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백화점 여성복 매장 파견 직원이 근무하던 백화점에서 투신해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은 "백화점에서 실적 압박을 줘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자살했다"고 주장하는 한편 백화점 측은 “김씨가 근무하는 매장의 실적은 중위권이라 압박을 받을 이유가 없었다” 고 해명해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지난 21일 일요일 오후 10시경 서울 청량리 롯데백화점 7층 야외 테라스(흡연공간)에서 이 백화점 여성복 매장 직원으로 근무하던 김모(47?여)씨가 20m 아래 3층 야외 베란다 화단으로 떨어져 숨졌다고 밝혔다.

김씨는 직원들이 퇴근한 지 1시간이 지난 후 아무도 없는 틈을 타 난간을 넘어 투신했다. 김씨는 백화점 휴무일인 22일 오후 12시반경 순찰 중이던 보안실 직원에게 발견됐다.

 김씨는 투신 직전 남편과 남동생에게 ‘딸을 잘 부탁한다. 사랑한다. 미안하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김씨는 또 매장 영업실적을 담당하는 직원에게 ‘사람들 좀 그만 괴롭히세요. 대표로 말씀드리고 저 떠납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담당 직원은 ‘많이 힘드셨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경찰 조사에서 "매장 영업실적 담당 직원이 김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오늘은 500(만원)이란 숫자에 가까이 하라', '매출을 올려라'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유족은 "김씨가 매출액을 채우기 위해 가족의 신용카드로 물건을 사들여 실적을 채우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지목된 담당 직원은 30년 이상 일한 베테랑으로 회사 내에서도 평판이 좋다"며 압박설을 부인했다.

 경찰 측은 당초 “지난 2월부터 이 백화점 7층 여성복 매장에서 근무한 김씨는 2년 전 전세금과 대출금 2억원으로 충북 제천에 투자한 펜션 사업이 실패해 스트레스를 받아온 것으로 조사됐다”며 “최근에는 친구 돈을 갚지 못해 양천구 신월동의 자택을 가압류당하는 등 채무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적 압박으로 인한 자살이라는 설이 제기되면서 경찰은 뒤늦게 해당 백화점을 상대로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는 등 김씨의 자살 이유에 대해 재수사에 나섰다.

또한 인터넷에는 상당수 백화점이 실적을 강요한다는 증언도 잇따르고 있어 공정거래위원회는 백화점 측이 매출 강요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는지 진상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강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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