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럭셔리 유통은 크게 단일 브랜드를 취급하는 부티크와 여러 브랜드를 한 곳에 취급하는 멀티 브랜드숍 두 가지 방식으로 구분되며 여기에 국제적 패션 유통의 흐름을 도입한 부티크 형 갤러리(Petrovsky Passage, GUM, TsUM ), 패션몰(Crocus City Mall), 패션거리(트레챠콥스키街, 스톨리쉬니콥街) 등이 등장하고 있다. 러시아 럭셔리 유통매장들을 살펴보자. Petrovsky Passage(페트롭스키 패시지)：페트롭스키패시지는 소비에트연맹 당시 서구 기준에 맞춰 재건축에 들어간 최초의 백화점으로, 터키 개발사 엔카(Enka)가 리뉴얼 공사를 담당해 유통 부지를 확장시키고 공공 휴식 구역을 배치하면서 고품질 유통 및 오피스 건물로 재탄생되었다. 애당초 국제적인 유명 브랜드를 판매하는 부티크를 수용하기 위해 재건축되었고, 실제로 유명 브랜드가 입점하며 활발한 서구형 유통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페트롭스키패시지가 독자적인 유통매장을 운영하지 않고 값비싼 부티크 매장 부지를 전적으로 임대하는 임대형 유통 갤러리로 러시아의 대표적인 톱 클래스 쇼핑센터다. GUM：100년 전통의 역사적 명소였던 GUM은 지난 15년 간 두 차례 재건축을 시행, 모던한 유통 백화점으로 재탄생되었는데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건물인 만큼 모스크바 시가 건물의 역사적·문화적 상징물이 손상되지 않도록 감독에 나서 외장 리뉴얼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런 만큼 내부 인테리어는 많은 변화가 없었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소비자나 브랜드들의 호응이 뒤따르지 못해 매출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도산 위기에 처한 GUM 경영진은 곧 부티크 입점자들을 찾아나섰지만 전체 유통공간의 10% 정도만 입점하는 데 그쳤고 GUM의 유통공간 중 절반이 임대 형식으로 운영되는 정도다. 이 같은 GUM의 인기하락은 서구 패션에 눈이 밝은 러시아 소비자들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빌딩과 레이아웃, 공간 구조,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GUM은 2003년 4월 순익 전체를 건물 리뉴얼에 사용하기로 결정, 적극적인 유통전에 뛰어들고 있다. TsUM：1995년 재건축에 돌입한 TsUM은 레이아웃 변경을 통해 유통부지 확대를 꾀하면서 유럽의 쇼핑몰 재건축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 독일업체 ReDsign Einrichgun에게 지휘를 맡겼다. 그 결과 1997년 최신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트 등의 시설을 갖춘 모던한 건물로 재탄생되었지만 극적인 매출증가가 뒤따르지 않아 재건축의 목적이 빛이 바래는 느낌이다. 이에 따라 TsUM은 2006년부터 유통공간은 6만 평방피트 정도로 확장하고 지하주차장, 정원 등을 포함한 리뉴얼 작업을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리뉴얼 프로젝트에 투자될 예상 비용만 해도 3천200만달러로 치열한 러시아 럭셔리 유통시장의 선두에 서기 위해서 내린 고육책인 셈. 럭셔리업계가 러시아시장으로 몰려들어, 러시아가 럭셔리 브랜드의 치열한 경연장이 된 지금, 러시아 패션 유통계는 이들보다도 더 치열한 유통전쟁을 펼치면서 개방의 바람을 가속화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