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vs LVMH 일촉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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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효율 「크리스찬디올」 코엑스점 퇴출로 갈등 시작

2011-04-15 오후 2:23:45


국내 백화점과 글로벌 패션기업 간 자존심 싸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달 현대백화점은 코엑스점에서 매출부진을 이유로 「크리스찬디올」을 퇴점시켰다. 250㎡ 규모에서 월평균 1억원을 조금 상회하는 매출로는 자리를 보전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그 동안 LVMH의 백그라운드 덕분에 유지했다는 것이 현대 측 입장이다.


이후 양사의 갈등은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패션 유통 관계자들은 “현대백화점의 강수에 LVMH가 발끈했으며, 여타 점포 내 대표 브랜드 철수라는 초강수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LVMH는 지난해 「루이비통」이 한국 시장에서 벌어들인 4270억원 매출 가운데 약 800억원을 현대백화점에서 올렸으며, 「크리스찬디올」 패션과 뷰티, 「펜디」 「로에베」 등 관계 브랜드에서 1300억원 이상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LVMH는 지난해 「루이비통」이 사상 최대 매출인 4270억원을 올렸으며,  「크리스찬디올꾸뛰르」는 304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유통 전문가들은 코엑스점 갈등은 표면적이고, 싸움의 본질은 다른 곳에 있다고 본다. 오는 8월 개점을 앞둔 현대 대구점에서 「루이비통」이 좀더 좋은 조건을 확보하기 위한 바람몰이란 것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백화점 내 럭셔리 존 MD는 1년 전에 확정돼야 하지만 「루이비통」이 결정을 미루고 있어 현대가 고심하고 있다. LVMH 입장에서도 현대백화점이나 신규 오픈하는 대구점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기 때문에 결국 적정 수준에서 합의할 것이다. 결국 좀더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려는 LVMH의 작전이다. 현대 또한 최근 「자라」와 「유니클로」 「H&M」 등 대형 SPA 브랜드까지 놓친 상황에서 럭셔리 시장까지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불리한 조건이라도 수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크리스찬디올」에 대한 아르노 LVMH 회장의 각별한 애정 때문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다른 유통업자는 “대구점 입점을 조건으로 「크리스찬디올」에 대한 또다른 점포 입점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만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국내 럭셔리 마켓에서 「루이비통」 「구찌」 「샤넬」 등 빅3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이들 브랜드들의 횡포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현대와 LVMH 간 싸움은 절대 권력을 쥐고 있는 글로벌 럭셔리 기업의 횡포로 정리된다. 국내 대표적인 유통업체인 현대백화점이 자존심을 내세우며 협상을 벌리고 있지만, 이미 애초부터 결론은 예정돼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인천공항 신라면세점 구역에 아시아 최대 매장을 오픈하기로 한 LVMH 입장에선 현대를 몰아붙일 수 있는 찬스이고, 중동점과 킨텍스 등 몇몇 점포에서 핵심 럭셔리 브랜드를 놓치고 있는 현대 입장에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것이다.



럭셔리 기업에 끌려가지 않을 대안 찾아야 


이번 기회를 계기로 국내 백화점 업체들도 ‘강한  해외 기업엔 비굴하고, 약한 국내 기업엔 몰염치한 이중적인 성향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국내 백화점들은 몇 년간 럭셔리 브랜드에 대해 지나친 의존성을 보였다. 그러나 럭셔리 마켓도 「루이비통」 「샤넬」 「구찌」 등 빅3를 제외하면 효율을 내기 어려운 양극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또 최근에는 「자라」 「유니클로」 「H&M」 등 저가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해외 브랜드라면 경쟁 점포보다 먼저, 무조건 입점부터 시키고 보자는 막가파식 영업을 추구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영업정책은 이익은 더욱 떨어뜨리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만만한 로컬 브랜드에만 전가한 탓에 국내 패션 기업들의 경쟁력까지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무조건 유명 브랜드가 아닌, 같이 성장해 이익을 키울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10% 이하의 파격적인 판매 수수료에 수억원에 이르는 인테리어비를 지원하는 대신 국내 브랜드 판매 수수료를 하향 조정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유력 백화점들은 한결같이 럭셔리 브랜드에는 10% 안팎의 파격적인 판매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으며, 심지어 「자라」 「유니클로」 「H&M」 등 ‘가격’으로 승부하는 글로벌 SPA 저가 브랜드에도 20% 미만의 수수료만 받는 불공정 행위를 일삼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패션 브랜드에는 36~39%의 높은 판매 수수료를 받고 있다. 또한 일간지 신문 광고료는 물론 각종 프로모션비, 백화점 내 휴게소 등 공용시설 보수비 등 대부분 비용을 입점업체에 전가하고 있다. 국내 패션산업은 물론 유통산업까지 발전시킬 수 있는 동반성장 방안을 범정부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모아지고 있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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