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F-맥킨지 2024 패션 현황 임원 설문조사에서 임원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불확실성'이었다.

패션 기업들은 2024년에 경제적 역풍, 기술 변화, 진화하는 경쟁 환경에 직면할 것이지만 변화하는 소비자 우선 순위는 기회를 계속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어두운 폭풍우 구름이 몰려오고 있지만, BOF와 맥킨지의 <2024 패션 현황 보고서>는 최근 몇 년간의 경험은 앞으로 패션 업계가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맥킨지 글로벌 패션 지수(McKinsey Global Fashion Index)에 따르면, 2022년 패션 업계는 다시 한 번 회복세를 보이며 2021년의 기록적인 경제적 이익과 거의 맞먹는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도의 패턴을 반영하듯, 럭셔리 부문은 다른 부문의 약세를 상쇄하는 36%의 수익 증가를 기록하며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비럭셔리 부문도 장기간 평균치를 상회했다. 패션 업계는 최근 몇 년간 회복력을 보여주며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단 한 해를 제외하고는 모두 두 배 이상의 경제적 이익을 달성했지만, 2023년까지 패션 업계는 지속적이고 심화되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2023년 패션 업계는 지속적이면서도 심화된 도전에 직면했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과 미국은 연중 내내 성장세가 둔화되었고, 중국은 초기에 강세를 보였던 실적이 하반기에 주춤했다. 럭셔리 부문은 초기에 호조를 보였지만 하반기부터 수요 약화의 영향을 받기 시작하여 판매 둔화와 고르지 못한 실적을 기록했다.

2024년을 바라보는 패션 리더들은 더 많은 역풍을 예상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불확실성을 느끼고 있다. 실제로 BoF-맥킨지 2024 패션 현황 임원 설문조사에서 임원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불확실성'이었다. 이는 경제 성장 둔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소비자 신뢰 약화 등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의 주요 시장에서 각기 다른 이유로 소비자 신뢰는 여전히 취약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가치 창출의 기회를 포착하고 새로운 성과 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맥킨지앤컴퍼니의 패션 전망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패션 산업은 2024년에 지역 및 국가별로 큰 차이는 있지만 2~4%의 매출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아래 도표 참조). 다시 한 번 럭셔리 부문이 경제적 이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럭셔리 분야도 기업들은 어려운 경제 환경의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럭셔리 부문은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 이후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5~7% 성장했던 2023년보다 더 낮은 3~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도 유럽과 중국의 성장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미국의 성장은 2023년에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다가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반영하며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다소 느리지만 정상화된 성장이 예상된다.

2023년에 예상되는 결과와 마찬가지로, 럭셔리 시장을 제외하고 내년 패션업계는 2~4%의 성장이 예상된다. 유럽 시장은 2023년 상반기의 5%, 하반기의 1~3%에 비해 내년에는 1~3%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신뢰도 하락과 가계 저축 감소가 지출을 억제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비사치품 부문의 성장률이 0~2%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역시 2023년 말보다는 소폭 상승하겠지만 과거 기준으로 볼 때 더딘 4~6%의 성장률로 비슷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비즈니스 오브 패션(BoF)과 맥킨지가 발간한 <2024 패션 현황 보고서>의 조사 결과 중 일부에 불과하다. 이 연례 보고서 시리즈의 여덟 번째 보고서에서는 패션 경제를 형성하는 주요 주제에 대해 논의하고 업계의 잠재적 대응을 평가하고 있다. 심층적인 연구와 업계 리더들과의 많은 대화를 반영한 보고서는 향후 패션 환경을 형성할 수 있는 주요 트렌드를 잘 보여준다.

역풍에 직면한 불확실성

현재 유럽과 중동에서 분쟁이 발생하고 다른 지역의 국제 관계도 긴장을 유지하는 가운데 2024년 패션 업계 경영진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지정학적 요소이며, 경제 변동성과 인플레이션이 그 뒤를 잇고 있다. 9월에 실시된 올해 설문조사에서 약 62%의 경영진이 '지정학적 불안정성'을 성장의 최대 리스크로 꼽았다. 경제 변동성은 55%, 인플레이션은 51%(작년에는 78%)가 언급했다. 전 세계 평균 인플레이션율은 2023년 6.9%에서 5.8%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역사적 기준으로 볼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업계 전망에 대한 경영진의 견해는 2017년 BoF-맥킨지 경영진 설문조사를 시작한 이래 그 어느 해보다 엇갈리고 있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26%는 전년 대비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 반면, 37%는 현재와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38%는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내 불확실성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2024년까지 가계 소득에 대한 압박은 의류에 대한 수요를 약화시키고 카테고리 전반의 거래 감소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적으로 예외적인 상황도 있다. 2023년 9월 소비자 신뢰도가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인도가 그 중 하나다. 인도에 본사가 있는 패션 기업의 경영진은 서방 국가 경영진에 비해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맥킨지의 글로벌 경제 인텔리전스 설문조사 응답자의 85%가 지난 6개월 동안 상황이 개선되었다고 답했다. 중국 경제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지만 중국 소비자들은 2024년에 미국과 유럽 소비자보다 더 높은 패션 쇼핑 의향을 나타냈다.

2024년의 10가지 테마

선도적인 패션 기업들은 도전에 대비하고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내년에는 비상 계획에 우선 순위를 둘 예정이다. 주요 테마는 기업들이 비용과 재고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가격을 정확하게 관리하여 성장을 주도하는 것이다. 브랜드와 공급업체는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는 환경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새로운 스타일과 취향, 우선순위를 발견하면서 가치 창출의 길을 제시하는 등 기회도 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올해 보고서에서는 리더십 의제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10가지 새로운 주제를 강조했다.

# 글로벌 경제:

1. 분열된 미래(Fragmented Future) 2024년 세계 경제 전망은 금융, 지정학적, 기타 문제들이 소비자 신뢰에 부담을 주면서 계속 불안정할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중국, 유럽, 미국의 패션 시장은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으며 그 중 일부는 각 지역의 역학 관계를 반영할 것이다. 공급업체, 브랜드, 유통업체는 불확실성에 대비해 비상 계획을 강화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2.  기후 위기의 긴급성(Climate Urgency) 2023년 극심한 기상 이변의 빈도와 강도는 기후 위기가 이전보다 훨씬 더 시급한 우선순위임을 의미한다. 여러 대륙에서 물리적 위험과 전환 위험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는 배출량 문제를 해결하고 공급망에 복원력을 구축하는 데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된다. 기상 이변은 이미 패션업계 종사자들의 생명과 생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으며, 2030년까지 약 650억 달러(약 84조 9,225억 원)의 의류 수출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무대책은 선택사항이 아니다.

# 소비자 변화:

3. 휴가 모드(Vacation Mode) 2024년에 소비자들은 팬데믹 이후 가장 큰 여행의 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가치관의 변화는 쇼핑이 여전히 우선 순위로 남아 있지만 기대치가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브랜드와 소매업체는 새로운 현실을 반영하여 유통 및 카테고리 전략을 새롭게 수립해야 한다.

4. 인플루언스의 새 얼굴(The New Face of Influence) 창의적인 개성을 지닌 새로운 인플루언서들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지금, 브랜드 마케터들은 인플루언서 플레이북을 업데이트해야 할 때다. 2024년에 오피니언 리더와 협력하려면 다른 유형의 파트너십, 동영상에 대한 강조, 크리에이티브 통제에 대한 고삐를 기꺼이 풀어야 할 것이다.

5. 아웃도어의 재창조(Outdoors Reinvented) 소비자들이 보다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함에 따라 기능성 아웃도어 의류와 '고프코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2024년에는 더 많은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라이프스타일 콘셉트의 컬렉션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는 기능성과 스타일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기술적 요소를 컬렉션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다.

# 패션 시스템:

6. 제너레이티브 AI의 창조적 교차로(Gen AI’s Creative Crossroad) 2023년 제너레이티브 AI(gen AI)의 원년 이후, 업계 전반에서 더 많은 사용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패션 업계는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자동화를 넘어 인간 크리에이티브의 작업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제너레이티브 AI의 잠재력을 탐구해야 한다.

7. 패스트 패션의 파워 플레이(Fast Fashion’s Power Plays) 패스트 패션의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울트라 패스트 패션을 표방하는 쉬인과 테무가 이끄는 새로운 도전자들은 가격, 고객 경험, 속도에 대한 새로운 전술을 선보이고 있다. 혁신 기업과 기존 기업의 성공 여부는 새로운 소비자 선호도에 적응하는 동시에 산업·상업 분야의 규제(단속)력을 지닌 의제를 탐색하는 데 달려 있다.

8. 브랜드 파워 집중(All Eyes on Brand) 패션 업계가 퍼포먼스 마케팅에서 벗어나면서 브랜드 마케팅이 다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케터들이 장기적인 브랜드 구축을 강조하기 위해 플레이북을 다시 작성함에 따라 브랜드는 소비자와의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함으로써 이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9. 지속 가능성 규칙(Sustainability Rules) 패션 업계의 자율 규제 시대가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 EU를 비롯 관할권 전반에 걸쳐 새로운 규정은 소비자와 패션 업계 모두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와 제조업체는 앞으로의 변화에 맞춰 비즈니스 모델 개편을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다.

10. 채찍 효과의 반격(Bullwhip Snaps Back) 소비자 수요의 변화로 인해 주문 변동성이 공급망을 통해 예측할 수 없는 반향을 일으키는 '채찍 효과(Bullwhip effect, 소비자 수요의 작은 변화가 도매·유통·제조·원자재 공급업체에 커다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경제 용어)'가 발생하고 있다. 브랜드와 유통업체들이 투명성과 전략적 파트너십에 집중하면서 공급업체는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에 패션 기업들은 가격 가격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회복탄력성을 높이고, 도전 과제를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며, 폭풍우가 걷히기 시작할 때를 대비해야 한다.

2024년 전망

패션업계가 지정학적, 경제적 역풍으로 인해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2024년의 패션 리더들은 불확실성 관리와 기회 포착 사이에서 신중한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비용 절감 전략이 대부분 소진됨에 따라 물량 증가보다는 새로운 가격 책정 및 프로모션 전략에 기반한 매출 증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BoF-맥킨지 경영진 설문조사에 따르면 업계 전반적으로 가격을 인상할 의향이 50%를 넘었다. 비용 압박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매출원가 및 판매비, 일반관리비가 5%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경영진은 20% 미만에 불과했다. 비용 압박이 줄어들면 잠재적인 실적 향상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2024년에는 지난 몇 년간 지속된 수요 변동에 따른 영향을 업계가 고스란히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기에 공급망은 작은 매출 변동이 높은 수준의 변동성을 유발하여 공장 가동률 저하, 해고,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이어지는 '채찍 효과'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패션 브랜드는 공급업체와 더욱 투명하고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

한편, 패션 공급망은 여러 측면에서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더 많은 감시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는 브랜드와 제조업체가 온실가스 배출과 폐기물을 줄이고 천연 자원을 보호하고 보존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이니셔티브를 두 배로 강화해야 하는 유럽연합과 미국의 새로운 지속 가능성 규정이 포함된다. 이미 더 빠르고 저렴할 뿐만 아니라 막대한 마케팅 예산으로 무장한 쉬인, 테무와 같은 신생 기업들에 의해 타격을 받고 있는 H&M과 자라와 같은 기존 패스트패션 업계는 이러한 새로운 규제로 인해 특히 더 큰 압박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기후 변화로 인해 기상이변이 빈번해지고 지구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내년에는 환경, 사회, 거버넌스 문제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 주제는 업계 경영진에게 최우선 과제이자 가장 큰 도전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최고의 성공 기업이 되는 지름길은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 리스크 관리, 상업적 필수 요소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다.

BoF-맥킨지 경영진 설문조사에 참여한 응답자들은 성장 동력을 모색할 때 디자인 및 제품 개발의 창의성 중심 사용 사례에서 상당한 잠재력이 있는 제너레이티브 AI에 주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경영진의 약 73%는 2024년에 제너레이티브 AI를 우선순위에 둘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기술을 최대한 활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5%에 불과해 많은 기업이 인재 공백에 직면할 수도 있다.

마케팅은 또 다른 중점 분야다. 수년간 퍼포먼스 마케팅에 의존해 온 브랜드 마케팅은 내년에는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며, 경영진의 71%는 고객과의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해 2023년보다 브랜드 마케팅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동시에 브랜드는 소비자들이 진정성과 신뢰성에 대해 더욱 까다로워짐에 따라 더 기발하고, 솔찍하며, 덜 다듬어진 인플루언서를 선호할 수도 있다. 미래 지향적인 기업이라면 브랜드 스토리를 강화하기 위해 이러한 새로운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활용을 고려해야 한다.

작금의 불확실성 속에서 소비자들의 재량 지출은 신뢰할 수 있는 카테고리와 브랜드에 집중될 것이다. 보석, 시계, 가죽과 같은 하드 럭셔리 제품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잠재적인 투자 가치를 반영하여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소비자들은 여행을 더 많이 하고 야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2024년에는 아웃도어 의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여 기능성과 스타일 사이의 경계가 더욱 모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소비자들은 셀러브리티의 보증보다는 정서적 유대감과 진정성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을 앞두고 업계 경영진들은 전략적으로 어려운 한 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선도적인 패션 기업들은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하여 신중하게 계획을 세워야 한다. 가격 가격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회복탄력성을 높이고, 도전 과제를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며, 폭풍우가 걷히기 시작할 때를 대비하여 속도를 높일 준비가 핵심이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