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는 미국에서 경쟁사 쉬인을 이겼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악화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테무(Temu)의 눈부신 활약은 패션 비즈니스 드림의 단골 소재였다. 작년 9월, 미국에서 처음 출시되었을 때만 해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이 회사는 이제 미국의 울트라-패스트 이커머스 시장에서 업계 거물인 쉬인(Shein)을 제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소비자의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 거래를 분석하는 블룸버그 세컨드 메저(Bloomberg Second Measure)에 따르면, 중국 거대 기업인 PDD 홀딩스가 모기업인 이커머스 플랫폼테무의 매출은 지난 5월 미국에서 패스트-패션에 주력하는 쉬인을 약 20% 차이로 제치고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 데이터에 따르면 이후 매달 그 격차가 확대되어 9월에는 미국 내에서 쉬인의 두 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PDD는 테무를 통해 저렴한 가격과 활발한 소셜 미디어 활동으로 핀둬둬를 중국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시킨 공식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애널리스트 파티마 리나레스(Fatima Linares)는 "테무가 쉬인을 앞서게 된 가장 중요한 요인은 디양한 제품군"이라고 말하면서 "계속되는 생활비 위기로 인해 더욱 알뜰한 쇼핑이 요구되는 이 시기에 5~10달러 사이의 가격대를 자랑하는 테무의 주방 가전제품과 전자제품은 강력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격적인 가격 전략은 테무의 수익성에 타격을 주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이 회사는 로봇 청소기부터 수채화 물감 세트까지 다양한 품목을 아마존닷컴의 동급 제품보다 최대 70%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현재 최소 구매 금액 없이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로 인해 마진이 악화되고 있다.

쉬인은 지금까지 대부분 자체 브랜드로 사업을 운영해 왔으며 패션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샌포드 번스타인(Sanford C. Bernstein)은 Temu가 올해 전 세계 매출 130억 달러(약 17조 5,175억 원)에도 불구하고 36억 5천만 달러(약 4조 9,184억 원)의 영업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1월에 예측한 매출의 두 배이지만 성장 속도를 고려할 때 여전히 보수적인 예측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번스타인은 테무의 손실이 2025년에 19억 달러(약 2조 5,603억 원)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비해 전 세계적으로 훨씬 더 큰 규모를 자랑하는 경쟁업체 쉬인은 작년에 227억 달러(약 30조 5,88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CNBC는 7월에 입수한 도널드 탕 부회장이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을 인용해 이 회사가 상반기에 기록적인 수익성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 서한에는 실제 수익 수치는 명시되지 않았다.

울트라-패스트를 추구하는 두 회사는 종종 함께 묶여 있지만 상당한 차이가 있다. 쉬인은 지금까지 대부분 자체 브랜드로 사업을 운영해 왔으며 패션을 전문으로 하는 반면에 테무는 청바지부터 칼, 헤드폰까지 소비자가 공급업체로부터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중개자 역할을 한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중국의 광범위한 공급망 네트워크에 의존하고 있으며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고 있다. 테무는 쉬인 직원들에게 3배의 보수를 제시하며 헤드헌팅을 했고, 경쟁사의 공급업체와도 협력을 시도했다.

SWS 리서치의 수석 소매 & 이커머스 애널리스트 링이 자오(Lingyi Zhao)는 전 세계적으로 중국 이커머스 사업자의 보급률이 여전히 낮다는 점을 고려할 때 테무와 쉬인 모두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이로운 12개월이 지난 후에도 테무의 순항은 순탄치 않을 것이다. 링이 자오는 테무가 인플레이션 폭등으로 타격을 입은 선진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지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제품 품질에 대한 우려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테무는 더 많은 국가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크게 달라진 법적, 정치적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두 회사의 경쟁은 이제 법정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난 해 12월에 쉬인은 미국에서 '상표권 및 저작권 침해와 허위 및 기만적인 비즈니스 관행'을 주장하며 테무를 고소했다. 이어서 지난 7월에는 테무가 협박과 위협을 통해 의류 제조업체가 회사와 협력하지 못하도록 막는 등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며 쉬인을 고소했다.

테무는 청바지부터 칼, 헤드폰까지 소비자가 공급업체로부터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중개자 역할을 하고 있다.

테무는 처음부터 쉬인을 목표로 삼았다. 올해 초에는 북미 비즈니스에서 9월 초까지 쉬인을 능가하는 총 상품 가치를 하루에 한 번 이상 보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미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또한, 중국 기술 기업으로는 드물게 올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iOS 앱 중 하나가 되었는데, 이는 미국 시장에서 중국 기술 기업으로는 드문 성공 사례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쉬인이 자체 제품 이외의 제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지만, 글로벌 홍보 책임자 레오나드 린(Leonard Lin)은 6월에 이러한 움직임이 다른 플랫폼의 동향을 반영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쉬인은 항상 핵심 고객인 젊은 여성 쇼핑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쉬인의 오랜 지배력이 지속되고 있는 패션이다. 두 회사의 공급업체 모집을 돕는 광저우의 한 의류 공급망 베테랑은 한 제조업체가 쉬인으로부터 연간 5천만 달러(약 674억 원)의 주문을 받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테무와 협력하는 업체는 보통 1천5백만 달러(약 202억 원)를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쉬인은 지난 8월 패스트패션 소매업체 포에버 21의 운영사 지분을 인수하여 온라인 서비스를 확장하고 미국 내 오프라인 매장 입지를 구축했다.

또한 테무는 미국 소비자에 대한 잠재적인 데이터 보안 위험에 대한 미국 정부 당국의 조사에 직면해 있다. 바이트댄스의 틱톡을 최초로 불법화한 몬태나주는 테무를 금지했으며, 반면에 구글은 승인되지 않은 버전의 소프트웨어에서 악성 소프트웨어를 발견한 후 핀둬둬 앱을 정지시켰다.

그리고 이 두 회사 모두 소위 '버려지는 패션'으로 인한 낭비가 증가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애널리스트 파티마 리나레스는 이러한 우려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언젠가는 이 모델이 성숙기에 도달할 것이고 처음에 소비자를 끌어들였던 새로움이라는 측면이 약화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