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개점이 임박하면서 인근 분당상권에 위치한 유통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백화점 판교점 조감도 |
이달 말 현대백화점 판교점 오픈을 앞두고 인근 상권에 긴장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판교점 오픈은 오는 21일로 예정돼 있다.
지하 7층~지상 13층, 영업면적 9만2560㎡(2만8000평)로 수도권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현대 판교점은 패션, F&B, 문화시설 등 콘텐츠 구성에 총력을 기울였다. 현대그린푸드, 한섬, 리바트 등 현대그룹의 계열사들도 이 곳에 총동원됐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판교점 오픈 D-100 행사에서 "백화점의 한 획을 그을 것"이라며 야심찬 포부를 알려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현대 판교점, 패션부터 F&B까지 꽉 채운 콘텐츠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가장 공을 들인 곳은 식품관. 최근 들어 F&B가 매출 증대는 물론 집객 효과까지 불러일으키는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는 현상이 반영된 것이다.
1만3860㎡(4192평) 규모의 이 곳에는 국내에 첫 선을 보이는 이탈리아 그로서란트(마켓[Grocery]과 레스토랑[Restaurant]이 결합된 형태) 매장인 '이탈리'가 들어선다. '이탈리'는 정지선 회장이 뉴욕 매장을 둘러본 후 직접 판교점 유치를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이밖에 '섹스앤더시티'를 통해 유명해진 컵케이크 전문점 '매그놀리아 카페'와 브런치 카페 '사라베스키친', 경리단길 맛집 '단단', 가로수길 맛집 '에너지키친' 등이 국내 백화점에선 첫 선을 보인다.
패션 카테고리도 콘텐츠개발팀과 계열사 한섬의 역량을 쏟아 부었다. 콘텐츠개발팀은 기존 운영하던 '데님바' '로얄마일' 등 편집숍 외에 프랑스 컨템포러리 브랜드 '로프트디자인바이'를 독점 계약해 국내 1호점을 선보인다. 건축가 파트릭 프레슈가 만든 '로프트디자인바이'는 베이직한 실루엣과 중성적인 코드가 특징으로 남녀 토털 컬렉션을 전개하고 있다. 여기에 아동편집숍 '쁘띠따쁘띠', 50여 개 브랜드가 모인 '트래블 갤러리' 등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여성패션팀은 판교 상권의 특징을 반영한 라이프스타일·체험 존을 구성한다. 33㎡ 공간에 가죽공방, 티테라피, 니팅 등 체험형 MD와 자연주의 콘셉의 '이새', 니트 전문 브랜드 '리플레인'을 복합으로 구성해 변화를 시도하는 것.
한섬 역시 신규 브랜드 '더 캐시미어' 1호점을 이 곳에 선보이며, '럭키슈에뜨'의 라이프스타일 숍, '디데무'의 디자이너 특화라인 등 개별 브랜드들도 특화 매장을 시도할 예정이다. 이밖에 수도권 최대 규모 문화센터와 어린이 책 미술관, 대규모 라이프스타일 체험존과 스마트 쇼핑존 등이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의 역량과 계열사의 콘텐츠까지 총동원하며 의지를 내건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오픈 첫 해 매출 목표를 8000억 원으로 설정했다.
◇ AK·신세계·롯데, 지역 소비자 밀착한 콘텐츠로 승부수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오픈을 앞두고 가장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곳은 바로 주변에 위치한 경쟁 백화점 업체들이다. AK플라자 분당점과 롯데백화점 분당점,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은 현대 판교점과 불과 10km 내외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지하철 역도 인접해 있다. 더욱이 AK 분당점은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을 현대 판교점에 빼앗기며 대립 구도를 더욱 굳혔다.
이에 세 개 백화점 점포들은 리뉴얼 및 MD 교체를 통해 이탈 고객을 막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우선 AK 분당점은 지하철역과 연결되는 지하 1층의 영 콘셉을 강화한다. '& 그라운드'라는 명칭으로 감각적인 영&스트리트 브랜드, 디자이너 브랜드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1층은 만남의 장소로의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카페를 함께 구성하고, 해외 유명 브랜드 편집매장을 확대한다. 또 자사 계열 편집숍인 '쿤'을 이 곳에 대규모 매장으로 선보인다.
AK의 강점은 지역상권 고객의 특성을 이미 파악하고 있고, 유대 관계가 깊은 40대 이상 단골 고객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 이러한 강점은 수원상권에서도 롯데몰을 제치고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잡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AK 관계자는 "분당상권에 오랜 시간 자리잡았던 만큼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상권밀착 콘텐츠를 강화하고자 리뉴얼을 실시하게 됐다"며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규모로 승부수를 띄운다면 AK는 그동안의 영업력을 바탕으로 한 고객들과 소통 강화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먼 거리에 위치한 신세계 경기점은 이미 지난 2~3월 정기 MD 개편을 실시했다. 여성층에 컨템포러리 장르를 대폭 확대하고, 캐주얼층에 인기 스트리트 브랜드를 한 데 모은 '스트리트 편집숍'을 오픈하는 등의 변화를 시도했다. 새로운 콘텐츠들은 집객 효율을 높이며 대체적으로 층 전체 시너지를 함께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특히 '로우로우' '리타'와 같은 기존 제도권에서 선보여지지 않았던 브랜드들은 메르스 여파에도 매출이 올라가며 인기를 과시했다.
롯데 분당점 역시 지난 3~4월 '컨템포러리 백화점'이라는 콘셉으로 리뉴얼을 감행했다. 신발전문매장 '슈갤러리', 향수전문매장 '플로리스' 등을 선보이며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을 늘렸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층별 안내도 |
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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