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송이 경제 효과’ 380억?

패션업계, 전지현 효과에 함박웃음

2014-02-19 오후 2:46:30

일명 ‘천송이 효과’에 패션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톱스타 천송이 역할을 맡은 전지현이 선보이는 패션이 매회 화제를 몰고 다니며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별에서 온 그대’는 지난해 12월 18일 첫 방송을 시작,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날로 치솟는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드라마 속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전지현의 패션. 포털사이트에서 전지현을 검색하면 코트, 가방, 선글라스, 머리띠, 립스틱 등 다양한 패션 아이템이 자동 검색어로 완성될 정도로 ‘천송이 패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전지현이 13회에서 착용한 인동에프엔 ‘쉬즈미스’ 트렌치코트는 방송 직후 2500장을 완판시켰다. 회사 측은 고객들의 빗발치는 요구에 해당 제품을 3500장 리오더했는데, 이 마저도 예약이 초과된 상태다.

이에 앞서 7회에서 선보인 오버사이즈 코트도 방송 직후 2500장이 모두 완판되었다.

롯데백화점 본점 ‘쉬즈미스’의 서성숙 매니저는 “전지현 씨 착용 제품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라며 “그 동안 커리어 시장이 축소되는 상황에서도 ‘쉬즈미스’는 가격 대비 높은 퀄리티와 제품력에 신경 써 왔는데 전지현 씨와 만나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했던 브랜드들도 브랜드 콘셉과 드라마 속 천송이의 이미지가 맞아떨어지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론칭한 세정의 주얼리 브랜드 ‘디디에두보’는 ‘프렌치 센슈얼’이라는 콘셉 아래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프리미엄 브릿지 주얼리로 시장을 공략했다. 현대백화점 본점에서는 오픈과 동시에 6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조닝 내 3위를 기록했다.

론칭 8개월 만인 지난해 12월에는 롯데백화점 본점, 현대백화점 본점, AK플라자 분당점 등 3개 매장에서 월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빠르게 두각을 나타냈다. 여기에 전지현이 드라마 속에서 열손가락 반지, 언밸런스 귀걸이 등 새로운 주얼리 연출법을 선보이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 회사 박경미 대리는 “과거 브릿지 주얼리를 경험하고 새로운 주얼리에 대한 욕구가 있는 30대 소비자들을 공략하는데 전지현 씨의 스타일링이 매개체가 됐다. ‘디디에두보’의 콘셉과 소비자들의 니즈가 잘 맞아떨어져 전지현 씨 착용 아이템은 물론 출시되는 제품마다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루즈앤라운지’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쇼핑을 즐기는 고객들의 모습.

SK네트웍스의 ‘루즈앤라운지’는 방송 전부터 전지현의 공항 가방으로 알려지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한 몫 했다. 지난 해 2월 론칭한 이 브랜드는 5~6개월 만에 현대백화점 무역점과 대구점에서 월평균 1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등 기존 핸드백 브랜드와 순위를 다투고 있다.

최근에는 춘절을 맞아 여행 온 중국 관광객들까지 전지현이 드라마 속에서 착용한 가방을 구매해갔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는 드라마 속 착용 아이템이 매장에 나오는 즉시 판매돼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제품도 ‘천송이 효과’를 누리는 건 마찬가지. ‘네파’의 아쿠아 윈드 재킷은 2월 말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13회에서 전지현의 운동복으로 전파를 타며 매장에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뷰티 브랜드들도 ‘천송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입생로랑’과 ‘아이오페’ 립스틱. 전지현이 바른 색상이 알려지면서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온라인 상에서도 판매되는 족족 품절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지현의 파급 효과는 고가의 명품 브랜드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회에 선보인 ‘폴스미스’ 화이트 코트와 15회에서 착용한 ‘에르메스’ 망토는 각각 130만원, 900만원 대라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완판됐으며, ‘셀린느’ 체크코트, ‘DKNY’ 핑크 코트, ‘미스터 앤 미세스 퍼’ 야상 등도 100만원에서 700만원대에 이르는 높은 가격이지만 불티나게 판매됐다.

전지현의 모델료는 2년 계약 기준 7~8억 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전속 모델로 계약한 브랜드 이외에도 별도 협찬으로 의상이나 가방 등을 착용하고 있는데 매회 전지현의 의상은 패션쇼를 방불케 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정인희 금오공대 소재디자인공학과 교수는 “최소한으로 계산하더라도 천송이 패션으로 발생한 패션 산업에 파급 경제 효과는 직접 효과와 간접 효과를 더해 380억원 정도로 추산 가능하다”라며 “극 중 천송이가 착용한 옷, 구두, 가방, 액세서리 등 직접 효과로 인해 60억원의 이익이, 천송이를 통한 광고 효과, 고용 및 소비 효과, 시청자의 패션 관심 효과 등 간접 효과를 통해 320억원의 이익이 패션 산업에서 추가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천송이의 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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