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일반 대중은 개인화된 텍스트와 이미지를 제공하는 제너레이티브 AI를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이제 패션과 럭셔리 업계에서는 광고 캠페인, 제품 시트, 고객 경험, 심지어 제품 자체를 생성하는 데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브랜드와 유통업체의 최우선 과제인 동시에 두려움의 원천이기도 하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패션인사이트는 글로벌 마케팅과 크리에이티브 분야를 중심으로 AI가 패션 및 럭셔리 업계의 일부 관행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살펴봤다.

지난 해 10월 말, 아마존은 광고 캠페인에 AI로 생성된 비주얼을 활용함으로써 상업 부문에서 인공 이미지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브랜드 관리자와 고객들은 달리(Dall-E)와  미드저니(Midjourney)와 같은 소비자 생성 AI에 익숙해져 있다. 또한 이미지에서 제품을 자동으로 잘라내어 가상 세트에 배치하는 솔루션이 점점 더 많이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세트는 인공지능을 통해 탄생했으며, 브랜드는 이제 인공지능의 잠재력을 관리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파리에 본사를 둔 에이전시 애드크리에이티브닷에이아이(AdCreative.ai)의 세일즈 디렉터 세드릭 데로지에(Cedric Derozier)는 2년 전에 "우리는 고객들에게 우리 툴이 마치 캔바(Canva)와 챗GPT가 상업적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아기를 낳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라고 설명한 적이 있다. 아디다스, 티파니앤코, 쇼파드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이 스타트업의 AI는 타겟 고객과 광고 개요에 따라 단 몇 분 만에 캠페인 비주얼을 생성할 수 있다. 제품 페이지에서 핵심이 되는 결정적인 구절과 소비자가 어떤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거나 요청하는 메시지를 자동으로 생성된다. 그는 "곧 같은 방식으로 동영상을 생성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러스트레이터와 사진작가들이 AI가 자신의 작품에서 너무 많은 것을 차용하고 있다고 우려하는 상황에서 로열티가 없는 1억 개의 이미지 뱅크에서 이미지를 생성한다고 세드릭 데로지에는 지적했다.

기계가 만든 세계에 제품을 배치할 수 있는 AI의 능력은 제품 자체를 학습할 수 있게 해준다. 따라서 제품 정보 시트를 직접 작성할 수도 있다. 여기서도 브랜드는 각자의 목표와 언어에 맞게 생성 프로세스를 조정하고 제품의 강점을 강조할 수 있다.

데카트론, 라 레두트, 모노프릭스, 르클레르 등을 위해 일하는 전문업체 YZR의 공동 설립자 요스르 미리(Yosr Mhiri)는 "처음에는 이 모든 프로세스를 브랜드에 설명해야 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 자동화는 단순히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라고 말하면서 팀원들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더 큰 성공을 의미하는 이 분야에서의 어려움을 언급했다.

YZR의 세바스티앙 가르신(Sebastien Garcin) 회장은 패션과 럭셔리 분야를 좋아한다고 고백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제품 비주얼에 가장 많이 신경 쓰는 분야가 바로 패션과 럭셔리 분야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련된 사진은 컬러부터 소재, 재단까지 제품의 속성을 AI가 쉽게 언어화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컬렉션이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AI는 신속한 제품 레이아웃에 대한 필요성에도 대응하고 있다.

AI vs 디자이너

인공지능(AI)이 이미 광고 캠페인이나 제품 시트를 통해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제 가장 큰 문제는 인공지능이 의류의 창작 과정에 어떤 방식으로 개입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간단한 설명을 바탕으로 실행 가능한 패턴을 만들 수 있을까? 디지털의 엄격함과 크리에이티브의 자유가 상충하기 때문에 이 질문은 의견이 분분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부 브랜드가 과감히 도전하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2024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전시회에서 더 쿠플스(The Kooples)는 브랜드의 시대를 초월한 우아함과 이 분야 전문 스타트업인 임키(Imki)의 생성 AI의 힘을 융합한 AI로 생성된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말 프랑스패션연구소가 주최한 패션 리부트(Fashion Reboot) 행사에서 연설한 이자벨 마랑의 CEO 아눅 듀랑토-로페르(Anouck Duranteau-Loeper)는 "앞으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AI로 대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중국을 방문해 인공지능을 활용해 지속적인 게시물을 제공하는 100% 가상 인플루언서의 등장을 강조한 이 CEO는 "아름다움은 불완전함과 놀라움을 통해 창조되는 반면, 인공지능이 창조한 것은 완벽하기 때문에 매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라고 말했다.

같은 행사에서 케어링 그룹의 디지털 및 고객 관계 담당 이사 그레고리 부테(Gregory Boutte)는 "우리 제품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창의성과 품질이다. 어떤 경우에도 데이터, 디지털 플랫폼, AI를 사용하여 럭셔리의 존재 이유를 대체하고 싶지 않다."라고 확인해 주었다. 이어 그는 "자동화는 현재 우리가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주제는 아니다. 우리가 생산하는 양과 방식이 반드시 자동화를 정당화하지는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기술 부문인 BCG X의 부대표 데이비드 갤리(David Galley)는 "AI는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대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브랜드 팀을 대상으로 이 주제에 대해 교육하는 에이전시 더 넥스트 플레이그라운드(The Next Playground)의 전략 책임자 진 로비노(Jean Robino)도 이 점에 동의하며, AI가 모든 작업을 수행한다는 환상이 널리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각과 비슷하다. 하나의 돌로 시작하지만, 새로운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AI가 작업을 다듬어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크리에이티브 담당자가 이러한 새로운 프로세스에 익숙해지는 것이 관건이라고 그는 말했다. 평균적으로 그는 자신이 만나는 브랜드 팀 중 20%가 AI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 중에는 고위 경영진도 포함된다. 최근 열린 리테일 테크(Tech for Retail) 무역 박람회에서 프랑스 패션 브랜드 라후두뜨(La Redoute)의 전 CEO 나탈리 발라(Nathalie Balla)는 "AI는 기업의 조직 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떤 직종은 사라지고 어떤 직종은 혁신될 것이다. AI로 인한 기술 변화는 고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직원들과 함께 투명하게 접근하지 않으면 강력한 저항이 있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저항은 합법적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영국 법원은 얼마 전 미국 컴퓨터 과학자가 자신의 인공지능으로 만든 발명품에 대한 특허를 등록하려는 시도를 거부했다. 그의 특허 신청은 발명자가 기계가 아닌 사람이나 기업이어야 한다는 이유로 거부되었다. 인공 예술 창작의 법적 문제를 제기한 최근 법적 판례다.

짝퉁에 이용되는 AI

한편 짝퉁은 다른 브랜드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지난 여름, 3명의 미국 디자이너가 자신의 디자인을 그대로 베꼈다고 알려진 중국 기업 쉬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하루에 8,000개의 새로운 디자인을 생성하는 이 회사의 역량을 드러내는 시스템이다. AI가 '창조'를 위해 이미 존재하는 것에 의존해야 하지만, 유사한 제품과 위조품을 구별하는 '특징적인 요소'를 스스로 추가하거나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패션 업계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위조범들의 주요 표적이 되는 명품 업계에서 수년 전부터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AI를 도입하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인공지능은 제품을 분석하고 모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판매 사이트에 나타나는 모조품도 식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케어링 그룹의 그레고리 부테 이사는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직 이에 대해 고민하는 초기 단계에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많은 스타트업이 AI를 사용하여 짝퉁을 감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우리의 접근 방식은 무엇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솔루션을 이미 구축된 시스템에 어떻게 추가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엄격하다. 아직 우리의 노력을 증폭시킬 수 있는 솔루션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은 탐색 단계에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글에서는 이미 지적 재산권 침해가 잘못된 정보, 고용에 대한 사회적 영향, 마지막으로 환경적 부담에 앞서 AI와 관련된 주요 위험 중 첫 번째로 꼽히고 있다고 2023년 11월 파리에서 열린 리테일 테크 박람회에서 구글 프랑스의 상무이사 프랑수아 로비통(Francois Loviton)가 언급했다. 그는 "AI의 가속화는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며, 현재로서는 어디까지 발전할지 알 수 없다. 기회는 엄청나지만 기업의 책임도 막중하다."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연재할 AI 관련 두 번째 기사에서는 고객 경험을 개인화하기 위한 AI의 가능성과 매장 네트워크 규모나 생산 체인 자체에 관계없이 소싱을 최적화하는 측면에서 AI가 제공하는 가능성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