한데 이어 2년간 유통망 500개에 연매출 5500억원까지 키웠다. 초기부터 중국 내 최대 스포츠&스트리트 패션 전시회에서 브랜드 특유의 문화를 전달하고, 이를 중국 내 SNS와 이커머스 채널로 확산시킴으로써 현지 1020소비자들의 선풍적인 호응을 얻어낼 수 있었다. 특히 이 회사는 핵심 콘텐츠에 대한 주도권은 보유하면서도, 500여개에 이르는 오프라인 유통은 철저히 현지 기업이 투자하고, 수주 홀세일을 고수하는 등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 신성통상, 최고의 SCM을 D2C로 서비스
신성통상(회장 염태순)의 핵심 콘텐츠는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패션 상품이다. 세계 최저 수준의 인건비인 미얀마 직영공장(약 4500여명)에서 직접 생산한 제품을 탑텐몰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D2C)함으로써 Mass 마켓의 최강자임을 자임하고 있다. 과거 오프라인 SPA 브랜드들이 엄청난 투자를 피할 수 없었던 것과 비교되는 현상이다. 신성통상은 이커머스에서 1500억원을 판매했는데, 73%를 자사몰에서 판매함으로써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실현했다. 160만명의 온라인 고객DB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거점지역에 대형 직영점을 연계하는 O2O 전략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 대명화학, 신내동 디지털 소싱센터로 생태적 지위 다질 것
대명화학(회장 권오일)은 이미 150여개 브랜드를 보유한 콘텐츠 왕국이다. 초기에는 브랜드 M&A가 주였지만, 최근에는 능력과 열정 갖춘 경영자를 발굴해 창업을 지원하는 인큐베이팅에 주력하고 있다. 이미 '코닥' '말본' '빈트릴' '볼컴' '키르시' '비바스튜디오' 등 적지않은 스타급 브랜드를 자랑하고 있다. 최근에는 하고엘앤에프(대표 홍정우)를 통해 '로켓런치' '마가린핑거스' '마뗑킴' '보카바카' '제이청' 등 20여개 여성복 브랜드에 투자하는 등 스코프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대명화학은 중랑구 양원지구에 대형 지식산업센터를 신축하고 있다. 여기엔 디자인 개발에서부터 자동재단, DTP, 완성봉제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디지털 테크놀로지로 진화시킨 디지털 소싱센터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장인력을 위한 대규모 기숙사까지 갖추는 등 브랜드에서 밸류체인까지 패션산업의 새로운 생태적 지위를 구축하고 있다.
◇ 무신사, 1년만에 50여개 브랜드 확보
무신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 강자이다. 이미 지난해만 50여개 검증된 브랜드에 투자를 마무리했으며, 이들은 '무신사' 플랫폼의 콘텐츠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주축을 이루고 있다. 또한 투자한 브랜드의 성장에 따른 투자 수익도 기대할 수 있어 그 시너지는 증폭될 것이다.
무신사는 지난해 연거래액 2조원 돌파라는 금자탑을 쌓으며 패션 전문 플랫폼으로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커버낫, 디스이즈네버댓 등 성장 잠재력 있는 브랜드를 발굴해 리딩 브랜드로 육성하는 역할을 하며 국내 패션 생태계의 건전한 성장에 기여해왔다. 앞으로도 무신사는 골프웨어, 시니어, 키즈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대함과 동시에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또 무신사파트너스를 통한 핵심 콘텐츠 발굴과 투자로 콘텐츠 왕국을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
◇ 크리스에프앤씨, 골프웨어에서 독보적 콘텐츠 갖춰
크리스에프앤씨(대표 우진석, 김한흠)는 핑어패럴, 파리게이츠, 팬텀스포츠, 마스터바니, 세인트앤드류스 등 골프웨어 부문에서 최고의 콘텐츠를 구축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골프웨어 마켓의 붐과 함께 최대 수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그 결과 지난해도 외형 4150억원에 영업이익 960억원으로 영업이익율 23%의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남성과 여성, 고가와 볼륨 등으로 세분화된 브랜드 포트폴리오에 국내외 최고 수준의 소싱 벤더들과 강한 유대가 빚어낸 성과로 풀이된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 2년간 이커머스에 집중해 2년차인 지난해 580억원을 기록했다. 대부분 자사몰에서 발생하고 있고, 이를 위해 2년간 150만명을 고객DB로 구축했다. 올 6월에는 종합쇼핑몰로 전환해 또 한번의 퀸텀점프를 노리고 있다. 에프앤에프, 신성통상, 대명화학, 무신사, 크리스FnC가 패션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패션 유니콘 기업 '에신대무크'로 주목받고 있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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