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행수입 확대 논란, 패션업계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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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 현실화 vs 리테일시장 붕괴’ 여론 대립

2014-02-28 오전 10:48:27


정부의 병행수입 활성화 정책을 앞두고 대형 유통업체들은 전담팀을 가동하고 물량 확보에 나섰다. 사진은 국내 유통업체 바이어들로 문전성시를 이룬 라스베가스 '오프 프라이스' 전시회 모습

 


박근혜 정부의 경제혁신 3개년 개혁안에 병행수입 활성화가 포함되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활성화 대책에 따르면 병행수입 활성화를 위해 적법하게 통관된 제품을 인정하는 ‘통관인증제’를 도입하고, 병행수입 물품에 대한 공동 A/S 제공도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병행수입이 증가하게 되면 동일 제품에 대한 가격 경쟁이 생겨 많게는 절반 수준으로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에 수입된 상당수 해외 유명 브랜드의 의류, 화장품, 유아용품 등의 가격은 현지 국가에 비해 2~3배 이상 높게 책정돼 있다. 병행수입 절차가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국내 시장에서 독점 수입권을 가진 업체들이 지위를 이용해 판매가격을 매기다보니 벌어진 현상이다.


정부는 일부 업체들의 폭리를 막기 위해 수입 업체 인정 기준을 완화해 더 많은 업체가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관세청과 기획재정부, 공정위 등의 협업부처가 함께 병행수입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벌여 3월 중으로 구체적인 대책을 발표, 시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대체로 병행수입의 필요성은 인정하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일부 대기업들이 해외 브랜드 수입 사업을 펼치면서 필요 이상 고가격 정책을 유지해온 데 따른 부작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해외 직구나 구매대행을 통해 통관비나 국제 배송료가 들어가더라도 국내 구입 가격보다 싸기 때문에 직구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 여건 조성’이라는 취지가 자칫 이제 막 뿌리를 다지고 있는 리테일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 또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내 패션 시장은 최근 4~5년간 전문 디스트리뷰터와 리테일러가 점진적으로 성장하며 리테일 시장 환경이 조성되는 과정이다.


해외 브랜드 디스트리뷰터는 도메스틱 홀세일 브랜드와 더불어 국내 리테일 시장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구성원이다.


이들은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선별해 총판 계약(디스트리뷰션)을 맺고 마케팅과 영업 활동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와 유통망을 확대하는 역할을 한다.


이은혁 카시나 대표는 “병행수입은 특성상 인지도가 높아진 브랜드의 일부 인기 아이템만 수입, 판매하기 때문에 마케팅, 판촉 비용이 들지 않고 최소 인력으로 운영이 가능하다”면서 “이러한 비용을 판매 가격에 포함시켜야 하는 공식 수입업체들에게는 역차별 논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성환 아이콘서플라이 대표 역시 “초기 디스트리뷰터들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브랜드를 국내에 도입해 재고 부담을 안아야 하고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기까지 투자 기간이 필요하다”면서 “이러한 노력이 인정되지 않고 인기에 편승해 돈을 벌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어느 누구도 해외 브랜드 디스트리뷰션 사업을 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병행수입 확대로 인해 가격 경쟁 위주로 시장이 흘러간다면 다양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에도 제약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일부 업체들의 비정상적인 판매 가격은 분명히 낮춰야 하지만 정부의 현재 실행 계획대로라면 그렇지 않은 상당수 업체들이 역차별을 받게 된다”면서 “경쟁 환경 조성과 시장 활성화라는 상충요건이 있는 만큼 좀 더 면밀한 실행 계획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정명 기자
kjm@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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