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빈클라인」과 「워나코」 사이에 화해가 이루어졌다. 지난해 5월 「캘빈클라인」이 상표권을 침해했다는「워나코」를 고소한 이후 9개월 동안 지리한 법정 싸움을 벌이던 양측이 합의를 이룬 것. 합의 조건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워나코」가 「캘빈클라인」 진스웨어 라이센스를 2044년까지 유지한다는 것으로 윤곽이 잡히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기본적인 합의 내용은 1) 「워나코」가 생산이 중단되거나 팔고 남은 「캘빈클라인」 제품을 계속 판매할 수는 있지만 시즌 패션 아이템은 판매할 수 없으며, 2) 패브릭이나 피팅 등 디자인의 변형을 하려면 반드시 「캘빈클라인」의 승낙을 얻어야 한다는 것 등이다. 「캘빈클라인」이나 「워나코」 모두 합의 내용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특히, 「워나코」는 앞으로도 44년간 「캘빈클라인」과 라이센스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에 고무된 분위기. 그간의 과정을 살펴 보면, 먼저 「캘빈클라인」이 「워나코」가 자사의 승인없이 「캘빈클라인」 진스웨어를 판매하고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다량의 정가 진 제품을 할인 매장에 공급했다는 혐의로 「워나코」를 고소했다. 뒤이어 「워나코」가 명예훼손죄로 「캘빈클라인」을 맞고소 함으로써 지리한 법정 싸움이 시작되었던 것. 「워나코」는 1999년도에 21억달러의 수익을 올렸는데 이중 7억달러 정도가 「캘빈클라인」 진스웨어 라이센스를 통해 얻은 수익이며 「워나코」가 직접 운영하는 언더웨어 비즈니스를 통한 수익은 3억달러에 불과했다. 그만큼 「캘빈클라인」 진스웨어는 「워나코」의 전체 비즈니스에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댓가로 「워나코」가 매년 「캘빈클라인」측에 라이센스 대금으로 전달하는 액수는 6천만달러 정도. 「캘빈클라인」은 매년 25억달러에 달하는 라이센스 수익을 올리는데 이를 소매액으로 환산하면 50억달러에 달한다고. 이제 법정 싸움까지 번졌던 두 업체가 화해하게 됨으로써, 「워나코」는 앞으로 몇 년간 문제가 되었던 할인 매장과의 거래를 10% 정도 줄여나갈 예정. 또한 이미 「캘빈클라인」 언더웨어가 입점해 있는 J.C. Penny 백화점에 「캘빈클라인」 진을 팔 수 없게 된다. 사실 두 업체는 그동안 백화점 판매 문제로 알력을 보여왔고, 그 결과 Dillard's 나 Macy 등의 백화점은 「캘빈클라인」 라인과의 거래 물량을 줄이는 등 부작용을 낳았다. 이제 이 부분이 해결됨으로써 오랜 두통거리였던 백화점 판매 충돌 문제는 더이상 발생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모든 패션 아이템의 스타일, 핏, 가공 및 트리밍 등 디자인을 「캘빈클라인」이 담당하고, 만일 「워나코」가 디자인 변형을 원한다면 「캘빈클라인」의 승인을 받도록 해 디자인면에서 「캘빈클라인」의 승리가 확정되었다. 이제껏 「워나코」는 「캘빈클라인」의 동의없이 디자인을 변형시켜 「캘빈클라인」 제품의 품격을 깎아내렸다고 비난 받아 왔다. 그러나 이번 합의에 따라 더이상 「워나코」가 「캘빈클라인」의 디자인에 칼을 휘두르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캘빈클라인」측 변호인단은 위법적인 「워나코」의 할인 매장 거래 내역과 디자인 변형건에 관한 자료를 확보한 상태여서, 만약 이번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워나코」는 치명적인 이미지 손상 및 금전적 배상을 면치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 「캘빈클라인」은 이번 사건을 법정으로 몰고감으로써, 여타 라이센스 업체들에 일종의 경고를 하는 효과까지 얻었다. 이제 「워나코」와의 법정 싸움이 법정 밖에서 원활히 이루어짐으로써, 「캘빈클라인」은 이미지를 손상시킬 수 있는 라이센스 업체들의 작위적 행동을 막을 수 있게 되었고 더불어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