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랜드그룹(회장 박성수)이 유통 점포 확장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 연말 NC백화점 강서점과 불광점을 연이어 오픈한 이랜드는 최근 수도권에 대규모 유통시설 건설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유통시설 건설을 위해 1만9587㎡의 부지를 매입한 데 이어, 12월 30일에는 경기도 용인 분당차량기지에 수도권 최대규모의 복합쇼핑몰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두 부지 모두 롯데·신세계가 이미 유통사업을 벌이는 곳과 가까워 상권 경쟁이 불가피한 위치다. 이미 지난해 문을 연 NC백화점 강서점이 김포공항 롯데몰과 직선거리 3㎞, 불광점은 이마트 은평점과 1.5㎞ 거리에 불과해 롯데·신세계와 전면전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던 바 있는 이랜드는 이번 부지매입 건으로 기존 강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공격적인 사업 추진 의지를 표현한 셈이 됐다.
이랜드의 송도국제도시 부지는 롯데가 2015년 완공을 목표하고 있는 복합쇼핑몰 ‘롯데타운’과 바로 맞닿아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랜드는 2015년까지 직매입 방식의 ‘NC백화점’과 아웃렛, 오피스 시설 등을 갖춘 쇼핑몰을 지을 계획이고 롯데는 8만4500㎡ 규모의 부지에 백화점·대형마트·영화관·아이스링크 등을 한데 묶은 복합쇼핑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용인 부지는 신세계의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인접해 있다. 이랜드는 13만3879㎡ 규모의 분당차량기지 부지에 창고형 할인점뿐만 아니라 백화점·아웃렛 등 그룹의 유통사업을 모두 결합한 복합쇼핑몰을 지을 계획이다.
이랜드는 또 지난 9월엔 송도국제도시 내 상업시설인 ‘커낼워크’에 명품 아웃렛을 여는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커낼워크 전체를 임차해 명품 패션·의류 유통점을 만들어 올해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일부러 롯데·신세계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려는 것이 아니라 시장성 있는 위치를 찾다보니 자연스레 겹치게 됐다”고 말했다.
김정명 기자
kjm@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