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00엔숍이 고가정책을 내세우며 라이프스타일숍과의 경쟁이 예상된다. 사진은 오호호 |
일본 100엔숍 업계의 반란이 시작되었다. 일본인들은 소비에 신중한 편이고 기본적으로 절약하려는 성향이 강하며, 장기간의 디플레이션 영향으로 저렴한 가격에 익숙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돈이 없기 때문에 저렴한 상품을, 돈이 있기 때문에 비싼상품을 구매 한다’는 단순 논리에서 벗어나 저렴한 상품에 품질, 디자인 및 기능성 등의 또 다른 부가가치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저가만을 추구하던 100엔숍들이 고급화 전략에 나서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100엔숍 상품 20%가 500~4000엔?
일본 100엔숍 업계 3위인 캔도(Cando)는 전제품 균일가 100엔의 철칙을 깨고 1000엔이 넘는 생활잡화를 다루는 신업태인 ‘오호호(OHO!HO!)’ 1호점을 도쿄 시부야의 복합쇼핑몰 파르코에 오픈했다.
100엔 제품도 일부 취급하지만, 약 2000개의 상품 중 20%는 500~4000엔의 고급스러운 상품으로 채워졌다. 나무 및 유리 식기, 탁상 시계 등 100엔의 가격설정에 얽매이지 않고 저렴한 제품부터 고급스러운 제품까지 폭넓은 가치의 제품을 제공해 고객 구매 선택폭을 넓히려는 의도다. ‘오호호’는 매장 면적을 기존점 3분의 1정도로 소점포화 하고 지하철 역내 빌딩이나 지하 상가 같은 장소에도 새롭게 출점할 방침이다.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그들의 관심 아이템인 요리, 주방용품과 생활잡화 등을 주요 상품으로 엄선한 디자인과 재질의 제품을 구비하고 빠른 시일 내에 100개 점포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캔도의 경영기획실장은 “기존 100엔숍의 연장선이 아닌 완전한 제로베이스의 신업종으로 개발했으며, 점원도 기존점에서의 재배치가 아닌 신규 채용했다”며 “남녀노소를 상대로 한 일상잡화를 취급하는 기존100엔숍과는 차별화된 신규시장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또한 상품 개발부의 담당자는 “제품 코스트가 상승하는 등 역풍이 불어올수록 도전적인 제품 개발과 판매 전략으로 고객을 끌어들여야 한다. 기존 가격대를 지키는 것만으로는 제품 개발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므로 공격과 방어를 균형있게 맞춰나가야 한다. 제품 코스트 상승을 100엔 판매가에서 어떻게 흡수 할 수 있을지 제품 전략을 재검토를 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 고품질화와 디자인성으로 여성 고객 유혹
100엔숍 2위인 세리아는 ‘100엔숍같지 않는 100엔숍’을 콘셉으로 업계 최초로 POS시스도입템 도입 등 운영시스템의 IT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며,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시키며 새로운 가치를 선보이고 있다. 100엔이라는 저렴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여성 고객에 초점을 맞춘 심플한 디자인의 생활잡화 매장 ‘컬러 더 데이즈(Color the days)’로 거듭나고 있다. 이를 위해 밝은 조명과 인테리어에도 세련미를 가미했다.
왓츠(Watts)는 세금 별도 100·300·500엔의 3개의 가격대의 상품을 취급하는 신형점 ‘쓰리지(threege)’를 지난해 11월에 도쿄 이타바시구에 오픈했하고 이후 지속적으로 출점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SBI증권의 후지모토 시장분석가는 “엔화약세 영향으로 상품 매입가가 상승해 100엔대의 가격 설정이 어려워지고 있으며, 유연한 가격설정으로 업체의 수익구조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 전했다.
◇ ‘무인양품’ ‘프랑프랑’과 경쟁하는 100엔숍?
소비세 인상 여파로 가계부담을 줄이기 위한 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때 아닌 특수를 맞아 급팽창했던 100엡숍. 절약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아질 것을 예상해 매장을 활발히 늘렸으나, 계속되는 엔약세로 영향으로 기존 매장의 월매출이 마이너스 터널에서의 회복이 어려워지며, 폐점하는 곳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100엔숍의 고가정책으로의 외도는 이러한 조류에 자연스러운 기업의 가격설정과 경영전략 정책일 수 있다. 그러나, 무조건 가격만을 올려 고가 정책을 고수한다면 기존 라이프 스타일숍인 ‘무인양품’ ‘프랑프랑’ 등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할지도 모른다. 앞으로 100엔숍이 라이프스타일숍의 새로운 경쟁자로 자리매김 할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컬러 더 데이즈 |
김숙이 일본 칼럼니스트
sooke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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