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대표 이철우)이 올해 수수료를 전년 수준으로 동결한다고 결정함에 따라 해당 업체들은 물론, 업계가 반기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일에 열린 협력사 초청 컨벤션에서 올해 예정돼 있던 수수료 인상을 철회하며, 이는 인상 예정 브랜드 338개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백화점의 이 같은 수수료 동결 발표는 이례적인 일이다. 롯데는 이와 함께 협력사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입점 점포의 25% 이내에서 인테리어 이동을 실시한다는 ‘인테리어 이동 상한제’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뿐 아니라 기존 매출 위주의 매장 평가 기준도 개선해, 상품군 특성과 브랜드 차별화, 소형점 입점 여부 등으로 평가 항목을 다양화 한다. 또 신규 입점 브랜드 평가 기간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해, 대형 유통으로서 브랜드 인큐베이터 역할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협력 업체와의 상생을 위한 다방면의 지원도 마련된다.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임원단은 협력 업체 CEO와 ‘열린 상생 협의회’를 운영해 업계의 의견을 반영하고, 신규점 오픈 및 중장기 MD 전략 등을 주제로 토의와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또 롯데 그룹의 핵심 역량을 협력사에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 경영 컨설팅 프로그램이나 법률 상담, 마케팅 리서치 내용 공유, 전산 및 IT교육 등 다양한 지원으로 협력사의 성장을 도모할 방침이다. 이 같은 발표에 대해 패션 업계는 이례적인 일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입점 브랜드 총괄 이사는 “연초 1% 정도의 수수료 인상을 예상하고 있었는데 이번 발표에 상당히 놀랐다”며 “타 유통이 최근 행사 상품 마진을 무리하게 인상한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체 임원도 “롯데가 그간 ‘상생 경영’을 강조하더니 드디어 획기적인 안을 내 놓았다”며 “다점포 유통인 롯데백화점의 변화는 전 유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쟁 유통인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3월 1일을 기점으로 일부 브랜드의 수수료를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롯데의 변화에 대해 “신세계는 유통 중 최저 수준의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일에 따른 별다른 반응은 없을 것”이라며 “롯데가 발표한 내용은 이미 우리도 준수하고 있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평소 롯데백화점 수수료가 가장 높았기 때문에 동결 발표에 큰 충격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지만 다른 유통에서도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영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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