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패션 원조 ‘H&M’ 변화의 바람 분다
가+
가-

2012-06-15 오후 6:18:00


치열한 리테일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업계의 고민이 깊다. 값싸고 트렌디한 패션을 내세워 파워를 발휘했던 H&M이 생산비 증가, 마진 축소, 그리고 자원 낭비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패스트패션의 틀에서 벗어나, 하이어  마켓을 노린 자매 브랜드 론칭을 차근차근 진행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값싸고 트렌디한 H&M의 한계
실제로 패스트 패션의 시발점으로 불림에도 H&M은 경쟁자인 자라의 성장세에 밀리고 있다. H&M의 유럽 유통 지수는 유럽의 재정 위기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인해 3% 하락했지만 경쟁자 자라의 모기업 인디텍스의 유통 인덱스 지수는 13% 상승, 현격한 우위를 보였다.


물론 재정 위기로 인해 전체 유럽 유통 지수가 8%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H&M은 선방한 편이지만 시장의 프리미엄이 사라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글로벌 유통망 확대전이 진행되며 성장 전망이 기대되지만 인디텍스에 비해서는 상대적 위축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H&M은 유럽과 아시아, 북미 지역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핵심 브랜드 중심의 유통망 확장을 지속하고 상대적으로 서구 패션 유통망이 취약한 아프리카 등 남반구 시장 개척에 발동을 걸었다.
하지만 H&M의 본진인 유럽 마켓이 포화 상태를 보이고 있는데다 소비지수도 위축되어 유럽 외 마켓 확장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신규 콘셉으로 시장 다변화
H&M은 과거 높은 마진율에 힘입어 자라보다 높은 프리미엄으로 거래되었지만 최근에는 마진율이 자라와 유사한 40%선으로 나타나면서 우위를 되찾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 H&M의 전략은 신규 유통 콘셉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미 포화 상태를 보이는 H&M과 차별적인 신규 콘셉을 도입, 신규 매출을 창출하는 것으로 타깃 다양화를 통해 매출 창구 다양화를 노리는 것.


H&M은 값싸고 트렌디한, 동시에 활달한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생산비 상승 요인이 발생함에도 이를 가격에 반영하지 않아 마진율이 떨어졌다. 이에 따라 H&M은 두 번 째 마켓 체인을 추가하여 유럽 시장의 정체 및 하락을 상쇄하는 작전에 돌입했다. 새로 론칭될 브랜드는 값싸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마진 축소를 감내했던 H&M과 달리 소매가에 생산 비용 상승이 부과된 것으로 좀 더 높은 가격대가 될 전망이다.


이는 제품의 디자인이나 퀄리티를 가격보다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 변화에 힘입은 것으로 하이어 마켓 확대로 신규 고객 포섭을 노리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 전략이 소통하기 위해서는 기존보다 높은 가격대를 감내할 소비자들이 매장을 찾는 횟수를 늘리는 방안이 구비되어야 한다.


사실 브랜드 다양화, 혹은 라인 다각화는 H&M은 물론 인디텍스, 갭, 패스트 리테일릴 등 어패럴 체인들의 공통된 관심사다. 소비자들은 이제 한 브랜드에 충실하기보다는 다양한 브랜드를 찾아, 쇼핑을 즐기고 있어 브랜드 충실도에 의존한 전략을 유지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브랜드 다각화 전략은 인디텍스의 시장 장악에 큰 역할을 했다. H&M이 2007년이 되어서야 독립 브랜드 COS를 추가, 시장 다변화에 나선 반면 인디텍스는 주력 브랜드 자라와 분리된 독립 패션 브랜드를 1991년 이후 지속적으로 론칭하며, 시장 다각화를 진행해 왔다.


10년 전만 해도 H&M보다 규모가 작았던 인디텍스의 매출이 지난해 매출이 4배나 증가한 반면 H&M의 매출은 3배 성장에 그친 것도, 마진율에 집착한 결과였다.



자매 브랜드 ‘COS’와 & ‘Other Stories’
새로 선보일 H&M의 신규 패션 체인 ‘& Other Stories’는 2013년 유럽 일부 지역에 모습을 드러낼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 포맷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H&M의 첫 번째 자매 브랜드 COS처럼 기존의 제품보다 고품질에, 높은 가격대가 될 것이 유력하다.


COS는 현재 유럽 11개국에 51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6월말 홍콩에 첫 번째 매장을 오픈, 아시아 고객 몰이에 나선다.


홍콩 퀸즈로드에 들어설 COS 매장은 580㎡, 2층 규모로 홍콩 현지인은 물론 이곳을 찾는 아시아 관광객들의 수요를 노린다. 홍콩 매장에는 프레피한 스타일과 대담한 컬러가 돋보이는 2012 COS 봄 여름 컬렉션이 모두 비치될 예정이다.


2007년 론칭된 후 유럽에만 51개 유통망을 갖고 있는 COS는 언니 격인 H&M 보다 높은 가격과 품질이 특징이다. 실제로 하이스트리트 가격에 레디투웨어 디자인을 제공하는 것이 COS의 콘셉이며 고품질 패브릭과 핏, 피니시를 통해 품질과 디자인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주 타깃이다. COS는 올해 말 쿠웨이트에도 매장을 오픈하며 중동 마켓에서 보폭을 넓힐 계획이다.


한편 H&M은 2008년 니쉬 어패럴 체인 위크데이와 몽키를 인수했는데 이들 체인은 현재 8개국에 70개 매장을 갖고 있으며 칩먼데이도 유통망을 조금씩 늘리는 중이다. 하지만 몽키와 위크데이는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H&M의 신규 콘셉에 거는 기대가 높다.


윤리적 패션, 프리미엄 라벨 기대
H&M이 시장 주도의 비책으로 내세운 또 다른 방안은 윤리적 패션과 프리미엄 라벨 진행이다.
원료 생산자의 권익을 생각하는 윤리적인 패션 실천을 위해 론칭된 H&M의 ‘컨셔스’ 콜렉션은 유기농 코튼과 재활용 플라스틱 병, 식물 셀롤로오스에서 추출한 텐셀 및 매끄러운 대마 등을 소재로 제조된 것이 특징이다.



매년 5억 5000만 벌 이상의 의류를 판매하고 12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H&M은 그 만큼 불필요한 자원 낭비와 의류 쓰레기를 유발자로 비난을 받아 왔다. 따라서 ’컨서스‘ 라인을 통해 윤리적 패션을 실천한다는 긍정적 이미지를 덧칠하고 부문 다각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또한 현재 일반 코튼과 엘라스틴으로 제작되는 데이빗베컴 바디웨어도 점차 환경 친화적 소재로 대체, 윤리적 패션을 지향하는 H&M의 노력이 강화되는 분위기다. 현재 H&M이 사용하는 전체 코튼 중 유기농 코튼이 차지하는 비율은 7.6%이지만 H&M은 2020년까지 100%까지 유기농 코튼으로 대체,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적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값싸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털고, 하이어 마켓을 포섭하기 위한 H&M의 또 다른 시도는 프리미엄 라벨 론칭이다.


H&M은 칼라거펠트를 시작으로 스텔라매카트니, 빅터앤롤프, 지미추, 엘바엘바즈, 마르니 등 하이엔드 디자이너 콜래보레이션을 성공적으로 진행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하이스트리트부터 하이엔드까지, 시장의 스펙트럼을 다양화 시키겠다는 전략으로 지난해 8월 H&M 디자인 팀에 합류한 디자이너 베나즈아람이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실제로 H&M은 지난 1월 BAFT 시상식에 참석한 영화 배우 미셀윌리엄즈을 위한 맞춤 가운을 제작, 레드카펫 의상에 대한 야심을 드러냈다. H&M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환경 친화적인 레드카펫 가운 라인–Exclusive Glamour Conscious Collection 을 선보이며 하이어 마켓에 대한 접근을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고 있다.



예정현 기자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메이비원(주) | 대표:황상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신경식
사업자등록번호:206-81-18067  | 통신판매업신고:제2016-서울강서-0922호
TEL 02)3446-7188  |  Email : info@fi.co.kr
주소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Copyright 2001 FashionInsight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