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흔들려도 인디텍스는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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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30 오전 9:14:43

스페인 발 패스트 패션의 대명사 자라의 모기업 인디텍스의 성장세가 거침없다. 아시아 마켓 중심의 유통망 확장 정책을 펼치고 있는 인디텍스는 아시아 마켓의 플래그십 매장 집중 오픈에 힘입어 1월 31일 기준 지난해 수익이 12% 증가했다. 인디텍스가 밝힌 수익은 19억 3000만 유로. 또한 마지막 분기 동일 매장 매출 및 전체 마진도 긍정적으로 상승, 경영 및 유통 전반에서 건강한 상승 기조를 유지했다. 지난해 인디텍스의 순 매출은 전년 대비 10% 상징한 137억 9000만 달러이며 올 2월 1일부터 3월 14일 기준 매장 매출도 11% 상승, 금년 한해도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유로존 불안에도 상승세 지속
올 가을 중국 온라인 마켓 진출이 예정된 만큼 성장 폭은 더욱 커질 듯하다. 현재 자라의 시장 규모는 유럽 마켓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2/3를 차지하고 있어 중국 온라인 시장 진출은 인디텍스의 전체 수익 확장은 물론 시장 분포 및 의존도에 의미 있는 변화를 상징한다. 동시에 글로벌 어패럴 비즈니스에서 중국 온라인 마켓이 더욱 뜨거운 경쟁의 현장이 될 전망이다.


또한 중국 온라인 마켓 진출과 별도로 산하 브랜드의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도 탄력을 더해 올해 480~520개의 매장 오픈을 진행한다. 특히 미국 마켓에 최초로 마시모두티 매장이 오픈될 예정이어서 인디텍스 산하 브랜드의 미국 마켓 진출 및 확대가 본격화 하는 분위기다. (인디텍스는 지난해 9월 기준 산하 브랜드의 온라인 매장 진입을 모두 완료했고 유럽 18개국과 미국, 일본에서 모두 온라인 유통이 이뤄지고 있다.)


인디텍스의 매출 3/4은 유럽이 차지하고 있고, 미국을 제외한 아시아 등지 마켓의 매출은 전체 매출의 18%를 차지, 전년 대비 아시아 이외 지역 매출 비율이 3% 증가했다. 반면 인디텍스의 본 고장인 스페인은 유럽 연합에서 가장 높은 실직률을 보일 만큼 불황이 심화되고 있어 매출 기여도가 줄어들었다. (스페인 마켓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28%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25%로 하락, 중국 온라인/오프라인 유통망 확대는 하락세를 보이는 스페인 매출과 유럽 시장의 불안 요소를 상쇄할 수 있는 효율적인 통로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디텍스는 현재 글로벌 80여 개 국에 5500여 개의 산하 브랜드 매장을 갖고 있으며 호주, 남아프리카, 아제르바이젠 등 경쟁사들의 진출이 상대적으로 더딘 곳에서도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 한해 투자 자금을 9억 5000만 달러로 상향 조정한 것도 유통망 확장에 탄력을 더하기 위한 전략이다.


온라인·오프라인 유통망 동반 확장
한편 인디텍스는 올 한해 사업 중심을 성장력이 비교적 큰 아시아에 초점을 맞추고 올 한해 오픈 될 오프라인 매장의 1/3을 중국에 열 계획이다.


중국의 성장 폭이 둔화되고 유럽 시장의 재정 불안이 여전한 만큼 인디텍스 산하 브랜드들의 성장에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인디텍스는 아시아 시장의 매출 파워는 긍정적이며 전체 비즈니스의 유기적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자라의 봄 상품인 프린트 셔츠, 레몬테일러드 코트, 앵글 부츠 등의 반응의 호의적인 것도 상반기 매출 전망을 밝게 하는 이유다.


또한 주식 시장에서도 인디텍스가 H&M보다 22.7배, 갭보다는 14.5배나 높은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애널리스트들은 인디텍스에 대한 지속적 투자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위기 대처 능력 뛰어난 생산 시스템
전문가들은 인디텍스의 거침없는 약진이 위기 대처 능력이 뛰어난 생산 모델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인디텍스는 원자재 가격 및 노동 시장 변화, 그리고 소비자 행동 변화에 재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생산 모델을 갖고 있어 유럽 발 재정 위기, 미국 금융 시장 불안, 그리고 코튼 가격 인상 등 악재에도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받을 수 있었다.


인디텍스 산하 브랜드의 의류는 인건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 전적으로 의존, 제작되는 것이 아니라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 등지에 분산되어 있어 노동 시장 변화에 따른 제조비 증가 영향을 덜 받는 구조다.


즉 제조 시설의 분산으로 제조 시설 통합이 가져올 수 있는 제조 비용 상승 가능성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생산 프로세스에 대한 업체의 통제력이 강화되어 생산 유연성 및 생산비 절감 효과가 크다. (자라의 의류 대다수는 스페인 내 자체 생산기지, 혹은 관리가 용이한 기타 인근 공장에서 생산된다.)
또 다른 장점은 다양한 스타일을 생산, 반입할 수 있는 능력이다. 자라는 보통 리테일러들이 연간 평균 3000종의 스타일을 선보이는데 반해 1만2000종의 스타일을 제공,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폭을 제공한다.



즉 스피디한 머천다이징 순환과 폭넓은 스타일 제공이 시너지를 일으켜 소비자들의 매장 방문 횟수를 늘리는 전략으로 그만큼 매출 구축에 유리하다.
게다가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이는 것과 달리 각 스타일의 생산량을 제한, 희소성을 주고 있어 소비자에게 만족감을 주고, 재고량을 조절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이는 곧 특정 스타일이 실패해도 다른 소통력 있는 스타일이 이를 상쇄하는 결과로 이어 진다.
또한 일 주일에 두 번 제품을 주문하는 매장의 수요에 맞춰 생산을 조절할 수 있어 불필요한 재고 축적도 막을 수 있어 생산비 절감 효과도 크다. 공격적 광고 마케팅에 투자를 늘리는 대신 소비자 유인이 유리한 쇼핑 지구에 매장을 유치하는 매장 중심형 소비자 접근 전략을 시도하는 것도 재정 관리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실제로 인디텍스 산하 브랜드 자라의 광고 투자비는 연간 0.3% 정도에 불과하다.
물론 유로 존의 재정 불안과 스페인의 경기 침체는 여전히 잠재적 위험 요소로 남아있다. 대다수의 생산이 이뤄지는 스페인은 아시아 국가 대비 노동 임금이 높고, 국내 소요 및 테러 위험도 지적되고 있어 불안을 떨치지 못한 유로 존의 상황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부인하긴 힘들다.


패스트 패션이란 오명은 벗기 어려워
거침없는 약진을 펼치고 있는 인디텍스지만 산하 브랜드, 특히 대표 브랜드 자라를 둘러싼 논란은 웃어 넘길 수 만은 없다. 트렌디한 의류를 값싸게, 발 빠르게 제공하는 패스트 패션 라벨의 속성은 종종 런웨이 디자인을 심플하게 변형하는 작업과 연계되기 마련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자라의 웹사이트에 오른 트위드 재킷이다. 자라는 해당 상품 설명 란에 ‘Harris Tweed Blazer’라고 표기했는데 실제로 해당 상품이 공식적인 '해리스 트위드 패브릭'을 사용하지 않은 것.



따라서 유서깊은 스코틀랜드 해리스 트위드 패브릭의 보호 기관, 해리스 트위드 오소리티 측은 즉각 문제가 된 문구-해리스 트위드-를 상품 설명 란에서 삭제하라고 요구한 것은 당연한 결말이다. (해리스 트위드 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1993년 발효된 ‘해리스 트위드’ 법안은 스코틀랜드 아우터허브라이즈 (스코틀랜드 서부 섬들)에서 염색되고 실로 뽑은 버진울을 루이스, 해리스, 우이스, 바라 등 섬 주민들이 손으로 일일이 짠 트위드만을 ‘해리스 트위드’라고 정의하고 있다.) 사연이야 어떻든 확실한 것은 패스트 패션은 여전히 통하고, 인디텍스는 막강하다는 것이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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